키자키 호수(3)-야마쿠관 ├추부(나고야부근 등)

키자키 호수에서 내가 묵은 곳은 야마쿠관.

사실 이런 시골 동네에서 숙박한다는 건 별로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인터넷에서 서핑을 하다가 마츠모토와 시나노키자키 중간에 있는 '토요시나'라는 역 앞에 싼 호텔이 있길래 거기서 묵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이후에 더 돌아보니까 더 싼 곳이. 게다가 장소는 키자키 호수!

놓치지 않고 예약했다. 물론 form은 번역기의 도움을 받아 일본어로 적어 넣었다.

건물은 이렇게 생겼다.



시나노키자키 역에서 내려서, 낯익은 로손 건물을 지나,
조금만 더 들어가면 야마쿠관이 보인다.

남자 걸음으로 시나노키자키 역에서 10~15분 하면 된다. 다만 나는 수트케이스를 끌고 와서.
저 로손에서(키자키 호수를 통틀어 변변한 편의점이라곤 저거 하나밖에 없다)아이스크림을 하나 사들고 가는데 갑자기 비가 오는 것이었다. 한손으로는 수트케이스를 끌고 한손으론 우산을 잡고 다른 손가락으로 아이스크림을 집고 뭐하는 짓이었는지 -ㅅ-

아니, 야마자키숍도 편의점이던가 -ㅅ- 문을 닫아서 당최 뭐하는 곳인지도 모르겠고. 왜 멀건 낮에 문을 닫아놨는지도 의문이었고.

어쨌든 저 주변은 온천이 있다.
원수 저장 탱크.

이 저장 탱크 주변으로 숙소가 몇 곳 있다. 인터내셔널 유스호스텔 가맹점도 보이고.
아마 이 주변 숙소들은 다들 온천수를 사용할 것이다.

일본에서 소위 '민박'을 해본 건 처음이라, 어떨까 기대도 했었다. 나는 식사가 없는 플랜으로 신청했지만, 어디 큰 방에 둘러 앉아서 다같이 식사하는 모습도 볼 수 있을까...

한시 넘어서인가, 체크인 시간에 조금 이르게 도착을 했다.
집이 생각 이상으로 썰렁. 주인 아주머니께서 나와서 안내를 해 주신다.

이게 방 내부.

왜 이런 구도로 찍었는지 나도 모르겠다. 다만 저게 방이 그나마 잘 나오는 구조가 아니었을까 하는 추측만.
한쪽에 내가 갖고온 짐들로 너저분하다 -_-;;;
독방에, 웬만한 호텔 안부럽게 방은 깔끔하다. 화장실, 욕실은 공동 사용이다.

아주머니께서 많은 설명을 해주시던 중에,
'이거 알아요?' 하시더라.

뭐길래...하고 보니까

허걱 -_-

나중에 보니까 손님 상대로 장사하는 웬만한 곳에서 저렇게 오네가이 시리즈의 사진을 발견할 수 있었다.
덧붙여 저 사진은 다 엽서로 파는 거다. 어디서 파는진 나도 잘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장삿속에 밝은건지, 오덕후 파워가 대단한 건지 하여튼 흠좀무.


이건 그밑에 있던 오네가이 성지 지도!(일부러 리사이즈 안했다)
보물 지도입니까...

나도 지금 사진 정리하다가 발견했는데, 저 밑에...

'오네미즈おね水' 포장지.
아아 저 바코드와 재활용 표시의 압박;;

...파는건가?


아주머니께 한국에서도 사람이 꽤 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거의가 저 애니 때문이라나.
일본 국내에서도 오는 사람들도 있고.(낚시나 등반 등 다른 이유로 오는 사람들도 많다) 
서양 등에서 오는 사람도 적으나마 있다고 하고.

애니메이션의 힘은 정말 무섭다...저렇게 사진 걸어두는 사람들 중에 저 애니메이션 본 사람은 과연 얼마나 있을까?!

아무튼 새벽부터 난리치느라 힘이 들어서, 잠깐 잠을 청하고 밖으로 나갔다.

밖으로 나가서 이런저런 사진을 찍고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와야 할텐데 말입니다.

숙소를 나서니 저런 곳이 있었다.(놀이터 근처)
온천 리조트인 듯 하다. 풀도 딸려 있고. 이날은 여기서 밥을 먹기로 했다. 달리 먹을곳도 마땅찮고 말이지.
편의점 도시락 사먹는건 왠지 안습일 듯 하고.

가격이 다들 다소간 비싸 보인다. 이동네 명물인 흑돈 요리도 여기서 파는 모양인데 점심에 이미 흑돈 돈까스를 먹어서 패스.
텐동(튀김 덮밥)을 먹었던 걸로 기억한다.

밥을 먹고 오니 아주머니께서 반딧불이(반딧불이를 '호타루'라고 하는 모양이다)를 보여주신단다. 해가 지면 여덟시쯤 나오란다.

방에서 테레비 보고 뒹굴며 간편한 복장으로 여덟시쯤 나왔다. 아주머니께서는 숙소 근처의 어느 하천으로 데리고 가시는데, 거기 풀섶에 반딧불이들이 있었다.

반딧불이들이 반짝이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평소에는 더 많다는데, 이 날은 적었다나.
아마도 반딧불이가 많았으면 말 그대로 장관이었을 듯 하다.

이게 아마 처음으로 본 반딧불이였을 듯. 아니 아주 옛날에 봤던게 기억이 안나서 그럴 수도 있을텐데. 운치 있고 좋은 시골이었다.
오며 가며 아주머니와 안되는 일본어로 대화를 하려는데 대화가 제대로 진행이 안 되어서 안습. 

아주머니한테 정말 물어보고 싶은 게 있었다.


"오늘 숙박객이 저 말고 누가 있습니까?"

주인 내외분 외에 아무도 모습을 본 이가 없다.

아주머니 왈
"없어요"

...우와.
민박이고 뭐고 숙박시설을 나 혼자서 이용해 본 적은 처음이다.

화장실도 다른사람 신경 안쓰고 가도 되고, 목욕도 그냥 집 목욕탕처럼 혼자서 해도 된다.
단지 좀 썰렁한 정도? -_-;;;

아주머니께서는 그동네에서 나는 우유와 간단한 과자를 한 봉지 주셨다. 우유는 병으로 된 우유였는데 꽤 맛있었다.
아무튼 갔다 오고 나서 목욕을 하러 간다.

목욕탕은 1층에 있고, 정원이 많아봐야 5명 가량 되는 작은 목욕탕. 어찌 보면 동네 목욕탕보다 약간 못한 정도인데, 그래도 물은 온천수다.
뜨거워서 얼마 담그지도 못하고 나와 버렸다.


목욕탕을 나와서 방으로 들어가 좀 쉬다가 바깥 탁자에 놓여 있는 방명록을 구경한다.


방명록의 내용은 온통 일어여서 잘 모르겠는데, 중간중간 오네가이 시리즈의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보니 대부분 성지순례를 위해 온 사람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한 열시 쯤 되었다.
바깥은 개구리 우는 소리 말고는 꽤나 조용했었다.


다음날은 아침 일찍 첫차를 타서 하루에 세편밖에 없는 미나미오타니발 수퍼아즈사 특급열차로 갈아타고 마츠모토로 향할 계획이었다. 그리고 한밤중에, 시골에, 혼자서 할 일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끽해봐야 위 사진에 있던 편의점에서 술을 사서 마신다거나, 목욕탕에 또 한번 들어간다거나, 방에서 테레비를 보는 것 정도-그냥 일찍 잠을 청했다.


다음날 아침에는 생각보다 일찍 일어나서, 아침 목욕을 한번 더 하고, 숙박비를 지불하고 첫차를 타러 나왔다.


이 야마쿠관에서 받은 인상은
ㅇ 민박이라고 해서 호텔보다 시설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화장실/욕실 공동사용 외에는 호텔에 비견할 만큼 시설이 깔끔했다.
ㅇ 주인분이 따뜻하신 분이고 친절했다.
ㅇ 숙박시설에 손님이 나밖에 없는 경우는 처음 봤다(방은 열 개 가량 있는 것 같았다)



* 야마쿠館
http://www6.ocn.ne.jp/~yamaku/
0261-22-1889
프리다이얼 0120-188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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