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지리산 - 단풍 가득한 피아골과 연곡사 ├광주, 전라, 제주


섬진강가 19번 국도에서 지리산 방향으로, 몇 곳의 골짜기로 향하는 길이 있다. 산수유마을로 들어가는 길, 천은사로 들어가는 길, 화엄사로 들어가는 길, 쌍계사 가는 길 등등...그러나 이 연곡사로 가는 길은, 딱히 등산을 할 것도 아닌데 들어갈 이유가 없어 보여 들어가 본 적이 없었다. 그러던 것이 이 피아골에서 단풍축제를 한다고 하여 한번 들어가 본 것이었다.

봄에는 쌍계사 벚꽃길이 있다면 가을에는 피아골 단풍길이 있다! 봄의 쌍계사처럼 차가 많이 막힐까 걱정했었는데, 다행히도 차는 전혀 막히지 않았다.


다만 이곳도 연곡사에 차를 댈 수 없게 되어 있어, 적당히 중간에 차를 세워 놓고 걸어 들어간다. 봄의 산동면 산수유축제 때처럼 25인승 셔틀 버스를 굴리고 있고, 일부 구간을 일방통행으로 만들어 놓고 길 양 옆으로 차를 세우게 해 놓았다. 

중간에 잠깐 셔틀버스를 이용해 연곡사주차장 종점까지 간 후, 다시 연곡사까지 걷기 시작한다.

그렇게 도착한 연곡사. 신라시대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 깊은 절이지만, 구한말과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옛 전각은 거의 소실되다시피 한 모양이고, 대부분의 전각은 1980년대 이후 건물이라 한다. 현재도 일부 건물에 대한 개축 혹은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곳곳에 공사의 흔적이 보인다.

다만 오래된 부도나 탑비 등은 옛 모습 그대로 남아 있어 그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고 하는데...사전 조사도 하지 않았거니와 사람도 많고 공사로 약간 어수선한 감이 없지 않아 금방 다시 나왔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조용할 때 또다시...

울긋불긋한 단풍은 상록수의 푸른색, 하늘의 파란색과 같이 해야 그 아름다움이 배가되는 것 같아 보인다.

돌아올 때는 연곡사 주차장 종점에서 차를 세워놓은 바로 근처까지 셔틀버스를 타고, 차로 돌아왔다. 빡세다면 빡세다 할 수 있는 당일치기 여정도 이제 끝나가고 있다.

화개면까지 잠깐 내려가 하나로마트에서 물을 좀 사고, 남도대교를 건너 북상하면서, 항상 들르던 섬진강가 쉼터에 차를 잠깐 세우고 느긋하게 휴식을 취한다. 이곳은 벚꽃철이 아니면 항상 한적한 곳이라, 다른 사람들 신경 안 쓰고 조용한 한 때를 보낼 수 있어 남해에서 상경할 때도 이곳에서 쉬어가곤 했었다.

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곳인데 이렇게 단풍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니 또 느낌이 새롭다. 

곡성까지 올라가니 해가 거의 다 져 버렸고, 곡성에서 저녁을 먹고, 전주 들어가는 길에 가스충전을 한 후 차를 반납한 시간은 렌터카 영업종료시간인 8시를 얼마 안 남긴 7시 30분경이었다. 가급적이면 KTX나 SRT를 타고 올라가고 싶었는데, 역시나 표가 매진이어서 8시 동서울행 버스를 타고 상경함으로써 여행은 종료되었다.

어쩌다 보니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갔다온지 한 달 후에나 여행기를 작성하게 되었는데, 단풍 지기 전에 전주나 한번 더 갔다올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여기 다녀온 바로 다음주에 갑자기 부산도 다녀오고, 그 이후로는 미세먼지가 본격 말썽을 부리게 되어 어딜 가지도 못하고 벌써 12월이 되어버렸다.

이 섬진강가는 정말 골짜기 골짜기마다 사계절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구나...하는 걸 이번에 여실히 느꼈다. 다음에 또 봅시다, 섬진강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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