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전주 한옥마을 ├광주, 전라, 제주

가을빛 가득한 전주다. 그러고보니 그동안 전주 자주 갔다고 자처해 왔지만 단풍철에 전주를 가 본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사실 이날은 좀 무리해서 당일치기로 지리산 단풍구경을 가려는 생각을 했었다. 일단 전주를 거점으로 삼고 전주에서 하루 차를 빌려 남원과 구례를 찍고 오려는 계획이었다. 당연하겠지만 뒤늦게 결정한 여행에 적절한 차표가 있을 리 없어, 이날도 호남선 SRT 첫차 신세를 진다. ㅇㅅ역에서 용산에서 출발하는 전라선 KTX 첫차로 갈아타 6시 40분에 전주역에 도착하였다. 새삼스럽지만 한시간 반만에 서울에서 전주까지 도착하는 고속열차는 대단하다고 느낀다.

그동안 몇 번 SRT 첫차를 탔는데 SRT 첫차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 건 처음이었다. 심지어는 새벽 5시 전 차표를 예매하는 시점에서 환승하는 KTX도 좌석이 몇 개밖에 없었고, 타보니 입석도 더러 세우고 있었다. 막연히 생각하기를 구례구에서 지리산 올라가는 사람들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이 열차는 구례구역을 서지 않는다. 전주역에서도 그렇게 많이 내리지 않는 걸 보니 다들 남원에서 내려서 등산을 가시는가?

아무튼 전주역에서 버스를 타고 한옥마을로 향한다. 렌터카 업체가 문을 열 때까지 남부시장 피순대도 먹고, 한옥마을 산책도 하고, 스타벅스에서 커피도 한 잔 할 요량이었다.

아침의 한적한 한옥마을은 오랜만이었다. 자차로 7시에 한옥마을에 오려면 아무리 늦어도 새벽 5시 전에는 출발해야 하니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경기전 문이 열려 있고 안으로 어르신이 한분 지나가시길래 여기도 예전 경주 천마총처럼 아침에는 무료 개방을 하는구나 하고 생각해서 따라갔는데, 관리인이 나와 금방 제지한다...만 어르신께서는 묵묵히 갈 길을 가신다(...) 아무튼 나는 바로 돌아 나왔는데, 아쉽게도 개장시간인 9시 이후까지 기다릴 수 없어서 가을 경기전은 이 정도 맛배기만...

참고로 경기전은 정문인 남문 외에도 동문과 서문이 있어 목적지가 그 근처에 있으면 대각선으로 좀더 빠르게 질러갈 수가 있다. 어르신께서는 동문 쪽으로 가려고 하신 듯.

오목대 올라가는 길에서. 아마 이 구도도 이 블로그에 몇 번 올렸던 것 같은데...한옥들 뒤로 나무가 우거진 곳이 경기전이다.

오목대까지 올라가진 않고 남쪽 전주천 방향으로 으로 산을 내려간다. 내려가기 전 한 컷. 한옥 지붕과 가을 단풍이 어울리는 곳이다.

마! 이렇게 조용한 한옥마을 거리 걸어 봤나!

조용한 한옥마을 거리 2.

슬슬 스타벅스가 문 열 시간이 되어 스타벅스로 들어간다.

전동성당과 은행나무가 보이는 자리...는 직사광선이라 대신에

경기전 쪽이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아서 커피 한 잔 마시고, 렌터카 업체가 문을 열 때가 되어 렌터카를 빌리러 간다.

이맘때 여느 거리 중 안 아름다운 데가 있겠냐마는, 그동안 본의 아니게(?) 애정하고 곧잘 오게 되는 전주 한옥마을의 가을 풍경은 더 각별한 것 같다. 1박 2일의 일정이었다면 경기전도 좀 거닐어 보고 천천히 동네 한 바퀴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나에게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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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enat 2018/11/18 22:26 # 답글

    아... 고즈넉하니 넘 좋네요 ㅠㅠ 조용한 단풍 속 전주 한옥마을이라니 또 치유받고 갑니다...
  • Tabipero 2018/11/19 22:38 #

    이른 아침의 한옥마을은 산책하는 맛이 있죠!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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