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동해안 기행(카페, 화진포, 카페) ├중부(충청,강원)

사진은 동해안에서 내가 사랑하는 카페로 손을 꼽는 투썸플레이스 천진해수욕장점...의 앞. 주위에 카페가 몇 개 생겨서 경쟁이 붙은 결과인지, 백사장에 플라스틱 의자와 철제 테이블이 놓여져 있었다. 이정도면 파라솔도 설치할 만 하지 않나 싶지만 어른의 사정인지 그렇진 못했고, 다행히도 정오가 지나자 해가 건물에 가리며 그늘이 만들어졌다. 

이 자리가 너무도 좋아서 꽤 오래 버팅겼는데 나중에는 그래도 찔리는 게 있어서 간식류를 하나 더 시켜먹었다.

...아무튼 항례의 명절 강릉행이었다. 매번 딱히 연고도 없으면서 왜인지 모르게 명절 연휴 중 하루를 잡아 강릉에 갔다 오는데, 이번 명절부터의 가장 큰 차이점이자 획기적인 변화는 바로 KTX를 이용한 강릉행이었다.

연휴 첫날이라, 귀성 전쟁에 끼어 세번째 이른 차부터는 싹 매진이었기 때문에, 청량리에서 6시 22분에 출발하던가...아무튼 첫차의 다음차를 타려고 했는데, 시간이 전철 첫차를 타도 약간 불안불안하기도 했고, 8시 3분인가에 강릉에 떨어지면 렌터카회사가 문을 열기까지 또 기다려야 하기도 해서, 용케 7시 22분에 출발하는 KTX가 자리가 났기에 표를 끊었다. 강릉에는 9시 6분인가에 도착하게 된다.

이 편성이 더 편했던 건 상봉에서 서는 편성이었기 때문. 아무래도 청량리보다는 상봉이 이용하기 편하다.

재미있는 건 청량리-강릉 KTX가 26,000원인데, 무궁화호는 22,000원이다. 무궁화호가 훨씬 거리를 돌아가기 때문에 거리x임율=운임의 공식을 생각하면 어쩌면 당연하지만...강릉 가는데 무궁화 타는 흑우 없제?

강릉에서 차를 빌려, 사천진의 카페가 아직 문을 열지 않은 것을 확인한 후, 바로 고성으로 향했다.

햇살 좋고 바람도 적당히 불고 파도도 적당히 치는 완벽한 날이었다. 전에는 못 봤던 것 같은데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이 이곳 천진해변에도 있었다. 개중엔 꽤 오래 파도를 타는 분도 계셔서 주위에 앉아있는 사람들과 감탄하고 있었다. 해수욕장 폐장 후 이곳은 서퍼들의 무대가 된 것 같다.

그 다음에는 좀더 북쪽으로 올라가 화진포해수욕장으로.

숙원사업(?)이었던 화진포의 성(aka 김일성별장)을 구경하였다. 한번 가 보고는 싶었으나 속초에서도 꽤나 위로 올라가야 하는 곳이어서 좀체 기회가 없었다. 그리고 사실 이곳 외에는 딱히 연계해서 들를 데가 생각나지 않기도 했고. 관광안내소에서 고성 지도를 겸한 안내책자를 가져왔는데 딱히 필이 꽂히는 곳이 없었다. 내 마음속의 고성의 핫플레이스는 백촌막국수와 투썸플레이스 천진해수욕장점이었다.

참고로 김일성별장을 포함한 이 주변의 근현대사 관련 관광지는 비교적 최근에 복원된 건물이라 사료적 가치는 다른 문화재보다는 낮다. 다만 이 곳을 직접 찾아 왜 별장지로 선호되었는지에 대한 답을 눈으로 확인할 만한 가치는 있어 보인다. 사진은 건물 옥상에서 바라본 화진포 일대의 모습. 오른쪽이 해수욕장이고 왼쪽은 화진포 호수이다(호수 이름이 화진포인가??).

근처에는 이기붕 별장도 있고

500m가량 떨어진 곳에 이승만 별장과 기념관도 있다. 기념관의 전시물은 보는 시각에 따라 좀 불ㅡㅡㅡ편한 내용도 있을 수 있다. 정치적 코멘트는 최대한 자제를...크흠

이승만별장의 앉음새 자체는 좋았다. 근데 지금 정리하면서 생각해 보니 교통이 안 좋은 시절 이곳까지 어떻게 왔을까 싶기도 하고. 분단 전에야 경원선이 있었지만 분단 후에는 짤없이 진부령 아니면 미시령을 넘어야 했을 텐데...

아무튼 숙원사업을 하나 마치고 다시 강릉으로 돌아온다. 마지막 목적지는 이 블로그를 보시는 분들이라면 짐작하시듯 사천진 해변의 카페사천.

이곳은 토요일을 제외하고는 문을 일찍 닫는 편이기도 하고, 나도 강릉에 늦은 시간까지 남아있을 일은 없다시피하기에 해진 후 카페에 불 켜진 모습은 뭔가 새롭다.

내일이 연휴 끝이라 포스팅의 정보성은 많이 떨어지지만 코레일에서는 귀성/귀경 방향의 반대쪽으로 KTX를 이용하는 분들을 위한 역귀성 할인상품을 내놓았다. 어지간히도 이용하는 사람이 없었던 모양인지 출발이 임박해서도 할인 티켓이 남아있길래 냉큼 저녁 8시(는 렌터카 회사가 문을 닫는 시간이기도 했다) 열차를 예매하였다. 강릉-상봉 운임이 40% 할인을 받아 15,400원인데 강릉-동서울 고속버스 운임이 15,000원임을 생각하면 고속버스 타는 값에 KTX를 타는 셈.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해질녘 강릉과 멀리 주문진의 불빛. 해 뜨는 동해 해 지는 서해지만 해 지는 동해안 모습도 좋아한다.

그리고 보름달(에서 2일 정도 남은 달).

그리고 렌터카 반납시간에 아슬아슬하게 맞춰서 역에 도착하였다.

항상 명절이나 행락철 주말에 강릉에 가면, 갈 때는 새벽이라 큰 걱정이 없었지만 올 때는 정체에 갇히면 4시간은 각오해야 하는지라, 여행중 마음 한켠에 돌아갈 걱정이 있었는데, KTX가 생겨 그럴 걱정이 없어지니 감개무량하다. 철덕이 아니라도 철도를 찬양하게 될 것이다.

날씨도, 장소도, 교통편도 도와준 여행이었다.

덧글

  • enat 2018/09/26 22:16 # 답글

    하늘이 기가 막히네요! 해지는 동해안 좋아하신다는 말에 공감이요. 저도 동해안 일몰시간대 완전 좋아합니다 ㅠㅠ 오히려 아침보다 저녁이 더 예뻐요!!!!
    저는 Tabipero님 다녀오신 날의 다음날에 사천진에 도착했어요! 사천진에서 내내 뒹굴다가 오늘 인천으로 돌아왔는데 저 카페 사천 사진을 보니 무지 그립네요... 숙소 와이파이가 고장나서 저기서 열심히 포스팅 했어요 ㅋㅋㅋ 좋은 카페 포스팅 늘 감사드립니다
  • Tabipero 2018/09/26 22:32 #

    아 하루만 늦게갔어도 강제정모각이었는데 아깝네요(?) ㅋㅋㅋ
    좋은 힐링의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저도 좋은 카페 또 찾아볼께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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