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남해(1) - 기차로 순천까지, 렌터카로 남해까지, 그리고 다랭이논 ├부산, 울산, 경남

어쩌다보니 2주 연속으로 장거리 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원래는 포항 언저리를 돌아다녀 볼까 했었는데 약 두 가지 이유로 행선지가 변경되었는데, 첫번째는 포항 언저리가 최고기온이 36도까지 올라간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지난번 포스팅했던 "생각의 계절" GH에 빈 방이 남아있었다는 것. 생각의 계절은 8월 중순에나 갈까 생각했었는데 그때는 또 어떻게 마음이 변할지 알 수 없으니...

일단 새벽에 일어나서 예약메일을 보내 놓고 SRT 기차표도 일단 익산까지 끊었다. 교통 거점을 순천으로 잡고 만에 하나 예약 불가 메일이 올 경우 고흥으로 행선지를 변경할 요량이었다.

귀찮으니 사진 재탕. 물론 요새는 5시쯤이라면 이미 날이 밝아오고 있다. 작년말이던가...남도 갔을 때와 같은 5시 10분 호남선 첫차였다. 참고로 SRT는 고속철도 면허밖에 없기 때문에, 기존선 직통 편성이 없다. 예컨대 전주/순천/여수라던가, 포항이라던가, 진주라던가...하여 순천에 가려면 중간에 한번 갈아타야 한다.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전라선 같은 경우는 선형도 좋은데다 전주, 순천, 여수라는 굴지의 관광지를 끼고 있어서 SRT가 전라선을 경유하지 못하는 건 회사로서도 손해가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요새 생각해 보면 고속선만 운행해서 운임도 비싸게 받고 차량 회전률도 높이는 게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뭐 그런건 철도회사에서 알아서 잘 계산기 두들겨 보겠지.
아무튼 익산역에 도착했다. 10분여를 기다리면 전라선 KTX 첫차가 내려오지만, 좀더 기다려 6시 55분발 무궁화호를 타기로 했다. 어차피 똑같은 선로라 소요시간도 20분 정도밖에 차이나지 않는데다 운임을 6천원 가까이 아낄 수 있다. 일찍 도착해봐야 렌터카 대리점은 문을 열지도 않았다. 막간을 이용해 역앞 편의점에서 간단한 요기를 한다.

얼마만에 타 보는 무궁화호인가! 왠지 내일로여행 생각이 난다. 그러고보니 요새 내일로여행 시즌인데 이 기차는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내일로가 예전만큼 유행하지 않는 건지 내일로 여행객같아보이는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이 열차는 익산역발이기 때문에 일찍 들어가니 차내가 텅텅 비어 있다. 그래! 한적한 무궁화호 여행이 진짜 기차 여행이지!

날 좋다! 전라도 일대도 대프리카정도가 아니다 뿐이지 33~34도를 넘나드는 더위가 예보되어 있었다.

뭣이 중헌디...?

섬진강...!

구 전라선 선로가 섬진강을 따라 절경을 자랑했었는데, 지금은 곡성 레일바이크나 관광열차 등이 운행하고 있다. 구 선로에 비하면 신 선로는 섬진강을 구경할 수 있는 구간이 아무래도 제한적이다. 무궁화호니 그나마 느긋하게 구경할 수 있지 KTX는 그야말로 쏜살같이 지나간다.

순천역에 오니 내일러가 된 기분이다. 

'코자자모텔' 이름이 재미있어서 한 컷. 그래 모텔에선 잠을 자야지 잠도 안자고 무엇을...크흠
옛날옛적 H님과 순천 여행을 했을 때 이 언저리의 모텔에 머물렀던 기억이 난다.
롯데렌터카 순천역KTX지점은 코레일 전남본부 경비실(?) 건물을 쓰고 있다. 순천 내려오는 무궁화호에서 게스트하우스 예약에 성공하고 차를 빌려서 바로 남해로 출발!

남해가 이번이 네 번째일 텐데, 그래서 길이나 풍경이 좀 익숙하다. 그럼에도 한적한 시골 풍경이 매력적인 곳이다.

사진을 찍지 않아 중간 과정이 좀 생략되어 있는데, 일단 서면 서상양조장에서 막걸리를 사고 그 앞의 하나로마트에서 물과 치약을  구입했다. 그리고 게스트하우스에 들러서 막걸리를 냉장고에 보관해 놓고 다랭이마을 맘스터치에 가서 이른 점심을 먹었다. 위 사진은 다랭이마을 맘스터치 앞에서 찍은 것.

그 다음은 다랭이마을. 여기도 한 세 번쯤 와 본 것 같은데 이렇게 맑은 날 찍어본 건 처음이다.

들은 이야기로는 왼쪽의 마을 있는 곳도 예전에는 다 다랭이논이었는데 이곳이 유명해지면서 가옥(가게?)들이 야금야금 파고 들어왔다고.

모처럼이니 다랭이마을 안으로 한번 내려가 보았다. 지난번 전주에서의 일을 교훈삼아 이번에는 팔토시를 가지고 갔다. 팔토시에 평소에 잘 쓰지 않는 모자도 챙겨서 쓰고 내려간다.

다랭이논은 추수 때가 그렇게 예쁘다고 하는데, 이렇게 푸른 벼의 모습과 뒷쪽 바다도 좋은 조합의 배색이다.

다랭이논을 지나 계속 내려가면 이렇게 출렁다리가 있는 곳까지 내려갈 수 있다. 나중에 차를 대놓은 곳까지 올라갈 게 까마득하긴 하지만.

출렁다리를 넘어도 바위섬(?)이라...결정적인 건 이 바위섬에는 그늘이 없다 ㅠㅠ
그래도 바닷가라, 바닷바람을 쐬고 있으면 그렇게 덥지는 않다는 게 다행.

한바퀴 둘러보고 다시 차를 세워 둔 곳까지 올라가야 하는데(다랭이마을 내부는 주민 차량이나 허가된 차량 이외에는 들어가지 못한다) 더위먹는줄 알았다...차로 얼른 들어가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어놓았다. 

사실 생각의 계절에 갈 때 한번 버스로만 가서 셀프감금을 시전해 볼까 하고 생각했었는데(버스가 몇 번 안 다녀서 본의 아니게 발이 묶여버리니 셀프감금이나 다름 없었다(...), 비싼 돈 주고 차를 빌린걸 잘 했다고 생각한 게, 이런 날은 차라는 피신처가 있어야지, 안 그러면 정말 다니다가 더위 먹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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