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여행(8) - 카미후라노 펜션 스텔라(旅の宿ステラ) ├홋카이도

이번 포스팅은 숙소 리뷰가 주입니다.


3박째이자 여행의 두 번째 숙소인 이곳은 카미후라노에 위치한 '스텔라'라는 펜션이다. 정확한 타이틀은 '여행의 숙소/타비노 야도旅の宿 스텔라'라고 되어 있는데 구글에 스텔라 펜션이라고 되어 있으니 일단 이 포스팅에서도 그렇게 표현하기로...

우리는 청의 호수에서 뒷쪽 산길을 타고 이 곳으로 바로 진입하였기 때문에 시골에 있는 숙소로 생각했는데, 대중교통으로도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카미후라노 역에서 약 1km 남짓 걸어오면 여기까지 닿을 수 있다.

내가 이 숙소를 고른 이유는, jalan에서 인기가 상위에 랭크되어 있었고, 주인분이 친절했다고 하며, 무엇보다 이 공용 공간의 통창으로 보이는 토카치 연봉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다. 하지만 네이버에서의 후기를 검색(이곳에서 머문 한국인들도 꽤 된다고 한다)한 H님은 이 숙소가 유명한 이유는 따로 있다고 하는데...

참고로 숙소 홈페이지는 링크와 같다. 전화나 이메일로 예약을 할 수 있으나, 여름에는 외국인에 한해 jalan(https://www.jalan.net/)에서만 예약할 수 있다고 한다. 현지 연락처가 없어 예약 부도 등 돌발 상황의 대처가 내국인에 비해 어려워서 그러려나 하는 추측이긴 하지만...근데 jalan의 한국어 페이지에는 이 호텔은 검색되지 않으니(혹시 검색된다면 알려주세요), jalan 일본어 사이트 예약이라는 장벽을 하나 넘어야 하는 셈이다.

참고로 이 사진 새벽 4시에 찍은 거다. 역시 이 동네 해 뜨는 시간은 적응 안 된다.

저녁과 아침 식사를 포함한 플랜으로 예약했더니, 6시 전까지 숙소로 오라는 안내가 있어 청의 호수에서 부지런히 달려 6시 좀 전에 도착했더니, 이런 멋진 진수성찬을 준비해 주신다. 다 맛있었지만 저는 도야지고기가 특히 마음에 들었어요.

그나마 흠 잡을 건 식사를 일괄적으로 준비해서인지 찬이 약간 식어 있었다는 것(물론 밥과 국은 자리에 앉자마자 퍼 준다)...과 양이 너무 많다는 것. 다음에 오면 점심 굶고 좀 일찍 와야지 ㅠㅠ

이제 내가 운전할 일은 없기 떄문에 마음껏 반주를 즐긴다. 후라노 와인이 한병에 천엔이던가...마트에서 봤던 게 700엔 언저리니 그렇게 ㅊㄹ한 가격은 아니다. 게다가 잔술로 팔다 남은 건지 애매하게 남은 와인도 덤으로 주셨다. 병이 두 개인건 그 까닭.

식사를 하면서 주인분과 이런저런 대화를 했다. 오로론 라인을 갔다 왔다고 하니 역시 외국인이 잘 안 가는 곳을 갔다 왔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신다. 그리고 일본에서 운전하기 관련된 이야기도 하고, 한국 군대 이야기도 하고...이야기 주제 중 생각나는 건 그 정도?

주인분은 이 근방에서 가장 많이 사고를 내는 사람들이 한국인이라는 지적을 하시며(근데 지금 생각해 보면 중국인은 국제운전면허가 통용 안 될 거고, 어쨌건 단기로 운전하는 외국인은 90% 이상이 한국 사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통행방향이 반대인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게 정지 표지판 앞에서는 무조건 정지하라는 것.

일본의 (신호가 없는) 교차로에서는 우선 통행인 축이 정해져 있어, 정지 표지가 있는 축의 대각선 축은 대부분 정지 표지가 없다. 그러니 정지 표시를 무시하고 그대로 진행하다가는 사고로 이어지는 것. 그게 아니라도 암행순찰 등의 중점 단속 대상이므로 아무튼 제한속도 안 지키는 홋카이도 운전자들도 정지표지만큼은 잘 지킨다. 사람들이 정지 표지를 잘 지키고 또 강력하게 단속을 하니 과속방지턱도 보이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는 문제점은, 일본의 정지표지가 우리나라의 팔각형 모양이 아닌 역삼각형 모양인데다, 따로 영어가 표시되어 있지 않고 '止まれ' 로 일본어로만 쓰여 있어 알아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는 정지표지판이 있으나마나한지라 특별히 신경쓰지 않는 한 이래저래 무시당하기 쉽다. 나도 같이 동행하는 H님께 딴건 모르겠는데 역삼각형에 멈출 지(止)자는 꼭 염두에 두라고 당부했다.

정지 관련해서 한가지 더 알아야 하는 사항은, 철길 건널목 앞에서는 차단기가 있건 없건, 정지표지가 있건 없건(적어도 홋카이도에서는 철길건널목 정지표지를 본 적 없다) 무조건 일시정지해야 한다는 것

나중에 일본에서 렌터카 이용한 후기를 따로 쓸 지 모르겠는데 거기서도 일시정지는 100% 언급할 거다. 뭐 이러는 나도 씽씽 달리는 홋카이도 차 따라하다가 과속 딱지나 안 날라왔으면 좋겠건만 ㅠㅠ

우리가 묵은 방. 방마다 별자리 이름이 붙어 있다. 우리 방 이름은 알타이르. 흔히 '견우성'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방에 TV가 있는데 켠 적이 없네...

방에는 화장실이 딸려있지 않고, 욕실과 화장실은 공용 이용이다. 1박 2식 2인 이용에 16,000엔인데다 식사 없이도 인당 1박 5,700엔을 받는다고 하니 사실 호텔에 비해 싼 숙소는 아니다. 그럼에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는 건 이 나름의 매력이 있다는 게 아닐까.

별개의 이야기지만 예전 나가노의 민박 야마쿠칸도 그렇고 1명이 1실을 쓰건 2명이 1실을 쓰건 1인당 숙박요금은 똑같다. 그런 숙소가 이따금 있는데 사실 왜 그런지 잘 이해는 되지 않는다.

자 이쯤에서 이 호텔의 백미, 하쿠긴소 온천 투어...와 날이 맑으면 온천투어 후의 별 구경. 주인장께서 오늘 이 투어 갈래? 하는데 당연히 콜! 홈페이지에서는 800엔이라고 되어 있는데, 날이 좋아 천문대까지 가는 프로그램이어서 그런지 인당 1200엔을 받는다. 뒤에 이야기하겠지만 2000엔을 받아도 할만한 정말 감동의 도가니탕이었다!

승합차로 이동하기 때문에 인원 제약이 있다고 하는데, 이날은 승합차 두 대가 동원되었다. 

나는 맨 처음에 온천에 간다길래 동네의 무슨 비탕(秘湯)이라도 가는 줄 알았는데, 토카치 산 중턱에 있는 '하쿠긴소白銀荘'라는, 산장을 겸한 온천 시설이었다. 숙소에서는 차로 약 30분 거리. 이곳에서 일본여행 사상 처음...이 아니라 두번째 혼탕의 존재를 발견했는데, 혼탕시설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수영복을 입도록 하고 있었다.

근데 혼탕이고 자시고 남자 노천탕에서 목욕을 하고 있는데 산 중턱에 주차된 차가 그대로 보여서, 이 온천은 도대체 구조가 어떻게 되어 먹은 건가 하고 생각하긴 했다(...) 온천은 상쾌하긴 하다. 낮에 오면 좀 더 멋졌을지도.

온천에 서양사람이 한 명 있어서 이 사람은 이 근처에 사는 사람인지 아니면 도대체 이 심심산골에 무슨 이유로 온 건지 궁금해졌다.

참고로 이곳에서도 한국 드라마 촬영을 한 건지, 장근석 사인이 붙어 있었다. 일본인 아주머니(라고 해도 이제 나하고 그렇게까지나이차이도 안 나지)그룹이 있었는데 굉장히 좋아하길래 한류 아직 살아있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온천을 하고 나와 하늘을 바라보니 별이 쏟아지고 있다. 주인장 아저씨가 강려크한 레이저포인터를 가지고 있어, 그걸로 이건 무슨 별, 저건 무슨 별자리...하고 간단히 설명해 주시고, 별이 좀 더 잘 보이는 곳으로 간다고 하셨다.

나도 괜히 사진을 찍어 보았는데, 아마도 금성같아 보이는 밝은 별을 제외하고는 사진으로는 잘 나오지 않는다. 뭔가 보이신다면 모니터를 한번 닦아보세요(...)

아무튼 그렇게 승합차를 타고 다시 이동. 잘 가다가 좁은 비포장도로를 올라가기 시작하는데 어딘가 팔려가는 줄 알았다(...) 그렇게 어느 공터에 멈추고, 차의 라이트를 다 끄니 하늘에는 별들의 향연이! 따로 사진으로 찍지 못하는 게 아쉬울 정도 감동적인 광경이었다. 주인아저씨의 설명에 따라 목성, 토성, 견우성/직녀성, 또 W자로 이어진 자리가 뭔 자리던가...그리고 희미하지만 은하수도 볼 수 있었다!

요새같이 밤에도 광해(光害)를 걱정해야 될 정도의 도시에 살고 있는 우리이지만, 이렇게 깜깜한 어둠 속에서 별을 보고 있자면 왜 사람들이 별자리를 만들었는지 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찌 보면 공포스러운 깜깜한 하늘을 자기가 아는 형태로 규정하고자 하는 욕구, 아니면 달리 할 일 없는 이들의 상상력의 산물이었을지 모르겠다.

근데 앞 포스팅에서부터 이 숙소는 가히 후라노의 하이라이트다, 좀 비싸지만 돈값을 한다는 식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정작 가장 감동적이었던 밤하늘의 별을 사진으로 보여드리지 못한 게 아쉽다.

그 다음은 주인아저씨 지인의 천문대에 가서 망원경으로 천체 관찰. 일반 가정집 옆에 천체망원경 설비가 되어 있는데, 은퇴하고 시골에서 별 보며 살면 멋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쇼산베츠에서 따로 천문대를 안 들른 게 오히려 잘 된 일이라는 건 이 의미였다. 이날은 천체망원경으로 토성의 고리까지 관찰할 수 있었다!

토성 외에도 목성인가? 와 견우성이던가?(사실 천문에 그렇게 관심도 없고 일본어 해석도 한 80%정도 되는지라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도 보고, 북두칠성 어느 위치에 있다는 쌍둥이 별도 보고...너무나 멋진 경험이었다.

소야미사키에서 소야흑우를 본 이후 한창 흑우드립에 심취해 있었는데, 방에 비치되어 있는 방명록에 '여기 머물며 천문대투어 안 한 흑우 없제?'라고 쓰려고 했다 말았다(...)

아무튼 환상의 온천+별보기 투어가 끝난 후 11시 좀 전에 숙소에 복귀하여, 잠을 자다 이번에도 역시 새벽같이 해가 뜨는 바람에 멍한 정신으로 숙소 주변을 어슬렁거렸다. 전날의 맑은 날씨가 거짓말인 듯 또 구름이 끼어 있다.


앞마당에는 토끼 모양과 홋카이도 모양의 철사 조형물이 있는데, 전선이 있어 밤에는 라이트 업이 된다! 왜 밤에 이 사진을 안 찍었을까(...)

이 펜션은 본채 말고도 단체 여행객이 머물 수 있는 별채가 있다. 우리가 숙소에 도착했을 때 이분들은 앞마당에서 바베큐를 하고 계셨는데, 나중에 숙소 주인장께 소개받기로는 축구팀 카와사키 프론탈레 서포터들이라고 한다. 내가 정대세를 이야기하니 알지 못하고(...) H님이 정성룡을 이야기하니 알아들으며 정성룡 응원가까지 부르신다. 나중에 찾아보니 정대세는 2010년까지만 저기에서 뛰었다고. 너무 오래 되었어(...)

마지막에도 이분들의 배웅을 받으며 숙소를 떠났다.

앞마당에서 찍어본 숙소의 모습.

그리고 앞마당 뒤로 펼쳐지는 구릉과 토카치 산의 모습.

아직 새벽이었기에, 까치발로 올라가 살짝 찍어본 2층 공용 공간. 2층에 올라갈 일은 그다지 없었다. 욕탕으로 가려면 2층으로 올라가야 했지만 이미 온천에서 씻었기 때문에...

7시에 아침상을 받았다. 아침상 또한 푸짐하다.

이전 숙소에서는 온천달걀이라고 반숙 달걀이 나오고, 여기서는 날달걀이 나오는데 일본 사람들 날달걀 참 좋아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간장 뿌려먹으면 맛있다!

아침 먹고 뭘 했는지 모르겠지만, 어쨌건 이날도 체크아웃은 9시경이었다. 가기 전에 주인장께 신기한 마술과 마술 도구도 전수받고(줄이 링을 통과하는 마술이었다) 기념사진도 찍고(전날 온천 앞에서 찍은 기념사진은 이날 아침에 받았는데, 체크아웃때 찍은 기념사진은 다음에 올 때 주신다고 한다) 길을 떠난다.

다음에 후라노에 다시 오게 되면 또 머물러 올께요!

숙소의 대략적인 위치. 여행기를 쓰면서 여행 준비하면서는 거의 들춰보지 않은 여행 가이드북을 보고 있는데, 내가 갖고 있는 가이드북에도 소개되어 있는 유명한 펜션이다.

그 밑의 별표 표시 되어 있는 곳은 이 동네의 크고 아름다운 슈퍼인데, 이날은 토미타 팜(라벤더는 전혀 피지 않았지만)과 미나미후라노의 이쿠토라 역(영화 '철도원' 촬영 배경지) 정도 구경하고 신치토세 공항으로 돌아가기로 예정이 되어 있기 때문에, 먹거리나 (면세점에서 팔지 않는)기념품 쇼핑을 하려면 이곳이 최적지라고 생각하여 숙소를 떠나 이곳을 들러 과자 등을 사서 출발하였다.

아무튼 다음 행선지는 토미타 팜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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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Ryunan 2018/06/29 14:13 # 답글

    다른것도 다른거지만 여긴 식사 나오는 게 너무 제 취향입니다. 저렇게 푸짐하고 다양한 플레이팅이라니....ㅜㅜ
  • Tabipero 2018/06/29 23:29 #

    항상 여행기에서 조식테러 하는 걸 보면 이곳 식사가 뷔페식은 아닐지라도 취향저격 아닐까 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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