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여행(2) - 오오와다역, 루모이 시내, 숙소까지 ├홋카이도


오오와다역은 루모이본선 상에 위치해 있는, 루모이 바로 전 역이다. 예전 실시간 포스팅 때는 화물차라고 했는데, 정확하게 말하면 화물차에 붙어 있던 차장차를 개조해서 대합실로 쓰고 있는 곳이다.



예전 철도에 관심 많던 때에 비하면 가히 탈덕했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라(H님이 여기서 사진 찍고 있는 내 모습을 단톡방에 올리니 '여러분 이거 다 거짓말인 거 아시죠'라는 답이 돌아오긴 했다만), 이 루모이 선에 대해서도 한국에 돌아와서야 알아보게 되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이 루모이 선도 홋카이도 굴지의 적자노선이라, 재작년 폐선된 루모이-마시케 구간이 영업계수 4000이 넘어가고, 나머지 구간도 1500이 넘어간다. 간단히 말하면 100엔의 이익을 내기 위해 1500엔, 혹은 4천엔의 비용이 발생한다는 거다. 하여 루모이-마시케 구간은 사실 올해 폐선할 계획이었으나 2016년에 앞당겨 폐선하게 되었다고 한다. 꺼라위키에 의하면 나머지 노선도 2020년 내에 폐선할 계획이라고.

대합실 내부는 이렇게 시간표와 의자 정도만. 의외로 관리는 잘 되어 있다. 오랜만에 느끼는 간이역만의 아늑함에, 예전 간이역 답사를 다닐 때의 감성이 끓어올라 H님께 난 여기서 잘테니 혼자 숙소로 가라고 했다(...)

루모이선의 전 열차 시각표가 한 장에 프린트 가능하다. 하행 8회, 상행 9회 운행하고 있고, 상행 두 편은 이 역을 무정차 통과한다.

역 일기라고 적힌 공책이 정성스럽게도 방수 가방에 들어 있어서 흔적을 잠깐 남겼다.

때마침 그 드문 열차가 들어올 시간이어서 한번 찍어 보았다. 당연히 단량 디젤카에 운전사만 탑승한 원맨카다. 로컬열차 감성에도 한번 젖어 보고 싶긴 한데...ㅠㅠ

그래도 우리는 계획된 여정이 있기에, 또다시 길을 떠난다.

이 다음에는 루모이 시내에 있는 마트에 들러 보급을 해야 했다. 이제 루모이를 지나 동해를 따라 북상하게 되면, 왓카나이까지 이정도 크기의 도시나 이정도 크기의 마트가 나오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 여기서 H님의 칫솔과 면도기(는 알고보니 프론트에 요청하면 제공해 주는 것이었지만), 물, 저녁에 한잔할 맥주, 가라아게를 비롯한 간단한 안주거리 등등을 구입했다.

점내의 사진은 따로 찍진 않았지만, 홋카이도산의 각종 우유가 진열된 게 인상적이어서 한장 찍어 보았다. 예전 하코다테에서 먹어본 병우유가 먹고 싶었는데, 병우유 찾기가 힘들었다.

그 옆에 있던, 각종 공구나 DIY 인테리어 소품 등을 파는 홈 센터. 시간이 있다면 이곳도 가 보고 싶고, '쿠마미코'의 마치가 그렇게 극찬하던 의류 브랜드 시마무라(정말 소도시 근교 길가에, 주차장을 겸비한 건물이 서 있었다)도 한번 가 보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시간이 그리 여유로운 게 아니었다.

어쩌다 보니 루모이 시내에 들어와서 1시간 가량을 보내게 되어, 시간은 벌써 6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숙소의 저녁 식사 라스트 오더가 7시 반이었기 때문에, 숙소에서의 저녁은 포기하고 루모이 시내에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다.

트립어드바이저인가? 타베로그인가?를 찾아 온 스시집. '자노메 스시'라고 읽는다 한다. 스시집이기도 하지만 뭔가 이런저런 해산물 안주와 함께하는 술집 분위기다.

벽에 붙언 각종 메뉴가 꼭 '고독한 미식가'에 나올 것 같은 분위기다.

H님이 시킨 게 스페셜이던가..? 나는 그냥 특 스시. 네타 종류도 다양하고 각각의 맛도 살아있어, 소도시 여행 치고는 괜찮은 맛집을 골랐다...라고 평할 만 하다. 참고로 마시고 있는 음료수는 그냥 탄산음료입니다!

이제 다시 남은 길을 마저 떠난다. 우리의 오로론 라인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때마침 수평선 부근의 구름이 걷혀, 일몰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긴긴 여행 첫날이 지나가는군...

이 이후로는 해가 진 채로, 약 1시간 가량 주행하게 되었다. 특기할 만한 건 마을하고 여관 입구에서 길을 건너는 여우를 보고 급정지했다는것. 역시 홋카이도는 홋카이도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비켜준 차 중에는 100km/h 가까이 쏘는 차도 보았다(...) 

어찌저찌해서 숙소에 도착한 시각은 8시 반 경이었다. 이틀간 머물 이 곳은 쇼산베츠온천 미사키노유. 체크인 시간이 아마 21시까지였던 걸로 기억하는데, 좀 빡빡하긴 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공항에서 얼쩡거리지 않고 후다닥 밥 먹고 출발했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방은 료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다다미방(물론 서양식 객실도 있다). 뭐 그렇다고 안주인이 무릎 꿇고 기다리고 있는 것도 아니고, 이불도 우리가 알아서 펴야 한다. 그냥 온천에 딸린 숙소...정도로 생각하면 될 듯 하다. 뭐 그렇다고 딱히 결격 사유가 있는 것도 아니고, 프론트 직원도 친절했다.

일단 온천에 왔으니 온천에 몸 좀 담그고, 맥주 한 잔 하고 잠에 들었다. 다음날은 오로론라인을 따라 쭉 올라가며 왓카나이에, 가능하면 일본 최북단인 소야미사키까지 가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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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01 2018/06/17 15:27 # 답글

    재미있게 읽고 갑니다 ㅎㅎ
  • Tabipero 2018/06/17 16:29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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