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은 겨울 여행기 - 조치원, 강경, 익산, 김제(금산사) ├광주, 전라, 제주

2월의 첫 여행은 조치원에서 시작한다. 역에서 시작하지만 기차를 탄 것은 아니었다. 차를 역 뒤편에 세워두고 과선교를 건너 역으로 향했다.

조치원을 들른 목적은 조치원역사 안의 카페에서 만들어 파는 튀김소보로를 맛보는 것이었다. 애시당초 ITX-청춘을 타고 조치원까지 와서 튀소를 맛보고 세종시를 거쳐 대전까지 BRT를 체험해 보자는 막연한 계획이 있기는 했지만 어쩌다 보니 호남을 가는 길에 들르는 형식으로 이렇게 와 보게 된 것이다. 그새 ITX-청춘은 주말 운행을 중단하였고 종내는 평일 운행마저 중단되었다고 한다.

역사 나가는곳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 상당히 붐빌 것 같은데, 휴일 아침이라 그런지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창 너머로 오가는 열차도 살짝 보이고 나오는 사람들도 보이는데 꼭 내가 기차여행자 중 한 명 같아 보인다. 사실 마지막으로 수도권을 벗어나는 열차를 타 본게 작년 12월 23일 SRT였지만...무궁화호는 작년 4월말에 반곡역에서 타본 게 마지막이었다.

먹을 거 앞에 두고 딴 이야기만 계속 했는데, 예전 대전 경유 여행에서도 느꼈지만 역시 튀김소보로와 카페라떼는 찰떡궁합이다. 이곳은 성심당같이 대량으로 만들어 대량으로 팔려나가는 모양새는 아니지만, 꾸준히 팔리고 있고 선물용 포장도 가능하다. 대합실 앞에도 매대가 있어 커피와 튀김소보로를 살 수 있다.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일부러 조치원까지 와서 먹을 맛은 아니지만, 조치원에 오게 되면 튀김소보로에 커피를 마시거나, 시간이 없다면 튀김소보로만이라도 사가게 될 것 같다(그리고 실제로 5월에 다시 찾게 되었다!).

경부고속선, 그리고 ㅇㅅ역이 생겨서 중요성이 덜해지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수많은 열차들이 오가고 많은 사람들이 타고 내린다.

순식간에 강경으로 워프하였다. 32번 국도-23번 국도를 이용하였는데, 23번 국도가 소문대로 정말 잘 닦여 있었다. 이때 경험을 살려서 봄 섬진강 여행때 천안에서 논산까지 국도를 이용하게 되었다.

사진은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 현재는 강경역사관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맨 처음 들러서 관광 정보를 얻는 걸 추천한다.

강경은 예전 금강 수운의 요지인데다, 일제시대에도 수탈의 거점이 되어 번성하였던 바, 일제시대 적산가옥이 곳곳에 남아 있다. 읍내는 넓지 않아 도보로도 답사 가능한 수준이다. 지도에 표시된 강경상고에서 강경역까지 약 1km 남짓 수준. 참고로 나는 터미널 기준으로 북동쪽만 돌아다녔다. 그것도 차를 끌고...


한일은행 뒷쪽은 옛 거리 모습을 복원하려는 공사가 한창이다. 지금쯤이면 구색은 갖췄으려나? 

10년 전 군산에 처음 가 봤을 때가, 적산가옥이나 근대문화유산 등의 역사적 가치가 슬슬(?) 재조명되던 때였다. 그런 게 지금은 이렇게 옛 모습을 '복원'할 정도가 되었다니.

이 건물은 뭔 건물이더라? 갔다 온 지 석달도 더 지났더니 이제는 가물가물하다.

다음은 강경초등학교 강당. 

강경상고 관사.

그리고 강경의 대표 근대유산이라 할 수 있는 연수당한약방.

그냥 괜히 한 컷.

그리고 옥녀봉 올라가는 길의 구 강경성결교회.

옥녀봉으로 올라가는 길은 그리 넓지 않지만, 일단 차로 옥녀봉 거의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는 있다. 옥녀봉에서는 강경읍내가 조망 가능하다. 정말 드넓은 벌판.

이 초가집은 예전 강경침례교회를 복원해놓은 곳이라고 한다. 지금의 모습으로 보면 언덕 위에 저 혼자 서 있는 초가집 같은데, 예전에는 여기까지도 주거지가 형성돼 있었던 걸까...?

초가집 뒷쪽으로는 지금의 강경을 있게 해 준 금강 줄기가. 수운이 쇠퇴한 지금도 젓갈의 명성은 여전하다. 실제 읍내에는 큰 젓갈 판매점이 여럿 있는데, 나는 젓갈에 큰 관심은 없어 패스...

교통편이 허락한다면 강경뿐만 아니라 도계를 살짝 넘어 익산의 나바위성당도 가볼 만 하다. 1907년에 완공되어, 현재의 모습을 하게 된 건 1922년이라고 한다. 김대건 신부님이 사제서품을 받고 첫 발을 디딘 곳이라 천주교 신자들에게도 의미가 깊은 곳이라고.

한 화면에 들어오게 찍을 수 없어 사진이 이리 되고 말았는데...이 성당의 특이한 점은 한옥 양식으로 지었다는 점이다. 1910년대 종탑을 새로 올리면서 앞모습은 고딕 양식의 성당 모습을 띠게 되었으나, 뒷쪽은 벽을 벽돌로 대체했다는 것만 제외하면 예전 모습을 띠고 있다. 서양인이 설계하고 중국인들이 목수일을 했다는 기록 때문인지 뭔가 묘하게 중국풍같다.

미사가 없는 예배당은 고요하기만 하다. 가운데의 기둥은 예전 남/녀를 구분하여 미사를 보았던 흔적이라고.

묘하게도 성당을 방문한 다음 행선지가 사찰이다. 이곳 금산사는, 언젠가 사진으로 본 3층으로 된 미륵전이 인상적이어서 한번 가 본 것이었다. 안에는 무려 12m의 미륵불상이 모셔져 있는데, 안타깝게도 사진은 찍을 수 없었다. 행정구역상은 김제지만 전주 시내버스도 이 곳까지 닿고 있으며, 전주역과 터미널 그리고 풍남문을 거치므로 전주에 거점을 두고 들러 보아도 괜찮아 보인다.

실제로 이곳 이후는 전주시내에 들어가 식사를 하고 진안으로 넘어갔는데, 그게 올 2월에 작성한 '수선루와 마이산' 포스팅이다.

약 넉 달 전 포스팅을 작성하려니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생각도 안 나고, 역시 포스팅은 제때제때 해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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