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주에는 '생각의 계절 게스트하우스'를 갔다오려고 생각했었다. 맨날 그랬던 것처럼 전주에서 아침을 먹고 그림같은 섬진강을 따라 내려가,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 쉬고 체크아웃 시간이 지나면 카페에서 죽치고 있다가 다랭이마을 맘스터치에서 점심을 먹고 천천히 올라가는 그런 구상까지 마쳤는데...




















역시나 예약 문의를 하니 만실이었다. 안그래도 지난 겨울에 다녀온 '생각의 계절' 포스팅이 줌 메인에 올라갔는데 괜히 포스팅을 올렸나 싶기도 하다. 이런 곳은 나만 알고 있어야 하는데!
슬슬 섬진강을 대체(?)할 만한 다른 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해서 찾은 게 동강이었다. 이거 뭐 4대강 마스터도 아니고...

동강이 사람들 이름에 크게 오르내린 지는 꽤 되었다. 보통 사람들은 동강=영월을 떠올리는데, 동강의 상류는 정선에 위치해 있다. 이 사진은 가수리에서 찍었는데(아마 加水里가 아닐까 싶다) 대표 사진으로 올려놓은 이쪽 방향은 조양강이고, 옆쪽으로 지장천이 합류하면서 비로소 동강의 초입이 된다.
이 곳을 알게된 건 ㄹㄹ웹에서였다. 누군가가 초봄 드라이빙을 간 사진을 올렸던 것.

여행 코스는 다음과 같다. 영월을 지나 예미에서 산을 넘어, 동강전망자연휴양림을 지나 강을 거슬러, 42번 국도와 만나는 길까지 올라가 평창으로 빠져 영동고속도로를 타려고 했었는데, 동강의 모습이 생각보다 아름다웠던지라 42번 국도와의 교차점에서 차를 다시 돌려 역순으로 돌아나왔다.

38번 국도와 예미역과 만나는 교차로에서 좌회전해서 산을 타다 오르면 중간에 샛길이 있는데, 무엇인고 하니 터널이다. 승용차 한대가 겨우 통과할 만한 사이즈로 본디 상수도 송수관로 관리용인데 임시개방하고 있는 것. 당연히 반대쪽에서 차량이 통과한다면 들어갈 수 없으므로 반대쪽 차량이 터널을 빠져나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터널 길이는 약 500m인데 내부 조명같은 건 없어 온전히 라이트 불빛에 의지해서 통과해야 한다. 스타렉스 크기까지 통과하는 건 봤는데 그 이상은 통과하기 어려울 듯. 여러 가지 이유로 터널 출입이 곤란하면 고개를 타는 길도 있다. 그쪽은 제대로 2차선으로 잘 닦여 있다.

어느 쪽으로든 고개를 넘어서 산을 내려오면 고성리 안내소가 있고 곧 동강전망자연휴양림으로 가는 길이 갈라진다. 이 길 역시 그리 넓지 않은데다 급경사 급커브의 연속이라 조심해야 한다.
참고로 모든 사진은 정차후 안전을 확보한 상태에서 찍었습니다.

사실 이곳은 캠핑장에 가깝다. 캠핑에 대해서 사서 고생이라고 생각하는 쪽이지만(어릴적 해수욕장에서 텐트치고 1박 여행을 했는데 폭우가 와서 고생했던 기억이 있어서 그럴지도. 물론 고생은 부모님이 하셨지만) 이런 곳에서는 한번쯤 캠핑해 보고 싶긴 하다. 그러니까 유루캠프 4권 정발좀

전망대에 오르면 동강과 주변 산세가 한눈에!

왠지 아쉬우니 파노라마 사진 한컷 더!

다시 전망대에서 내려와 강변길로 향한다. 나리소 부근에 전망대가 있어서 차를 잠깐 세우고 파노라마 한 컷.

2차선길과 차선이 없는 좁은 길이 반복된다. 밤새 내리던 비가 막 개어 구름이 많이 껴 있긴 했지만 이 정도면 정말 환상적인 날씨다.

더 이상 무슨 말이 必要韓紙?


첫번째 사진을 찍은 그 가수리에서 차를 대놓고 오래 쉬었다. 때마침 농어촌버스가 오는데 하루에 몇 번 오는 버스일까?

버스가 건너는 다리 너머는 조양강과 합류하는 지장천이다.

그 위에는 정선초등학교 가수분교가 있고

커다란 느티나무가 있다. 수령이 500년이 넘었다고 하던가.
아래 평상에서 좀 쉬면서

경치 구경을...

이외에도 사진 찍어놓은게 이것저것 많은데, 뭐 하나 버릴 게 없다.

이 동강 옆길이 자전거 라이딩으로도 유명하다고 하는데, 물웅덩이 때문인지 자전거 타는 사람들은 안 보이고 바이크 라이더는 한번 봤다. 하류에서 상류까지 라이딩을 한 후 상류에서 하류까지 뗏목으로 내려와 원래 자리로 돌아오는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뻘생각을 잠깐 해 봤다.

대략 이정도 해서 동강 드라이브를 하고 왔다. 시간이 좀더 있다면 주변 관광지 몇 곳을 연계해서 다녀볼까 하고 생각했는데, 일요일이라 차가 본격적으로 막히기 전에 상경해야 했다. 영월중앙시장에서 컵 닭강정을 사서 탄산음료와 먹으며 서울로 올라왔다.
정선은 중학교때 수학여행 이후로는 간이역 탐방하러 들른 정도였는데, 이런 비경이 있는 줄은 몰랐다. 다음에 날 좋을때 골라서 다시 방문해볼 용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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