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히 충동적으로 떠난 여행이었다. 사실 세종시 여행은 지난주말 부산 가는 길에 가기로 계획이 되어 있었는데(이게 실현되었다면 정말 서울 대전 대구 부산 찍고였다), 그 전주에 토요일 근무를 마치고 날이 너무 좋아 충동적으로 내려간 것이었다. 심지어는 지갑도 없어 철도 승차권 결제는 앱으로, 기타 돈 나갈 건 삼성페이로, 현금은 비상금 만원뿐이었다.
왜 세종이였냐...하면 작년 유채꽃밭이 생각나서였다.
참고로 카페 사진은 지난 겨울에 찍은 것이다.
천안에서 열차를 타고 조치원역에서 내려, 역 앞 카페에서 튀김소보로와 아이스라떼로 정신을 좀 차렸다. 참고로 성심당은 아닙니다!
작년 ㅇㅅ역에서 접근했을 때의 삽질을 다시 하지 않기 위해, 이번에는 조치원터미널에서 부강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타고 미호천교에서 내렸다.
웬일인지 유채철임에도 불구하고 뭘 한다는 이야기도 없고, 들어가는 길도 주말치고 아주 원활하다 싶었더니만, 올해는 유채꽃을 극히 일부만 심어 놓았다. 작년에는 이 넓은 곳에 전부 유채를 심어 놓았었다.
그래도 강변 유채를 심어놓은 곳에는 알음알음 찾아온 사람들이 있었다.
※ 수정 : 지난주에 유채 축제를 했다고 하는데, 사진을 보니 작년처럼 전부 심어 놓았더군요. 유채라는 게 이렇게 손쉽게 이식하고 개화하는 건가?! 아마 금주 말(5/19~)에 가면 아직 즐길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 곳의 좋은 점은 유채꽃밭을 배경으로 철덕질(?)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채꽃이 만개한 곳을 배경으로 어찌어찌 구도는 잡을 수 있어, 작년처럼 역광으로 itx-새마을도 찍고.
무궁화호도 찍고.
시멘트 화차가 지나가길래 급히 또 한장 찍고...
이곳을 거치는, 부강 방향으로 향하는 버스가 예전 '알쓸신잡'에 나온 교과서박물관을 거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는 세종시에 교육부 같은 부처가 위치해 있어 그 일환으로 설립해놓은 것인가 했는데, 미래엔 공장에 부설된 박물관이었다. 미래엔이 뭔가 했는데, 옛 대한교과서였다. 대한교과서라...신세 많이 졌었지...
아무튼 부강 방향으로 가는 버스를 잡아타고 교과서 박물관으로 향한다.
정부청사를 위시한 세종시 신시가지와는 좀 거리가 있고 접근 또한 애매한 그런 위치에 있다. 대중교통이라면 조치원이나 아니면 차라리 부강, 신탄진에서 접근하는 게 편하다. 세종시내에서는 택시를 추천. 공장 내에 있기 때문에 버스에서 내려도 10분 남짓 걸어가야 한다.
역시 자가용이 갑입니다. 일장 일단이 있긴 합니다만...
학창시절의 추억이 가득한 곳이다. 참고로 입장료는 무료이고, 9시 반~오후 5시까지이다. 나는 5시를 약 40분 남기고 입장했는데관심 있는 코너 중심으로 들러보니 5시 전까지 들러보는 데는 큰 무리가 없었다. 1시간 정도 잡으면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을 듯 하다.
여기는 부모님 세대의 추억의 교실인 듯...하지만 난로는 반갑다. 어렸을 때 아침에 학교 뒤 창고에서 시린 손 호호 불며 아저씨가 석유통에 석유를 부어주기를 기다린 기억은 난다. 그걸 자바라(?)로 난로의 연료통에 옮기면 그날 하루는 따뜻하게 지낼 수 있었다. 석유난로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었고 6학년은 석탄난로인지 나무난로인지를 땠었다. 아직도 난로 때려나?
6학년 때 서울로 전학을 했었는데 거기는 라디에이터 난방이어서 역시 서울이 좋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그 이후로 학교에서 난로라는 물건을 구경해 본 적이 없다.
전시(戰時) 교재는 처음 봤다. 물자가 귀했던 시절이라 판형도 작았다고.
교육과정별로 교과서가 전시되어 있다.
내 세대는 중학교까지는 6차 교육과정이었고, 고등학교부터 7차 교육과정이 적용되었다. 7차 교육과정의 교과서를 받아들어 보니 뭔가 컬러풀해서 신기했던 기억이 난다. 사실 그 때문에 책이 약간 무거워졌고 필기감도 약간 안 좋아지긴 했었다만...
특수학교 교과서도 볼 수 있었다.
심지어는 북한 교과서도...!
추억에 젖어볼 수도 있고, 교육과정의 흐름도 알 수 있기도 하고, 보기 힘든 교과서도 구경해 볼 수 있는 곳이다. 서울 기준으로는 일부러 가볼 곳까지는 아니지만, 근처에 오게 된다면 한번쯤 들러볼 만 한 곳이라고 생각한다.
보람찬(?) 교과서 박물관 탐방을 끝내고 이제는 세종시내로 들어간다. 교과서박물관 앞에서는 바로 가는 버스가 없기 때문에, 버스로 이동하려면 조치원까지 올라가서 환승하거나 혹은 삼성전기에서 환승해야 한다. 삼성전기에서 환승할 수 있는 버스는 대략 2개 노선인데 부강에서 정부세종청사 쪽으로 가는 430번은 대략 1시간에 1대 꼴, 조치원에서 세종시청을 거쳐 세종터미널로 가는 340번은 2시간 간격으로 다닌다(참고로 삼성전기에서 거치는 정류장은 두 노선 각각 다르다). 나는 마침 340번을 시간 맞춰 탈 수 있어 세종시청에서 하차한다.
여기서 휴대폰 배터리가 슬슬 떨어져 가서 좀 삽질을 했다. 사실 교과서박물관에서 양해를 구하고 충전할 수 있는지 물어보려고 했는데 안내데스크에 아무도 없어서...저녁식사를 하러 들어간 순댓국집에서 다행히 충전이 가능했다.
세종시청 옆 금강변에 카페가 있어서 거기서 또 한숨 돌리고...
세종시의 일몰도 구경하고...야경이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해가 완전히 질 때까지 기다리기도 또 뭣하다.
고속버스를 타고 갈까 하다가 ㅇㅅ역에서 SRT를 이용하기로 했는데, 이 세종시 BRT가 정말 물건이었다. 예전에 천안에서 경주 가면서 강제 세종시 투어를 했을 때 BRT 시스템을 본 적 있었는데, 실제로 BRT를 달리는 노선을 타본 건 처음이었다. 중앙버스전용차로와는 다르게 BRT를 이용하는 3개인가..? 노선을 제외하고는 다른 노선이 들어오지 못해 버스철 걱정도 없고, 주요 교차로는 고가도로나 지하차도로 뛰어넘을 수 있고(보행신호를 포함해서 신호가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마치 신교통 노선 같았다. 실제 세종시 신시가지 끄트머리인 세종시청에서 ㅇㅅ역까지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뭐 이렇게...반나절 세종시 여행도 끗. 다음에는 BRT로 대전역이나 반석역까지 이용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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