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부산을 거쳐 거제까지(2) ├부산, 울산, 경남

(지난 포스팅)에 이어, 거제로 넘어가는 중 버스에서 한 컷.

다대포에서 2시 40분쯤 열차를 탑승해서, 다시 하단역으로 돌아온 건 3시가 약간 안 되어서였다. 넓디 넓은 부산을 생각하면 하단이나 다대포나 거기가 거기 같지만, 몰운대와 하단역 사이의 직선 거리는 7km에 달한다. 이때껏 몰운대를 안 와본 것도 다 이유가 있었던 것이었다. 노포나 해운대에서 부산여행을 시작하곤 하는데, 거기서 이곳은 너무 멀다.

혹시나 3시 5분 버스를 못 탈까 걱정이 되었다. 버스 시간은 아슬아슬하게 맞았지만 주말에는 곧잘 만차가 된다는 이야기를 들어서였다. 만차가 되면 꼼짝없이 25분 후에 오는 다음 차를 기다려야 하니까...다행히 만차가 되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만차에 가까운 승차율이었다.

거가대교가 개통되면서, 부산과 거제는 1시간 내로 오갈 수 있는 곳이 되었다. 자연히 교류가 많아질 수 밖에 없는데, 그런 수요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만들어진 직행좌석버스가 바로 2000번이다. 다만 통행료가 비싸기도 하고 시외버스와의 형평성도 있기 때문에, 직행좌석 치고는 다소 비싼 요금인 4,200원을 받고 있다. 환승이 안 되는 건 덤.

거제도 동북쪽, 옥포 가는 길에 흥남해수욕장이 있다. 2년 전 우연히 들렀다가 마음에 들어서 이번에도 들러보았다.

펜션에 딸린 카페가 있다. 보통 이런 곳은 큰 기대를 하지 않게 마련인데 커피가 비싸지도 않고 맛도 괜찮다.

바다가 보이는 테라스에서 아/아와 치즈케익을 먹으며...어떻게 숙소로 갈까, 저녁은 어떻게 먹을까 등등을 생각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런 카페에 오면 매번 좀더 고차원적인 생각을 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카페에 들어가지만 결국에는 이런 단순한 생각 뿐이다. 책도 두꺼운 책과 어떤 블로거가 쓴 여행기 두 권을 가져 갔는데 결국은 후자를 펴 들고 읽는 둥 마는 둥...

이날의 숙소는 지도에서 'GH'로 표시된, 대명리조트 근처의 게스트하우스였다. 역시 지난번에 가 보고 마음에 들어 다시 예약한 것. 이곳으로 가기 위해서는 보라색 노선으로 장승포까지 가서, 장승포에서 20번대 혹은 60번대 버스로 갈아타 "신촌"이라는 정류장에서 1km가량 언덕을 올라야 했다. 신촌정류장에서 픽업을 해 줄수 있다는 문자를 본 건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해서였다(...) 사실 버스 시간이 안 맞아 옥포에서 택시를 타긴 했지만.

보라색 32/33번의 배차간격은 방향별로 1시간당 1대 꼴이었지만 카페에서 여유롭게 머물다 버스 시간 맞춰 나가면 되니 별 문제될 건 없었다.

버스 기다리면서 한 컷.

몰랐는데 이 32/33번 버스가 물건이었다. 중간에 사진을 찍진 않았지만 차창 밖으로 바다 풍경을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멋진 노선이었다. 옥포 즈음에 보이는 크고 아름다운 조선소의 위용도 보너스. 사진 찍은 게 없어 아쉽네...

버스를 기다리면서, 조선소 근처에 있는 노랑통닭에서 치킨 반마리를 시키고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 들고, GH 쪽으로 가는 버스가 금방 지나갔길래, 다음 버스는 30분을 기다려야 해서 그냥 택시를 불렀다. 요금은 대우조선해양 정문에서 약 6천원.

SRT 첫차를 탄지 근 13시간이 되어서야 이곳에 도착했다. 이름은 '가끔은하우스'로, 작년 11월경 머물렀던 후기는 링크를 참고하시길. 지난번에는 나 혼자 있었더니 이번에는 만실이었다. 

해도 지고 딱히 갈 데도 없고 차 없이 어딜 가기도 힘든 위치라 치맥을 하고 씻고 빈둥거리다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해 뜨는 지세포.

이 곳은 2층 공용공간에 앉아서 책 보며 이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게 마음에 든다. 작년 11월 사진과 비교해 보면 미세먼지로 시야가 좀 좋진 않지만...

9시 40분쯤에 이곳 바로 앞을 들르는, 장승포(능포)행 버스가 있어 그 버스를 타려고 했다가, 결국 귀찮아져서 체크아웃 시간인 10시 반 좀 전에, 언덕 아랫쪽 버스정류장까지 픽업을 부탁드렸다. 옥포로 가는 버스가 10시 반 약간 넘어 오기 때문. 

버스 기다리면서 괜히. 

원래는 옥포에서 2000번 버스를 타고 어제 갔던 흥남해변의 카페에 가려고 했었다. 하지만 고현 가는 시내버스가 장승포도 찍고 간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장승포에서 좀 죽치고 있다가 능포(장승포)에서 출발하는 33번을 타고 흥남까지 가기로 했다.

시간표를 보니 40분이나 기다려야 해서 그냥 별 생각없이 장승포항을 어슬렁 어슬렁...

어제처럼 택시를 이용할 수도 있었으나, 흥남해변까지의 거리는 20km나 되었다. 택시 타면 한 2~3만원 나오려나...? 하지만 게스트하우스에서 흥남까지 시내버스로 이동하면 환승할인을 포함하여 단돈 1,250원! 이거 진짜 거저 아닙니까?

그렇게 다시 돌아온 흥남해변. 이곳 역시 서핑의 메카인 모양이다.

역시 어제 그 카페에서 커피와 케이크를 시켜 노닥거리다 2시쯤인가...? 2000번을 타러 간다. 난 사실 일요일 부산행이라 2000번을 못 탈까봐 걱정했는데, 역시 갈 때와 마찬가지로 좌석은 대부분 채워가지만 만석은 아닌 상태...였다.

여행기 쓰다 보니 정말 둘째날은 한게 없구나 하는 생각이...

부산에서도 뭘 좀 더 해볼까 하다가 급 귀찮아져서 하단에서 밀면을 먹고 1호선으로 부산역까지 이동해서 상경하였다. SRT는 뭔 짓을 해도 자리가 안 나서 KTX 구간발권 신공으로 좌석을 끊었다. SRT와 코레일이 통합하면 수서로 들어가는 KTX-I도 볼 수 있을까...?

이렇게 부산여행인 것 같기도 하고 거제여행인 것 같기도 한 여행 끝~ 이번에는 어쩌다보니 서부산 쪽을 훑게 되었는데 담에는 내가 제일 마음에 들어하는 송정해변 스타벅스에 가게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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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enat 2018/05/07 01:31 # 답글

    또 멋진 카페를 발굴하셨군요. 이 정도면 해변카페전문블로거...
    버스까지 친절하게 써주시다니 뚜벅이인 저도 맘만 먹으면 찾아갈 수 있겠군요. 음 다음에 도전!
  • Tabipero 2018/05/07 20:55 #

    이제 철도블로거에서 카페블로거로 전향하렵니다.
    저기는 부산(하단역)에서 2000번 타고 접근하는게 좀 낫습니다. 애초에 부산에서 거가대교만 한번 버스타고 넘어보자 하다가 발견한 곳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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