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스탠포드 호텔 앤 리조트 + 루지 타보기 ├부산, 울산, 경남

이전에 포스팅에서 살짝 언급했는데, 이번 남해안행의 2박 중 하루는 계속 마음에 두고 있었던 게스트하우스에서, 나머지 하루는 좀 돈을 써서 번듯한 숙소에서 자 보고 싶었다. 그래서 생각했던 곳이 부산이었는데, 나의 어렴풋한 지리 관념보다 남해와 부산은 꽤 거리가 떨어져 있었다. 뭐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남해는 경남의 서쪽 끝이고 부산은 경남의 동쪽 끝이니 어찌 보면 당연했다.

사실 남해에도 고오급 숙소는 있다. 바로 아난티 남해(구 남해힐튼). 근데 거긴 비싸도 너무 비쌌고 남해 말고도 다른 곳을 구경하고 싶어서 찾아본 곳이 이곳 통영 스탠포드호텔 앤 리조트였다. 오픈한지 1년도 안 된데다가 창 밖으로 펼쳐지는 바다 풍경이 일품이라는 말에 혹해 찾아보게 되었다. 당초 부산에 머물려던 신라스테이보다 좀 비쌌지만 감당할 수 있는 예산 수준이었다. 게다가 이번엔 일요일 숙박이라 좀더 할인된 비용에 묵을 수 있었다.

호텔 발코니에서 찍어본 파노라마 샷.

호텔 위치가 통영음악당 바로 옆이니 대략 예전 포스팅에 언급했던 통영음악당 뒷쪽에서 바라보는 풍경과 비슷하다.

다음날 오전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면서 찍어본 항구 쪽. 내가 묵은 더블룸은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부 오션뷰라고 하고 투숙 전 전화로 다시 확인도 했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하버뷰 쪽도 괜찮아 보인다.

항구 쪽 야경은 대략 이렇다.

호텔 전경. 좀 더 멀리서 찍었으면 좋겠지만 귀찮아서(...)


체크아웃할때 찍어본 로비 모습. 최근 이런 고오급 호텔을 와본 적이 없다. 이야기했는지 모르겠지만 제주에서 하루 정도는 좀 비싼 호텔을 묵고 싶었는데 어찌저찌 그러지 못해서, 이번에 그 대신 한번 질러본 것. 시설도 편하고 아늑했지만 정작 잠은 다음날 게스트하우스에서 더 잘 자서(...) 이런 일탈은 가끔 한번씩 하는 걸로...

참고로 이 호텔에는 카페, 식당, 베이커리, 술집(펍/이자카야), 휘트니스센터(무료인데 운동복과 운동화를 지참해야 한다고 한다. 가만 생각해보니 휘트니스 할 운동화가 없었다), 사우나(투숙객 할인) 등등에 CU 편의점도 있었다. 단 편의점은 내가 묵었던 기간에는 22시~24시(날에 따라 다름)에 닫고 아침 8시에 열었다.

이 호텔의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는 시설은 단연 꼭대기에 있는 풀인데 문제는 날이 춥고 바람이 세서 별로 가고 싶지 않았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새창)를 참고하세요.

저녁에 배도 그리 안 고프고 호텔에 딸린 식당에 가면 비쌀 것 같기도 하고 나가기도 귀찮고 해서 편의점에서 때울까 하다가, 차를 타고 5분 거리에 있는 노랑통닭에서 통닭을 사서 호텔로 돌아와 맥주와 함께 먹었다.


이번 여행때는 이상한 방향으로 시차가 생겼는데, 이날 4시에 출발한 이후로 10시 전에 자서 4시에 깨게 되었다. 새벽에 발코니에 잠깐 나가 보니 한산도(아마도) 위에 초승달이 걸려 있고 하늘에는 별이 반짝이고 있었다. 한산도 달 밝은 밤 수루에 혼자 앉아 큰 칼 옆에 차고 시름하는 이순신 장군님의 기분...을 느꼈다면 이순신장군님 모욕이겠지...

7시가 다 되어 가니 동이 트기 시작하고 아마도 첫 배일 여객선이 통영항으로 들어오고 있다. 안타깝게도 구름에 가려 일출 장면은 제대로 보지 못했다.

예전에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김생민이 자신은 호텔 가면 주구장창 샤워만 한다고 했었는데 나도 호텔에 체크인하고 목욕 한번, 그리고 일출 즈음 목욕 한번 그렇게 두 번을 하였다. 하루 종일 추위와 바람에 시달린 몸도 덥힐 겸. 예전 제주 코업시티호텔(그러고보니 이 호텔 아이미호텔인가로 이름이 바뀌었더만)처럼 바로 바다를 보고 목욕이 가능한 구조는 아니지만, 욕실과 객실 사이가 유리벽에 버티컬 블라인드...라고 해야 하나? 그런 구조로 되어 있어 블라인드를 걷으면 바깥 풍경을 보며 목욕이 가능하다.

 
이 호텔의 뷰는 정말 흠잡을 것이 없지만 문제라면 문제는 객실이 동향이라 아침에 햇빛이 바로 들이친다는 것. 최근 바닷가 호텔에 묵을 때는 죄다 흐린 날씨었으니 생각하지 못했던 사실이었다.

아침에도 파노라마 사진.

(물론 휴일 한정으로) '아름다운 이 아침 김창완입니다'를 즐겨 듣는데 이렇게 호텔에 앉아 있으며 라디오 앱으로 이 라디오 프로그램을 틀고 있으면 휴가라는 느낌이 들어 흐뭇하게 미소가 지어진다. 이럴 줄 알았으면 블루투스 스피커라도 하나 빌려 올 걸,..

계획대로라면 비싼 숙박료의 본전을 뽑기 위해 체크아웃 시간인 11시까지 있다 나가려고 했지만, 전날 이래저래 검색해보다 '루지'라는 게 유명하다기에 한번 타 볼까 해서 좀 일찍(이래봐야 오전 10시 ㅡ 겨울철 루지 오픈시간이 10시였다) 체크아웃을 하였다.

통영에서 케이블카와 함께 밀어주고 있는 '루지'다. 루지는 사람이 썰매에 누워 오늘 한 스켈레톤? 같은 트랙에서 빠르게 이동하는 걸 겨루는 동계스포츠로 알고 있는데(유튜브 참고), 이 루지는 콘크리트(시멘트인가?) 트랙을 (아마도) 바퀴 달린 썰매를 타고 내려오는 놀이기구다. 어렸을 떄 에버랜드던가...에서 커브도 있고 좀 다이나믹한 코스가 있는 썰매를 탔던 기억이 있는데 뭐 그런 거려나. '하늘에는 케이블카, 땅에는 루지'라는 슬로건으로 홍보하고 있는데 사실 루지와 케이블카는 타는 곳이 비슷할 뿐 그렇게 큰 연관은 없다.

호텔에서 케이블카 및 루지 탑승장까지는, 호텔에서 광고한 대로 5분 정도에 이동이 가능하다. 물론 차가 막히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성수기 주말은 노상주차도 많아 은근 카오스다).

인기가 많다고는 하지만 추운 겨울 월요일 아침에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난 당연히 한번만 타려고 했지만 많은 후기에서 적어도 세 번은 타 보기를 권하기에 3회권을 끊어서 3번을 연거푸 탔다.

루지 탑승장까지는 스키장에서 볼 수 있는 리프트를 타고 올라가는데 역시 대기줄이 없이 바로바로. 이 리프트만 왕복으로 이용할 수도 있는데 그럴 바에야 케이블카를 타는 게...?

다 타고 내려온 썰매도 리프트 밑에 매달아 올린다. 역시 리프트도 텅텅 비었다.

처음 타는 사람은 간단한 조작법 및 안전교육을 받은 후, 손목에 도장을 받고 출발하게 된다. 손목 도장은 이후 탈 떄도 확인하게 되니 귀찮다고 바로 가는 일 없도록 하시길...그저 레버를 좌우로 돌려 방향전환을 하고, 앞으로 당겨 브레이크를 잡는 간단한 조작이라 교육도 오래 걸리지 않는다. 꼭 열차의 원핸드 마스콘같이 레버에서 손을 놓으면 풀 브레이크가 걸린다.


이게 코스 중간중간 사진을 찍는 게 가능하다면 단독 포스팅도 될 수 있었을 텐데, 기구 특성상 중간중간에 사진을 찍을 수 없다. 놀이기구처럼 코스 중간에 카메라가 있어 이걸 돈을 내고 현상받을 수는 있다. 촬영용 헬멧을 쓴다거나 다른 방법으로 전방을 고정시킨 카메라를 이용할 수 있다면 모를까. 실제로 유튜브에 통영 루지를 검색해 보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액션캠 등을 이용해 1인칭 시점으로 영상을 올려 놓았으니 정 궁금하면 참고하시면 될 듯 하다.

나는 처음에 케이블카와 루지를 같이 광고하기에, 이 루지도 통영 바다로 빨려들어가는 느낌으로 타고 내려올 수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코스 중간에 바다가 보이긴 하지만 바다 쪽으로 내려오는 건 아니었다. 경치 감상보다는 놀이기구 타는 느낌에 더 가깝달까.

처음보다 두번 세번 탈 때가 요령이 붙어서 좀더 빠르게 내려올 수 있다. 속도는 10km/h 내외, 빨라야 20km/h 정도려나? 근데 겨울에 바람도 많이 불어 이 정도도 춥다. 겨울에 자전거 타는 걸 생각하면 될 듯. 루지 탑승장 앞의 노점 등에서도 장갑을 살 수 있고 아무튼 겨울에는 편의점에서 파는 목장갑이라도 가져가시길 추천한다. 나는 내 장갑이 있어 그걸 끼고 탔다.

코스는 커브와 경사가 반복되는 나름 다이나믹한 코스고, 현재도 추가 코스가 공사중이다. 세 번 연거푸 재미있게 잘 타긴 했지만 그렇게 감흥은 크지 않았다. 이거 탄 직후 운전대를 잡으니 커브길을 돌면서 루지 타는 느낌을 받았다는 게 부작용이랄까. 그런데 희한하게도 서울 와서 이게 더 생각이 나는, 개인적으로는 여운이 남는 어트랙션이었다. 나중에 혹시 또 통영에 올 일이 있고, 루지 대기가 길지 않다는 환상의 조합이 가능하다면 또 타 볼 듯?

...사실은 이곳을 보니 부산에도 루지 코스가 개장 예정이라는 언급이 있어, 한번 타본 통영 코스보다는 부산 코스가 더 궁금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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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타마 2018/07/03 14:57 # 답글

    루지 꿀잼! 제법 길이가 긴데... 너무 금방 끝나서(?) 아쉽더라구요. 사진찍는 곳에서 풀가속으로 가는 건 포기... 단차가 커서 날아갈 것 같던 ㅋㅋ
  • Tabipero 2018/07/07 22:00 #

    맞아요! 거기 꼭 날아갈 것 같더군요 ㅎㅎ 처음에는 살살 가다가 세번째에는 그냥 확 통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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