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답사 1번지 당일치기 - 강진 무위사, 영랑생가 ├광주, 전라, 제주

올해 마지막 포스팅이 될지, 내일쯤 하나 더 작성할지 모르겠네요. 의욕은 있으나 요새는 유튜브 보느라 시간을 많이 뺏기고 있습니다. 인터넷 생방송 편집본이나, 한국민속촌 등등...

지난 주말에는 미세먼지를 피해 남도답사 1번지 당일치기를 다녀왔다. 7년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지만 아무래도 상관업ㅂ다. 7년 전과 차이점이 있다면, 이날은 SRT를 이용해서 광주송정까지 갔다는 것. 5시 10분에 출발하는 호남선 첫차다.

열차는 ㅇㅅ, 익산, 정읍을 거쳐 1시간 35분만에 광주송정역에 도착했다. 제대로 졸 새도 없는 번개같은 속도였다. 올 때는 지제역 빼고 모든 역을 서는 1시간 55분이 걸리는 열차를 탔는데 역시 정차역 수에 따라 시간 편차가 심하다.

광주송정역. 지난 남도행에서는 밖에 나오지 않고 셔틀열차로 갈아탔었는데, 역을 나와본 건 처음이었다. 생각보다 역사가 커 보이지 않는데 KTX, SRT, 일반열차가 수시로 오가는 큰 역이다.

아침은 든든히 먹고 출발해야지 하는 생각이 들어 역 앞의 시장에 들러서 국밥 한 그릇.

영명국밥이라는 이름의, 수요미식회에도 나왔다는 곳에서 순대국밥을 시켰다. 이전 강릉여행에서 갔던 광덕국밥집은 닭육수 맛이 나더니 여기는 콩나물국 맛이 난다. 개인적으로는 '유사 순대국밥'이라고 표현하고 싶은데...물론 그렇다 해서 퀄리티가 떨어진다는 말은 아니다. 돼지육수 특유의 냄새에 거부감이 있는 분들도 부담없이 먹을 수 있을 듯. 건더기도 실해서 든든하게 먹고 여행을 출발할 수 있었다.

이날은 쏘카를 빌렸다. 하루 종일 탈 거라 사실은 기성 렌터카업체를 이용하는 게 나은 상황이지만, 이렇게 이른 시간에 연 렌터카 업체는 없다시피해서...광주에 왔으니 KIA(...) 프라이드를 이용하였다. 그러고보니 7년 전에도 프라이드였었지...아직까지 프라이드가 나온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쏘카는 기름값을 따로 받지 않는 대신(차내에 비치된 카드로 기름을 넣는다) 주행요금이 있다. 프라이드의 경우 km당 180원. 단점이라면 단점인데 연비운전 따위 쌈싸먹고 극단적으로 에어컨 빵빵하게 틀고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해 가며 운전해도 거리만 똑같으면 똑같은 요금이라는 거다. 나같은 경우는 차 배기량 자체가 크지 않고 신호가 거의 없는 국도를 주행하게 되니 연비운전이고 뭐고 고려할 필요도 없고 생각보다 연비도 잘 나오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신기했던 게, 쏘카 앱으로 차문을 열고 닫을 수 있다는 것. 

그렇게 도착한 곳은 강진 무위사였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부터 시작해서 이곳의 극락보전 이야기를 많이 하여, 실제로 어떨까 하고 찾아가 본 것.

덧붙이자면 예전에 강진에 갔을 때도 그랬고, 광주에서 강진으로 가게 되면 영암을 거치게 되는데, 영암읍 뒤에 펼쳐져 있는 월출산의 바위 모습이 장관이었다. 왜 군 이름이 영암(靈巖)인지 단번에 알 수 있었다. 오다가다 지나치기만 하였으니 사진이 없는 게 아쉽다.

사천왕문 양쪽에 있는 용머리가 귀여워 보인다.

이곳 극락보전은 조선 초기에 지어졌다고 하는데, 안동 봉정사 극락전을 떠올리게 하는, 다소 투박해 보이면서도 나름의 멋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봉정사 사진을 다시 꺼내보니 봉정사에 비해 지붕이 커 '가분수'라는 느낌을 주는데 그 모습이 소위 '남성성'과 엄숙함을 더하는 게 아닐까 하고 나름대로 해석해 보았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의 이 곳을 다룬 부분도 다시 읽어봤는데, 내 짧은 문장 실력으로는 뭐라 표현하기 어렵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

건물 측면과 뒷면을 찍어보았다. '주심포 맞배지붕' 양식이라고 하는데, 학생 떄 이런거 구분하는 방법 배웠는데 이미 다 까먹었다;; 아무튼 전국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당우임에는 틀림없다.

앞으로는 고목 세 그루가 있는데 여름 이후 이 나무들이 잎을 드리우고 있을 때도 멋지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옆에는 선각대사탑비가 있다. 고려 전기의 탑비라고 하는데 모습이 온전하게 보존되어 있다.

마침 방문한 전날이 동지여서 앞에는 팥죽이 놓여 있다.

앞에는 3층석탑도 있고

가기 전에 극락보전 모습을 한번 더.

어째 크리스마스 즈음하면 절집 순례를 하게 되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시간이 일러서 그런지, 나같이 크리스마스 즈음하여 절집 오는 사람은 없어서 그런지 항상 고즈넉한 절을 구경할 수 있었다.

그 다음은 강진읍내에 있는 영랑생가. 몰랐는데 이곳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 언급되어 있는 곳이었다.

중학교 1학년 국어책에 있어서 열심히 외웠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는 입시위주의 문학 교육이 오히려 사람들을 (특히 고전) 작품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데(그래서인지 왠지 고산 윤선도 유적지에는 발이 가지 않았다) 또 한편으로는 그런 것 아니면 시 한편 외울 기회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시를 외고 '이 시 참 아름답다' 하면 되지 '대부분의 시어가 울림소리로 끝나서 운율과 서정성을 살렸다'는 분석은 궁금한 사람 말고는 몰라도 되는 것 아닌가...?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개인적으로 문학서적도 아닌 문학 참고서 뒷쪽에 간단히 적혀 있던 김광규 시인의 '상행'을 좋아했다. 굳이 세상의 어두운 뒷면에 주목하지 말고 양지만을 바라보며 혹은 신경 끄고 살면 편하다는 교훈이 담겨 있다. 믿으면 골룸.

당시 남북관계 해빙 무드를 타서 그런 건지 놀랍게도 그 참고서에는 일제강점기 좌익 성향의 시도 몇 편 수록되어 있었는데, 무슨 시인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꼬뮌 전사들'이라는 시어를 봤을 때는 나름 충격을 받았다.

...여행 이야기 하는데 너무 나갔다.

영랑생가는 강진읍을 바라보는 위치에 서 있고, 생각했던 것 보다는 큰 규모지만 정겨운 초가집에 조경도 잘 되어 있으니 문학적 감성을 자극하는 좋은 곳인 듯 하다. 뭔가 급하게 훈훈하게 마무리하는 듯...

영랑생가 옆에는 세 동짜리 '영랑빌라'가 있는데 영랑생가를 구경하는 사람들이 이따금 거기에 차를 대는 모양인지 외부차량 주차금지라는 표지판이 크게 붙어있다.

그 뒤에는 김영랑, 정지용, 정인보 등 시문학파에 대해 알 수 있는 시문학파 기념관이 있으니 관심있는 사람들은 한번 들러보시길.

이 다음에는 원래는 대흥사에 들렀다 완도로 가려고 했다가, 바로 완도로 내려가기로 했다. 여행기는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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