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코츠월즈] 참 먼 성지순례 - Fosse Farmhouse(下) + Bibury 유럽, 미국 여행

이번 분기에 꼭 시노부를 닮은, 외국 문물을 좋아하는 히로인이 나오는 키라라계 만화가 애니메이션화된 기념으로, 이 포스팅을 한다. 믿으면 골룸.

(지난 포스팅)도 그렇고, 이런 외관 포스팅들은 모두 다음날 아침이 밝아 찍은 것들이다. 첫날 도착했을 때는 그야말로 어두컴컴해서 집 앞 불빛만 보이는 수준이었으니.

집 앞으로는 조그만 문이 나 있는데, 주차장은 집 옆쪽으로 있다.



전술하였듯 이곳에서 캐슬 쿰은 상당히 가깝다. 아침 일찍 눈이 떠져서 아침식사 하러 가기 전 캐슬 쿰 산책을 했다. 일요일 아침이라 주차공간에 여유가 있을 거라 생각하고 그냥 차를 몰고 갔었지만, 도보로 접근할 수 있는 지름길이 있다고 한다. 자세한 건 투숙하실 때 주인분께 문의하시길...

사진은 The Manor House라고 5성짜리 장*돌침대 호텔이다. 길을 헤매다 보니 어쩌다 이 호텔 부지를 한바퀴 돌게 되었다. 14세기에 지어져 영주(Lord)가 살았던 곳이라 하는데, 구글링해보니 의외로 그렇게까지 숙박비가 비싸진 않다. 한화 약 30만원 가량(비수기라 그럴지는 몰라도). 참고로 내가 묵었던 곳은 시노부와 앨리스의 방이 가장 비싼 방이었는데, 1박에 140파운드로 한화 기준 약 20만원 정도다. 시기에 따라 숙박비의 등락이 있을 수도 있으니 참고만 하세요.

영국 날씨가 일반적으로 꾸리꾸리한건 몰랐던 바는 아니지만 런던 시내에 돌아가니 날이 개어, 그런 날 여길 와봤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숙소 근처만 해도 이런 목초지가 계속해서 펼쳐져 있다. 이 사람들 농사는 안 짓나 하로 생각할 정도로. 겨울이라 농사를 안 짓는 걸 수도 있겠지만...

숙소 앞에는 이렇게 목마 한 쌍이 앉아 있다. 이런 목마를 타고 놀았던 적은 없지만(바퀴달린 말은 타봤을지도) 어렸을 적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녹슨 놀이기구(이런걸 뭐라고 하지?) 역시...'어릴때 놀았던 친구들 다 어디로 가고 나는 어른이 되어 버렸네' 하는 주제의 노래를 누군가 부르지 않았던가...? 여행스케치 같은...?

문 앞도 한번 찍어 보고...

어울리지 않게 일본식같아 보이는 풍령이 있어 신기해서 찍어 보았는데, 나중에 보니 이 풍령도 애니메이션에 충실히 재현되어 있었다.

이윽고 아침때가 되어 아침상을 받는다. 당연히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다. 이 B&B 주인분은 요리를 잘 한다고 들었는데, 이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의 장점이자 단점이 누가 하나 맛이 고만고만하다는 것이라, 예산을 좀 넉넉히 잡아 저녁을 먹는 게 나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머물 당시 저녁 식대로는 35파운드를 받았으니 만만찮은 가격이다.

케이온 런던 성지순례 같은 경우는 여행기가 있는 반면(이들은 사실 런던의 일반적인 관광지들을 둘러봤을 뿐이니) 이곳을 성지순례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드문데, 접근하기 힘들고 숙박비가 비싼 게 주요한 이유이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일단 차를 빌리려면 기본 만 21세 이상은 되어야 하고, 비용을 생각하면 좀 더 싼 B&B를 찾거나 도심지의 호텔을 찾아보는 게 일반적이겠으니.

이쪽은 옆방이자 앨리스의 방 모델이 되었던 Pink Room에 묵었던 일가족을 위해 차려 둔 테이블이다. 기억이 정확하다면 이스라엘계라고 하는데...물론 성지순례와는 일절 관계가 없는 분이지만 그래도 이곳에 곧잘 묵는 단골인 듯 하다. 

아이 아버지께 '여기서 운전하는 건 처음인데 사람들이 다 제한속도 따위는 쌈싸먹고 운전하더군요' 하니 그 분은 '현지인들은 어디 단속 카메라가 있는지 다 알고 있으니까'라고 답한다. 뭐 어디나 사람 사는 데는 다 똑같으니...렌터카 포스팅에도 썼지만 구글 내비의 가장 큰 단점은 카메라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실은 전날 이 일가족이 들어오기 전 주인분께서 살짝 이 '앨리스의 방'을 구경시켜 주셨다. 이분들은 어딜 갔다 오신 건지 밤 늦게야 들어오셨다.

다른 분이 머무는 방이라 속속들이 찍진 못하지만...이 정도?

체크아웃을 하기 전에 주인 아주머니께서는 차고 문을 열어 귀중한 물건을 보여주신다. 바로 애니메이션에 나왔던 그 차. 반 세기 넘게 달려왔고 지금도 현역인 차라고 한다.

오래된 차이니만큼 내부는 심플하기 그지없다. 이런 차는 스로틀도 수동으로 조절해야 하는 거 아닌가?! 클락션도 한번 울려본다.

숙소 관련한 사진은 여기까지다. 감상은 '금빛 모자이크 팬이 갔다면 정말 좋아했을 듯' 정도려나? 여기는 애니메이션 몇화에서 시노부가 뭘 한 데고 저기는 몇화에서 앨리스가...하는데 나도 애니메이션 본 기억이 가물가물한지라 따라가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_-;; 금모자에 관심이 없는 분들은 좀 더 접근성이나 가성비 측면에서 유리한 숙소를 찾으실 거라 생각한다. 케이온 성지인 Ibis Earl's Court는 런던 해당 지역의 규모있는 숙소로 가격도 나름 합리적이고 교통도 괜찮아 불특정 다수의 독자께도 추천할 만 하고 본인 역시 두번째 영국행에서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예약했었다만, 이곳은 역시 가격과 접근성 면에서 쉬이 추천하기는 어렵다.


참고로 앨리스와 카렌이 주로 뛰놀던 마을은 바이버리(Bibury)로 이 역시 코츠월즈의 대표적 관광 스팟이다. Fosse Farmhouse와는 약 30마일(50km)정도 떨어져 있는 마을로 바이버리에서 캐슬 쿰을 대중교통으로 오가기는 상당한 애로사항이 꽃피니 가능하면 렌터카를 이용하는 걸 권한다. 아니면 런던이나 옥스퍼드, 바스 등에스 출발하는 단체 투어를 알아보던가...

가이드북에는 '벌꿀색의 벽돌집'이라고 소개하는데 뭔가 한번쯤 와 보고 싶게 하는 절묘한 단어 선택이다.

이곳은 The Swan Hotel로 역시 바이버리에 위치해 있는 3성급 호텔인데, 2기에 나온 곳이라고 하고(돌아다녔을 때는 몰랐는데)

빨간 표시가 붙은 가게도 애니메이션의 배경이 되었다고 한다(이 근처 가게라고 할 만한 데가 저곳 정도긴 하지만). 들어가서 뭔가 기념품할 만한 게 없을까 하다가 사봐야 짐만 되겠지 하는 생각에 그냥 나왔던 기억이 난다.

원래 호텔 총평으로 끝내려고 했는데 뒤에 Bibury 사진을 몇 개 덤으로 끼워넣으니 어떻게 끝맺어야 할지 모르겠다. '코츠월즈로~오세요~1박~2일!!' 하고 맺어야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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