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15/完) - 프랑크푸르트 공항을 거쳐 집으로 유럽, 미국 여행

드디어 마지막!

여행 마지막 날이다. 좀 느지막히 일어나 짐도 싸고 수영장, 사우나 한 바퀴를 돈 후 아침을 먹고 11시 반쯤 길을 나선다. 체크아웃이 12시였던가...였을텐데, 이렇게 호텔에서 근 24시간을 충실하게 즐긴 적은 전에 없었던 것 같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비가 오락가락 하는 날이었다. 사진은 자그레브에 돌아다니는 여러 가지 전차를 찍을 겸, 교통정체도 찍을 겸...사진은 사실 사거리 신호대기 같지만 차량 정체도 곧잘 발생했다.

버스는 아마 30분 간격으로 다녔던 걸로 기억한다. 12시 정각에 출발하는 버스를 탑승하였다. 버스터미널 뒤에 공항버스터미널이 따로 있었고, 표는 기사님께 구입하였다. 공항까지는 약 30분 가량 걸린다고 했으니 14시 25분 비행기에 딱 맞는 시간이었다.

여행도 마지막으로 달려 가고 있다. 자그레브 국제공항. 최근에 만들어진 모양인지 깔끔하게 지어져 있었다. 공항 규모 및 물동량이 크다면 인천공항과 어깨를 견줄 만한 시설이 아닐까 싶었다. 히드로공항 5터미널 정도를 제외하면 내가 가본 유럽의 공항은 뭔가 다들 묘하게 연륜이 있어서...

공항 검색대 앞에 누군가 두고 간 Jana 물병. 크로아티아 여행의 끝과 함께, 이제 더 이상 Jana를 마실 일은 없다.

뭔가 기하학적으로 생겨서 한 컷. 공항 안은 한산하기만 했다. 시간이 너무도 남아서 남은 쿠나도 털 겸 커피숍에서 맛좋은 크로아티아 커피를 마신다(공항이라 ㅊㄹ할 거란 걸 알면서도...).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비행기는 정말 작았다. 봄바르디어 CRJ-900이라는데, 2x2 배열에 전석 79석(Seatguru 참고). 맨 처음 유럽에 갔을 때, 암스테르담에서 베네치아에 가는 비행기가 딱 이정도 사이즈였다고 기억한다. 게이트는 언감생심이고 탑승도 내장 계단을 이용해서...

1시간 반 정도의 짧은 비행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독일 맥주와 연어 샌드위치를 준 건 정말 좋았다. 병맥주가 있어서 오옷 이런곳에 병맥주가! 하고 시켜 마셨는데 병맥주처럼 생긴 깡통이었다(...) 그래도 독일 맥주 한번 마셔 봐서 다행이다. 아시아나는 국산 맥주밖에 없길래 진저에일만 시켜 마셨는데(진저에일은 알콜음료가 아닙니다!).

멀리 프랑크푸르트 시내가 보인다.

착륙 직전. 

착륙을 완료했는데도 어느 정도 대기해야 했는데 그 이유인즉 우리를 터미널까지 데려다 줄 버스가 도착하지 않아서(...) 거의 만석이라도 정원이 많지 않아, 굴절버스 한 대에 다 태우고 떠난다.

명실상부한 루프트한자의 홈그라운드...라는 느낌이다.

두브로브니크로 갈 때는 바로 옆 게이트라 30분만에 환승을 완료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버스를 타고 한참 공항 투어를 하는데다 내려준 곳이 인천행 비행기 게이트와 꽤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아마 갈 때 이정도 거리를 가야 했다면 공항 내를 전속력 질주해야 했을 거다.

한참 걷는다 싶더니 셔틀열차를 타야 한다고 한다. 이거 뭐 터미널이 같다 뿐이지...

셔틀열차를 탑승한 시점에 이미 30분이 경과해 있었고, 아직 환승 보안검색은 받지도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다행히도, 환승 연계시간은 3시간이나 되어 천천히 면세점 구경도 하다가 다리를 뻗을 수 있는 의자를 하나 차지해서 졸다 인터넷질도 하다 그렇게 시간을 때웠다.

사진도 그냥 심심해서 한 방...다행히도 비행기 지연은 없었다.

이날이 9월 2일로 9월의 첫 주말이 되어, A380 그 큰 비행기가 만석이 되었다. 탑승구에는 손님을 찾는 안내방송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었는데 아마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되는 거겠지...좋겠다...

옆에는 갈 때와 똑같이 두브로브니크로 가는 크로아티아항공 비행기가 서 있었는데, 기재는 달랐다. 올 때도 역시 2층의 F/G열로. 이번에는 내가 안쪽에 앉을 차례다. 좀 답답한 느낌이긴 한데 그래도 오는 길은 피곤해서 자다 멍때리다를 반복했으니 그리 바깥으로 나갈 일도 없고...

이런 여행기를 보면 항상 마지막을 인천공항의 '한국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라는 LCD 화면으로 장식하는 분이 종종 계시던데 사실 사진은 이게 마지막이고...무사히 한국에 도착하였다.



여행을 갔다 오니 이런저런 일이 많아 여행 기분도 좀 희석되고, 이제쯤 되면 두브로브니크가 어땠나는 사진을 봐야 기억할 수준이지만...그래도 가기 힘든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두브로브니크를 가서 숙원사업을 완료(?)하여 그 보람도 있고 아무튼 즐거운 여행이었다. 더운 것만 빼면! 아마 지난 추석 황금연휴에 두브로브니크에 갔으면 딱 좋은 시기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빼박캔트(...) 비수기일 것 같고.

동행에게는 이런저런 민폐도 끼치고, 반대로 내가 열받았던 적도 있었지만...역시 여행을 가면 사람 인성이 나오는구나 하는 걸 스스로 절감했다. 혼자 여행을 가면 무슨 결정을 하건 내 책임이라 잘못된 결정을 해도 탓할 사람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탓할 사람이 있어서 그렇게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이럴진대 여자친구와(있다면) 간다면 비슷하게 싸우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아무래도 수행을 좀 더 해야 할 듯.

그래도 갔다 왔으니 위 스샷에서 '어 내가 갔다온 데다'라고 반가워할 수도 있는 거 아닐까(...) 뭔가 외국 동경하는게 금모자의 시노 같다

중간중간 모바일로 작성해서 글이 짧은 게 몇 개 섞여있긴 해도 이정도 대작이 될줄 몰랐는데 15부작을 완결지은 것을 자축(?)하고자 한다. 이제 밀린 다른 여행기로 찾아뵙겠습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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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muhyang 2017/10/22 22:58 # 답글

    -ZAG 터미널 새로 지었군요. 이제 크로아티아에도 제트브리지로 탈 수 있는 공항이 (...)
    -Jana는 이마트 계열에서 국내 수입하고 있는 게 함정. 원한다면 살 수 있습니다.
    -확실히 국적사는 맥주가 문제... 엄청나게 친절한 표정으로 '카스 OB 하이트 있습니다 어떤 것으로 드릴까요'라고 물어오면 좌절감이 든단 말이지요. 조 전 부사장께서 술에는 별 관심이 없었던 듯.
  • Tabipero 2017/10/23 09:51 #

    - 에 다른 곳은 제트브리지가 없나요(...)
    - 딱히 야나가 마시고 싶은 게 아니라 크로아티아를 같이 한 친구같은 거라 ㅎㅎ 값이 싸다면 사 마시겠지만 수입생수가 쌀 것 같진 않네요...
    - 대한항공도 비슷할 것 같습니다. 외국맥주는 외국항공사에서 마시는걸로...
  • muhyang 2017/10/23 10:17 #

    ZAG in SPU out 했는데 양쪽 다 없었어요.
    거의 10년전 이야기긴 하지만 그 뒤로 ZAG 말고 어디 터미널 짓는다는 이야기 없었으니까 똑같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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