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벌교] 더없이 맑은 가을날, 쌍산재를 거쳐 벌교까지 ├광주, 전라, 제주


그 다음으로 가 본 곳은 쌍산재. 이런 곳에서 하룻밤 숙박해 본다면야 더없이 좋겠지만...아마도 만실이었을 듯. 녹두장군님 블로그에서 알게 되어 가 본 곳이다.

숙박객이 아니라도 집 구경을 해 볼 수는 있다. 다만 개인 가옥이라 집주인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대문에 핸드폰 번호가 적혀 있어 그 쪽으로 연락해서 허락을 구하면 되는 모양. 나는 전화할까 말까 쭈뼛쭈뼛 하던 사이에 주인분이 오셔서 안내를 해 주셨다.

이쪽이 들어가자마자 오른쪽으로 보이는 안채. 옆의 장독대가 인상적이었다.


안쪽에는 이 집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서당채가 있는데, 그 쪽으로 가기 위해서는 대밭 사이로 난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서당채가 있는 곳은 나무가 우거져 있어 전경을 찍기 어려운 바, 이 사진으로 대표 사진을 삼기로 한다. 연륜이 느껴지는 집이다.

서당 옆으로는 비교적 새 건물이 보이는데, 경암당이라고 한다. 서당을 운영하셨던 선조님을 기리기 위한 공간으로 지었다고. 더 자세한 가옥 배치나 정보 등은 쌍산재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길.

뒷쪽으로 영벽문이라는 조그만 문이 나 있는데 이 쪽에도 잠시 나가볼 수 있다고 하셨다.

문을 열어보니 바로 저수지가 보인다.

그 옆으로는 황금 들녘이.

문 門자를 꼭 중국에서 쓰는 약자처럼 써 놓아서 사진을 찍은 걸로 기억한다. 간체자라는 게 아주 근거없이 획수를 생략한 게 아니라...일본에서도 일부 폰트나 필기체 등에서 門자나 間자를 비슷하게 축약해서 쓴다는 사실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지리산 자락 아래 동네의 고즈넉한 한옥도 인상적이었지만, 단순히 구경하러 온 사람을 위해 집을 개방하고 안내해 주시는 그 정성이 대단하다고 느꼈다. 형태는 약간 다를지언정 접빈을 실천하는, 오늘날 몇 안 되는 '양반'이라고 해야 하려나.

여건이 된다면 한번 숙박해 보고 싶은 곳이다.

이제 다음 목적지로. 고흥이라면 당연히 순천완주고속도로로 진입하는 편이 빠르나, 구태여 섬진강을 따라 하동까지 가서 진상, 옥곡을 거치는 좀 돌아가는 경로로 남해고속도로로 진입한다. 이렇게 맑은 날 섬진강 드라이브 한번 안 해주면 섭하다. 덤으로 옥곡 새마을금고에서 여행자금도 좀 뽑고...

이날의 숙박장소는 '벌교소형관광호텔'이었다. 읍내에서 약간 떨어진, 중도방죽 옆에 나 있는 길 옆에 있는데, 2015년 네이버 거리뷰에는 공사중인 모습이 보이기에 지은 지 얼마 안된 줄 알았다. 시설은 깔끔한 모텔 내지는 호텔의 탈을 쓴 모텔과 비슷하다고 해야 하려나(물론 나쁜 뜻은 아니다.). 첫날 묵었던 곳과 비슷하거나 좀 나은 수준이다. 홈페이지에 가보면 알겠지만 온돌이나 단체실 등 여러 종류의 방을 갖춰 놓고 있다.

내가 묵은 방은 중도방죽이 보였다. 일본인 나카시마(中島)가 주도해서 만든 간척지 방죽이었는데, 조선인들의 피와 땀으로 만든 곳임은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소설 '태백산맥'에도 이 방죽이 언급되어 있다고 한다.

따로 중도방죽 사진을 찍지는 않았고, 2013년 겨울에 들러 찍은 사진으로 대신한다. 이때는 선암사에서 순천으로 넘어갈 때 길 옆으로 너른 억새밭이 있길래 차를 잠깐 세워 찍어 본 것이었다.

대략 이런 모습이다.

사실은 고흥을 한바퀴 돈 다음에 숙소를 잡아보려고 했었는데, 새벽부터 돌아다니자니 피곤해서, 일단 점심식사를 한 다음 이곳에 방을 잡아놓고 좀 쉬다 나가려고 한 것이다. 어차피 고흥을 오가려면 벌교를 거칠 수 밖에 없고, 작년의 고흥 여행에서 느낀 거지만 고흥에서 숙소 찾기도 마땅찮아 보여서...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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