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11) - 스플리트에서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으로! 유럽, 미국 여행


스플리트에서 플리트비체로 가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길을 나선다. 조식이 7시부터여서 조식을 먹지 못하는 게 아쉬울 뿐. 위의 사진은 가면서 본 철도역이다. 前 철덕이 아니었다면 이런 볼품없는(...)모습 찍지도 않았을 테지만...참고로 크로아티아의 철도망은 안습 그 자체라고. 그래도 자그레브-스플리트 간은 그럭저럭 탈 만 하다고 한다.

아침 일찍 나가는 데 사소한 문제가 있었는데, 우리가 나가는 시간(6시 40분 가량) 너무도 일찍이라, 프론트에 아무도 없었던 것. 좀 기다리니까 아침식사를 준비하던 직원(가족 운영 호텔이라니 정말 가족일지도 모르겠다) 한 분이 올라오시더니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아마도 원래 프론트 일을 하던 분을 부르시려는 듯. 그게 어찌 잘 안 되었던 모양인지, 아마 숙박비는 100유로 정도 될 거라고 하시며 그냥 현찰로 100유로를 받고 보냈다. 정식 영수증 같은 건 없었지만, 뭐 내가 어디 제출할 것도 아니고 괜찮겠지.

사실 이런 상황을 예상하고 호텔에서 들어왔을 때 프론트 직원에게 다음날 일찍 뜨게 될 것 같다고 이야기하려고 했었는데, 역시 시간이 10시가 가까워지니 밤에도 프론트에 사람이 없었다(...) 규모가 크지 않은 호텔이니 굳이 24시간 사람이 상주할 필요를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페리 터미널 근처이자 기차역 옆의 좀 허름하게 생긴 건물이 버스 터미널이다. 

전날 호텔 프론트 직원(인지 사장님인지)이 꿀팁(?)을 이야기해 줬는데, 표를 매표소에서 끊지 말고 차에서 차장에게 끊으라는 것이다. 터미널 소속 회사가 아닌 다른 회사의 버스표를 끊으려면 별도의 수수료가 든다고. 예를 들면 KD소속 안동터미널에서 경북고속 표를 끊는다던가, 금호소속 유스퀘어에서 중앙고속 표를 끊으면 수수료를 별도로 받는 식(우리나라는 터미널업자와 버스사업자가 다르더라도 가격 차별은 없지만). 

그리고 이동네 버스는(오스트리아에서 체코로 넘어가는 버스도 그랬는데) 차장을 별도로 두고 있다. 표도 끊어주고 필요할 때 운전교대도 하는 듯 하다(실제로 교대하는 모습은 못 봤다). 한 버스에 두 명이나 태우면 곧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텐데, 버스 정원이 우리나라보다 많아서 그걸로 커버가 되는 건가 싶다.

암튼 그래서 매표소에 가지 않고 바로 차장에게 갔는데, 차장은 매표소에 가서 끊으란다(...) 케바케인 걸로. 아마도 터미널 사업자와 같은 회사의 버스일 수도 있고. 나중에 보니 인터넷에서 예매한 가격보다 싸긴 하다. 편도 150쿠나던가...

참고로 이곳 매표소는 카드를 안 받는 듯 하다. 플리트비체에서 자그레브로 가는 버스는 차장이 카드 단말기도 갖고 있던데...

중간 휴게소 사진을 분명 찍었던 것 같은데 안 찍은 듯...사진은 휴게소의 '마르셰'에서 몇 개 집어서 먹으며 찍은 거다. 소시지는 꼭 생긴게 뭣같지만 나름 괜찮은 맛이었고, 무엇보다 커피가...ㅠㅠ 휴게소의 커피가 뭐 그리 존맛인지!

버스기사(라고 생각되는데 맨 뒷자리에 앉아서 기사인지 차장인지는 분간이 안 간다)가 중간 정류장에 정차할 때 영어로 플리트비체까지는 아직 멀었고 휴게소 도착하면 깨워준다는 식으로 방송을 했는데, 영어가 아주 유창하다. 외국인밖에 안 탄 것으로 판단을 했는지 방송은 시종 영어로 나왔다.

휴게소에서는 약 25분간 정차. 그 동안 사진의 먹을걸 아침식사 삼아 먹었다. 왼쪽은 디저트. 패스츄리에 초코와 크림을 집어넣은 거라고 해야 하나...맛은 뭐 나쁘진 않았다. 역시 크로아티아에서 기억에 남는 건 커피맛밖에 없다.

플리트비체 주변 지도인데, 이 버스는 남쪽에서 접근함에도 특이하게 Gate 1에서 맨 먼저 정차 후 Gate 2, 예제르체 마을 순으로 남하한다. Gate 1에는 안내원이 탑승해서 관광객들이 어디에 내려야 하는지 문의를 받고 Gate 2까지 동행한다. 같이 탄 안내원 분께 우리 숙소를 알려주며 Gate 2에서 내려야 하냐고 물어보니, 그 다음 정류장(지도의 '예제르체 마을' 이북)에도 선다고 해서 다행히도 큰 고생 안하고 숙소 근처에 내릴 수 있었다.

사실은 휴게소에서 숙소에 전화를 걸어, Gate 2에서 픽업해 줄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주인 아주머니같아보이는 분이 영어를 잘 못하신다. 대충 중학교 1학년 수준(내 때는 정규 교과 과정상의 영어는 중학교때부터 배웠었다. 요새로 치면 초등학교 고학년 수준이라고 해야 하려나)의 영어를 구사한다고 생각하면 될듯. 아무튼 픽업해 주는 것 같긴 한데 확실하지도 않고 그런 상태로 왔었다.

아무튼 그리하여 도착한 곳은 플리트비체의 숙소인 Guest House Slavica였다. muhyang님께서 '민박에도 별을 붙이는 나라 몇 없다'고 하셨는데 바로 그 민박의 별. 3성급 민박이다.

이곳 플리트비체는 국립공원 입구 근처에 정말 손에 꼽을 만큼의 호텔이 있는데 이 곳이 아니면 선택지는 주위 마을에 있는 민박 정도다. 그나마도 대부분 체크인 시간이 저녁 6시, 늦어봐야 8시인 와중 이 곳은 체크인이 10시까지라서 선택한 게 가장 크다. 원래 계획은 이곳에 저녁에 도착해 다음날에 공원을 둘러보기로 한 것이기 때문. 다음날 비가 온다고 해서 계획을 좀 무리해서 당긴 것이다.

사실 이 민박, 시설이 썩 좋진 않다. 매트리스도 군데군데 꺼져 있고 에어컨도 없이 선풍기뿐이다. 이곳은 여름에도 밤에는 15도 정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에어컨이 없어도 되긴 하는데, 문제는 벌레가 들어올까봐 창을 열지 못했던 것. 객실은 2층이고 화장실은 1층에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것 같은데 다른 사람을 보질 못했으니 우리 객실 전용인 것 같기도 하고...아무튼 공용 공간을 거쳐야 하니 속옷 차람으로 이용할 수 없다는 건 확실하다.

게다가 아까도 이야기했듯 영어가 잘 안 통한다! 그나마 이집 아저씨는 영어가 좀 통했다. 뭐 관광객 상대하는 사람들이 꼭 영어를 해야 한다는 법은 없지만(아쉬우면 우리가 크로아티아어를 배워야지...), 이때까지 당연히 통하던 영어가 잘 안 통하니 그 점은 좀 당황스러웠다.

다만 이런 단점을 커버하는 게 주인 내외분의 친절함과 '정'이었다. 말은 잘 안 통하지만 성의껏 대접하고 있다는 건 잘 전해져 왔다.

아침에 가니 아주머니(할머니?)가 청소를 하고 계셨는데 청소 중이니 기다리라고 하셔서 뻘쭘하게 서 있다가, 마침내는 구글 번역기의 힘을 빌려 '우리 일단 나갔다가 저녁에 올게요'를 영어로 입력해서 크로아티아어로 번역해 아주머니께 보여드리고 나갔다.

...나가던 와중에 아주머니께서 부르시더니, 좀만 기다리면 차가 와서 Gate 2까지 태워 주실 거라고 했다. 혹시 차를 가지고 가셨던 분은 이때까지 우릴 기다리고 있었던 건 아닌지. 말이 안 통하니 꼬치꼬치 캐물을 수도 없고 좀 답답했다. 차를 몰고 오셨던 분도 역시 영어는 정말 간단한 수준만.

아무튼 그리하여, 정오경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플리트비체 공원에서의 트래킹 계획 역시 동행에게 일임했다. 사실 세 번의 열받았던(...) 경험을 제외하고는 졸졸 잘 따라다녔다. 가끔씩은 이렇게 믿을 만한(?) 가이드르르 따라 다니는 것도 나쁘지 않다.

사진의 코끼리열차(?)를 타고 고지점까지 가서 내려가는 루트. 나는 설악산 등산 같은 걸 생각했는데(주인장은 등산 공포증이 있습니다)등산보다는 트래킹에 가까운 느낌이었다.

물이 정말 맑았다. 어디선가 봤던 크로아티아인이 크로아티아는 물이 좋아 맥주도 좋다는 말을 들은 적 있었다. 

먼 발치에서 폭포가 보이길래 열심히 찍었는데,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계속 이렇게 크고 작은 폭포群을 보면서 걷게 된다. 초반의 장황한(?) 서설에 비하면 별로 코멘트 할 게 없네...

성수기의 플리트비체는 꼭 단풍철 설악산마냥 줄서서 트래킹하게 된다고 하는데, 어느 정도는 그 말이 맞았다. 주로 포토 포인트나 교행이 발생하는 지점 등에서 정체(?)가 발생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사진이 국립공원 상부 쪽에서 제일 잘 나온 사진이라고 생각하는데...이 사진을 대표사진으로 했어야 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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