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4) - 두브로브니크 스르지 산 전망대 유럽/미쿡 여행

저녁의 플라차 대로는 낮보다 훨씬 붐빈다. 이때 무슨 축제를 한다고 큰 광장에 무대를 만들어 놓고 무슨 공연을 하고 있었다.
사실 크게 관심도 없고, 쓱 찾아보니 그리 먹고 싶은 저녁거리도 딱히 없어서 빵집에서 샌드위치와 빵 몇개를 사고 계단참에 있는 수퍼(Konzum은 아니었다)에서 물을 한통 더 사서, 계단을 한참 올라가 숙소로 돌아갔다.


맥주하고 처묵...처묵... 이 사진 찍은 시각이 22시였는데 그럼 23시경 잔 게 되네...

다음날 할 것은 두브로브니크 머스트 두 리스트 그 두번째인 스르지 산 정상 올라가기였다. 좀 여유가 있었기에 9시 반쯤 되어 스르지 산 케이블카를 타러 나선다. 이미 숙소가 성 북쪽에 있었기에, 케이블카 타러 가는데는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스르지산에 오르니 한 눈에 보이는 두브로브니크 성 전경. 케이블카 상부역 전망대에 유난히 시끄러운 그룹이 있어 봤더니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이었다. 중국인 관광객 매너없다고 뭐라 하지만 이 광경을 보면 우리가 뭐라 할 수준은 안 될 듯...

사족이긴 한데 두브로브니크는 다른 크로아티아 본토와 뚝 떨어져 있다. 중간에 네움이라는 해안 도시가 있는데 거기가 보스니아 땅이기 때문. 뭔가 복잡한 어른의 사정이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스플리트에서 두브로브니크간을 오갈 때는 국경에서 여권을 검사한다고 한다. 듣자니 입국심사라고 할 만큼 철저하지는 않고 그냥 여권만 확인하는 정도. 나는 두브로브니크에서 바로 선편으로 흐바르로 넘어갔으니 경험해보진 않았지만.

보스니아는 크로아티아보다 물가가 싼 편이라 (특히 일정이 빡빡하고 단가를 낮춰야 하는) 단체여행 같은 경우 네움에 호텔을 잡아놓고 거기서 두브로브니크를 오가는 모양이다. 숙박까지는 아니더라도 버스를 타고 가다 버스가 들르는 네움의 휴게소에서 본격적으로 보급을 하는 사람들도 있는 듯. 단체관광객 하니까 갑자기 생각나서...

뒷쪽에는 조금 황량한 산이 펼쳐져 있는데, 다들 바닷가쪽 두브로브니크 성을 찍는 가운데 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유일한 무리가 있었으니 아까 그 한국인 단체 관광객들이었다.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 산 좋아하는건 알아줘야 한다.

뒷쪽으로는 요새가 하나 있었는데 크로아티아 독립전쟁을 테마로 한 박물관 같았다. 크로아티아라는 나라 자체가 91년에야 생겼는데(그 전에도 유고 '연방'의 한 지역이었으니 '생겼다'는 말 자체에 어폐가 좀 있는 것 같지만), 독립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고, 이 두브로브니크도 포격의 대상이 되는 바람에 위험에 처한 세계문화유산 반열에도 올랐었다고 한다.

케이블카 상부 역 기준 동쪽으로 카페 겸 레스토랑이 있는데, 거기서 커피를 시켜 먹었다. 사진은 보시다시피 크림 커피(비엔나라고 봐야 하려나)인데 가격은 30쿠나대로 기억.

크로아티아에서 인상적이었던 건, 커피가 정말 맛있었다는 거다. 이런 전망 카페를 가나, 휴게소를 가나, 아무튼 아무데나 들어가도 맛이 괜찮았다. 향토 음식으로 유명하다는 음식점도 사실 맛은 그리 인상적이진 않았는데, 커피 맛은 아직도 생각이 난다.

잘만 잘라서 보정하면 가이드북 표지에 나올 것만 같은 멋진 풍경이다.



사실은 처음에 케이블카를 탔을 때 편도만 구매하였다. 편도가 85쿠나, 왕복이 140쿠나였기에 돈도 아낄 겸 운동도 할 겸 겸사겸사 그리 하였다. 등산로는 찻길까지 갈짓자로 나 있다. 등산로 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케이블카 줄이 보이지 않는 멋진 촬영 포인트를 잡을 수 있고 두브로브니크의 전경을 보면서 내려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제일 큰 문제는 이 등산로가 거의 땡볕이라는 것.


뭐 대략 이런 풍경이다. 이 풍경을 위해 희생한 게 많긴 하지만(...) 땀으로 샤워를 하고 내려갔다. 다른 분들께 이 경로를 추천하느냐 하면 나는 그냥 왕복 케이블카를 이용하시라고 말씀드리고자 한다(...)

뭐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긴 한데 이 길을 오르내리는 사람들은 거의 서양인이었다. 첫 여행기에서 언급한 Jana 1.5l짜리 물통을 짊어지고...

모바일로는 사진이 10개밖에 첨부가 되지 않아 이번 여행기는 비교적 짧고, 어쨌건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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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Hyth 2017/09/17 14:10 # 답글

    '가이드북 표지에 나올것만 같은' 풍경은 가운데 케이블카 기둥이 아쉽군요;;
  • Tabipero 2017/09/17 14:59 #

    옆쪽에 전망대가 있는데 그쪽에서 찍어야 할 것 같습니다 ㅎㅎ
  • enat 2017/09/29 22:42 # 답글

    산을 배경으롴ㅋㅋㅋㅋ 다들 등산복 입고 계셨으려나요ㅋㅋㅋㅋ
    마지막 사진은 일부러 걸어서 내려가서 볼법한 풍경이네요! 바다 절벽이면 나름 바닷바람 불어올테니 걸어도 괜찮을 것 같다는 또 모니터 밖에서나 할법한 생각을 하며...
  • Tabipero 2017/09/29 23:05 #

    의외로 등산복 입은 사람의 비율은 그리 크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풍문으로 듣기로는 어느 패키지 투어의 안내문에는 등산복을 지양하라는 지침이 있었다고 하는데, 옷 선택이야 개인의 자유일 테고 사실 그 빡센 일정 소화하는데는 편하고 기능적인 등산복만한 게 없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전 등산복이 없어서 얼마나 기능적인지 잘 모르겠지만(...)

    스르지 산 걸어내려가는 것도 지금같이 좀 선선해지고 시즌도 막바지를 향해 갈 때가 딱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여름은 너무 더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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