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기행(4) - 여행의 하이라이트, 향일암과 하모유비끼 ├광주, 전라, 제주

이글루스 앱이 나왔다는데 여전히 임시저장은 안되는군요 ㅠㅠ업뎃했더니 잘 되네요...친히 댓글까지 달아주신 영자님 감사...

다음날 아침 4시 반에 알람이 울렸다. 보통 여행 오면 아침에 곧잘 일어나는 편임에도, 전날 피로가 쌓였던 탓인지 머리도 아프고 좀처럼 일어나기 힘들었다. 아마 동행이 없었으면 그대로 다시 잠에 들었을 듯. '어제 아침에 가봐서 아는데 수평선에 해가 뜰 가능성은 한없이 낮다'고 뻗대다가 그래도 결국 일어나 나왔다.

하지에 가까운 날이었기에 이날의 일출 시간은 새벽 5시 15분이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향일암까지 올라가는 시간을 생각하면, 4시 반이라는 알람 시간 설정이 일출에는 늦은 거였던 것이다. 아무튼 서둘러 차를 몰고 향일암으로 향했다. 예상 외의 소득이라면 매표소가 문을 열지 않아 입장료를 내지 않아도 되었던 것. 주차장도 일부러 군부대 앞 무료 주차장에 대었지만 타워형 주차장도 차단봉을 전부 올려놓고 있었다.

예상대로 해무가 끼어 수평선에서의 일출은 보지 못했지만, 동이 터오는 모습은 볼 수 있었다. 도량에서 맞는 동틀녘은 동해 바닷가에서 보는 모습과는 또 다르다.


햇빛을 바로 받아 빛나 보이는 대웅전. 사실 이 대웅전은 2009년에 화재로 소실되어 다시 지었던 전력이 있다.

사람들이 꽤 많이 있는데 이 때가 새벽 6시도 안 된 시간이었다. 하지가 가까운 날이라 꽤 빡센(?) 날을 잡아서 온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를 했었다. 봄가을이면 한 시간 정도 더 잠을 자고 왔어도 되었는데.

그 위에는 관음전이 있다. 누가 정했는지는 모르지만 전국 4대 관음 기도처 중 하나라고.

이곳이 대웅전보다 위치가 높은지라 일출 기념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많은데, 한 단체 관광객들이 소란을 피우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한 아저씨는 기차화통을 삶아먹었는지 큰 소리로 작은 도량 안에서 쩌렁쩌렁 소리를 지르고 있고...여느 산 정상이나 바닷가 같으면 거 참 시끄럽군 하고 말 일이지만, 이 곳은 어찌되었건 스님들이 수행하는 도량이다. 가끔 인터넷 뉴스의 댓글을 보면 '정몽주니어 1승', '우리가 중국인 매너없다고 나무랄 게 없다'는 표현이 있는데 딱 그 모양.

다행히도 그 분들은 금방 내려가신다. 여행의 해방감이라는 건 이해하지만, 때와 장소를 좀 가리셨으면...

6시가 가까워지자 독경 소리가 울려퍼진다. 관음도량이라 그런지 관세음보살을 외고 있는데 이게 뭔가 묘한 중독성이...




아무튼 꼴불견 관광객으로 인해 잡친 기분이 정화된다...

곁다리 이야기지만 이 유튜브 영상을 보면 지리산 화엄사 독경이라고 하는데, 이 암자는 화엄사의 말사라고 한다.

첫번째 사진하고 같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실은 관음전 표지판 밑에 비슷한 구도로 찍은 사진이 붙어 있길래 한번 따라해 보았다.

참...이 미천한 서술 실력으로 이 곳에서의 감상을 어찌 표현해야 할 지 모르겠다. 아무튼 여수에 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관광지 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1년 전에 여수에서 숙박까지 해 가며, 다음날 비가 안 오면 새벽에 이 곳에 들르리라 이야기 했었는데 결국 일기예보는 틀리는 일 없이 큰 비가 왔었기에 그 길로 그대로 올라온 기억이 있어, 나와 동행에게는 더욱 각별한 의미가 있었다.

관음전에서 있다가 다시 대웅전이 있는 쪽으로 내려오니 시간은 6시가 넘어가고, 해는 그새 꽤 올라와 있다. 

종각 아랫쪽에 해를 바라보고 쉴 수 있도록 탁자와 의자가 몇 놓여 있었는데 거기서 좀 쉬었다 출발하기로 했다. 사진의 1/3지점에 있던 예인선이 햇빛이 비치는 곳(사진의 1/2지점)까지 이동하면 일어나자고 했었는데, 그게 바지선이 1/2지점에 왔을 때까지로 미루어지고, 결국에는 예인선이 사진의 2/3지점까지 갔을 때야 일어나게 되었다.

어떻게 잘 찍어보려다가 각이 잘 안 나와서 그래도 한번 찍어본 사진.


향일암으로 향하는 길은 두 가지 길이 있는데, 한쪽은 계단길이고 다른 한쪽은 차량이 올라갈 수 있을 만큼 닦아놓은 경사로다. 올라갈때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계단길을 택했지만, 내려갈때는 전혀 서두를 필요가 없으니 경사로로 터덜터덜 내려간다. 그러다 뜬금없는 코스모스밭이 보인다.

이곳에서 동행이 좋은 카메라로 인생사진을 찍어줬는데, 나중에 큰 모니터로 다시 확인해보니 얼굴 상태가 영 좋지 않다. 포토샵 능력자에게 뽀샤시같은걸 좀 맡겨야 할 듯(...)

사진에서 향일암을 찾아보세요!

사진 찍은 곳이 우리가 차를 대었던 무료주차장. 아침 일찍 도착한 관광버스 몇 대도 이 곳에 차를 대는 행운을 누렸다. 사실 관광버스는 여기서 1km인가...그 이상인가...꽤 떨어진 곳에 대게 되어 있다. 들어가는 길이 좁은데다 차를 돌릴 곳도 마땅치 않기 때문.

그리고 중턱에 있는 복층 주차장이 시에서 조성한 주차장. 대중교통을 잘 조성하기 애매하다면 이렇게 시에서 나서 주차난 대책을 세워주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1시간 무료라고 쓰여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전날 갔던 오동도 앞 주차장과 비슷한 임율인 것으로 보인다(1시간 무료, 10분 초과시 200원).

그 밑에 있는 카페는 이른 시간임에도 문을 열고 있었다. 문만 열어놓고 영업 준비를 하는 건지, 실제로 영업하는 건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무서워라(...)

오는 길 중간에서 찍어본 사진.

게장골목에 있는 게장백반집의 대부분은 8시 반~9시 사이에 오픈하지만, 일단 우리는 개중에는 좀 일찍 여는 데도 있겠지 하고 대책없이 가 보았다. 역시나 대부분의 게장백반집이 문을 열지 않은 가운데 한 백반집이 아침부터 사람들로 북적대고 있어서(8시경에 제대로 영업을 하고 있는 거의 유일한 식당이었다) 선택의 여지 없이 들어갔다.

전날 게장백반집의 사장님께는 미안하지만 전날 백반집보다 훨씬 맛있었다. 입천장 까지는줄도 모르고 먹다가 간장게장도 한번 리필해 먹었다. 동행은 밥도둑이란 명성에 걸맞게 한그릇 더 시켜먹었다만, 나는 과식을 하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었다. 그 이유는 나중에...

사진이 없는 이유는 좋은 카메라를 갖고 있는 동행을 믿었기 때문. 하지만 아직 사진 정리가 덜 된 모양이다(...)

사진이 지난 포스팅과 같은 건 기분 탓일 테고, 아무튼 9시경 호텔로 돌아와서 다시 잠을 청했다가, 체크아웃 시간인 11시 간당간당하게 나왔다.

그 다음의 여정은 여수 기행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하모 유비끼'를 먹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아침에 간장게장도 조절해서 먹었던 것이었다.

'하모 유비끼'를 풀이하자면 '갯장어 샤브샤브'다. 보통 여름철이 제철이라 한다. 정확히 말하면 7~8월이 제철이고 가을로 가면 더 굵어지는 대신 가시가 억세진다나. 이 소위 하모 유비끼 '맛집'이 바로 호텔에서 바로 보였던 골프장 섬에 있던 것. 사실은 여수 시내에도 분점이 있긴 하지만, 그 배 타고 간다는 맛이 있는 거니까.


롯데마트 근처에 있는 국동항에서 배를 타고 가는데, 배 돌리는 시간을 합해도 대략 10분 정도면 도착하는 가까운 곳이다. 배는 두 대가 수시로 왕복하고 있으며, 뱃삯은 왕복 2천원으로 육지에서 섬으로 갈때 일괄적으로 받는다. 어차피 섬에 들어가는 사람이나 가나는 사람이나 이 배를 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섬을 나갈 때는 별도의 검표도 않는다.

대합실이 있긴 한데 뱃삯을 선내에서 받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 말 그대로 그냥 기다리기만 하는 곳.

차량도 들어갈 수 있고 역시 도선료는 왕복으로 받는다. 이곳은 최대한 많은 차량을 배에 싣는 게 목적이 아니라 신속하게 승선/하선하는 게 중요 목적 중 하나기에 소형차 기준으로 배 안에서 한번 유턴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작은 회전로를 선미에 만들어놓은 것이다.

잘 먹고 나와 간발의 차이로 놓친 배인데...이 배는 숫제 앞뒤 대칭으로 되어 있어서 배를 돌릴 필요도 없고, 차도 들어온 곳의 반대쪽으로 나가면 된다.



이 정도면 육지에서 다리를 놓아줘도 될 것 같은데 교통량도 그리 많지 않은데다 출입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관광객이나 골프객인 이상 아무도 그걸 바라지 않을 듯...참고로 경도 주민들은 무료로 이 배를 탈 수 있다고 한다. 차량 도선료도 반값이니 그냥 고속도로 톨게이트 한번씩 지난다고 생각하면 편할지도.

선착장 바로 옆에 위치한 곳이 하모로 유명한 식당이라는 경도회관이다.

일단 경치에서 가산점 먹고 들어간다. 시원한 맥주 한잔 하고 싶은데 꼭 차를 가지고 오면 그 반동으로 마시고 싶단 말이지...

보통 하모유비끼 한판(?)은 3명이 넉넉히 먹을 수 있는 분량으로 10만원이다. 2인분은 7만 5천원에 팔고 있다. 사진은 2인분. 결코 만만한 가격은 아니다. 

이렇게 칼집을 내놓은 장어를 5초 가량 육수에 데쳐 먹는데, 데치면 칼집을 낸 부분이 부풀어오르면서 하모가 꽃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비주얼에서 또 먹고 들어가는 것이다.

이모님께서 같이 나오는 부추를 데쳐 먹으라고 하시는데 일단 처음은 그냥 하모만 데쳐 먹어본다. 간장만 찍어 입에 넣었는데...

존 맛



비리지도 않고 이 쫄깃한 식감...고창에서 복분자주와 장어 구워먹었던 이후(이쪽은 풍천장어)로 오랜만에 장어에 감동을 느꼈다.

결국 몇 번을 이 하모만 데쳐 먹다가 좀 질릴 듯 하자 다른 채소와 싸 먹기 시작했다. 여러분 하모유비끼 드세요 두번 드세요...라기에는 좀 비싸지만. 숙박비를 좀 줄여서라도 한번쯤 먹어보라 권하고 싶은 맛이었다.

그렇게 감동하며 대경도를 떠난다. 이제는 여수를 떠날 차례다. 다음 행선지는...(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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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anchor 2017/06/28 10:57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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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맙습니다!
  • Tabipero 2017/06/28 12:11 #

    업뎃했더니 잘 되네요(긴글쓰기는 잘 안되는것 같지만 좀더 확인해보고 보고할게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ㅠㅠ
  • 이글루스 알리미 2017/06/30 10:15 # 답글

    안녕하세요, 이글루스입니다.

    회원님의 소중한 포스팅이 6월 30일 줌(zum.com) 메인의 [이글루스] 영역에 게재되었습니다.

    줌 메인 게재를 축하드리며, 게재된 회원님의 포스팅을 확인해 보세요.

    그럼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 Tabipero 2017/07/02 13:27 #

    감사합니다~
  • enat 2017/07/20 23:19 # 답글

    향일암의 일출!!!!!
    저도 대학생 때 향일암으로 일출을 보러 간 적이 있었는데, 그 때가 대웅전이 화재로 소실된 때였었어요 ㅠㅠ 게다가 아침 일찍 일어나서 택시까지 탔는데도 구름이 잔뜩 껴서 해를 못봤더랬죠. 이래저래 웃픈 기억이 가득한 향일암... 저도 언젠가 다시 향일암 일출에 도전하는 때가 오겠죠...

    어떻게 잘 찍어보려다가 각이 잘 안 나와서 그래도 한번 찍어본 사진 >> 요 사진은 각이 안나오셨다곤 하셨지만 멋집니다.

    하모유비끼를 드신 뒤의 감상 짤방을 보고 반드시 먹으리라 다짐했습니다. 덕분에 여수에 또 갈 일이 생겨서 기쁘군요!!!!
  • Tabipero 2017/07/20 23:52 #

    그때 아직 대학생이셨군요...뭔가 부럽습니다(?) 생각보다 일출 보기가 쉽지 않죠. 특히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는 건...군에서 해안 경계를 했던 동행의 말에 의하면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일출 보는 건 일년에 손에 꼽는다고 하던가...

    종루 사진은 그냥 올려본 사진인데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모유비끼는 정말 감동이었는데 포스팅 본문에도 있듯 하모는 철이 있고 가격도 좀 세서 그런 부분은 감안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여름철에 맥주 한잔 시켜놓고 같이 드세요! 전 담에 차를 안 갖고 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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