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기행(3) - 여수 노블호텔, 오동도, 빅오쇼 공짜관람(?), 여수EXPO역 ├광주, 전라, 제주


신기항에서 다시 돌아가려면 북쪽을 향해야 하지만, 그 대신 나는 남쪽으로 향해 해변도로 드라이빙을 좀 더 즐긴 후 향일암 근처에서 다시 돌아오기로 했다. 남쪽을 향하려면 어쩔 수 없는 것이, 근방에 밥 먹을 데가 마땅치 않다. 향일암 들어가는 길의 식당에서 해물된장찌개로 점심을 해결하였다. 그렇게 인상적인 맛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아무 데나 들어간 것 치고는 나쁜 맛도 아니었다. 전라도 음식의 상향 평준화라고 해석하면 되려나...?

사진은 그 후에 들른 카페였다. 토요일 낮인데도 카페에는 사장님 지인으로 보이는 몇 분을 제외하고는 나 뿐이었다. 커피를 직접 로스팅한다기에 커피를 한번 마셔보고 싶었지만 좀 있다가 오침을 즐길 예정이라 스무디를 사서 천천히 바닷가 구경을 즐겼다.

역시 내 발로 하는 바닷가 구경도 좋지만 가만히 앉아 쉬면서 하는 바다 구경이 편하다.

호텔 체크인 시간이 오후 3시였기에 그 때까지 시간을 떄우는 목적도 조금 있었다.

오후 3시쯤 설렁설렁 바닷가를 따라 북상해서, 예약해둔 호텔로 향했다. 호텔 이름은 '노블 호텔(홈페이지)'. 관광호텔 등급인 듯 하다(나무위키에서 주워들은 지식이라 어디까지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호텔'이라는 이름을 모텔급에서 써도 별 문제가 없는 반면 '관광호텔'이라는 이름은 별도의 인증을 받은 곳만 쓸 수 있다고). 올 초에 개업했다고 하는데, 역시 개업한지 얼마 안 되어 그런가 깔끔하다. 냉장고 옆에 설치되어 있는 정수기도 관리가 잘 되어 있어(투숙한 지난주에 필터 교체를 한 기록이 있었다) 안심하고 물을 마실 수 있었다. 방을 트윈룸으로 예약한 이유는 나중에 동행이 합류하기 때문.

내가 이 호텔을 예약한 또 하나의 이유는 객실에서 바다가 바로 보였기 때문(예약 사이트에서 '오션뷰'인지 확인 필!). 탁 트인 바다가 아니라 여수반도에 둘러싸인 내해이긴 하지만 산과 바다가 조화된 모습이 또 좋다. 바다 가운대의 섬은 대경도라고 하여 섬의 대부분이 골프장이다. 다음날 이곳에 '하모 유비끼'라 부르는 갯장어 샤브샤브 요리를 즐기러 건너가게 된다.

뭐 그리하여...첫날 잔 모텔의 약 3배 가격을 주고 숙박하게 되었지만...돈값은 하는 곳이었다.

샤워를 하고 쾌적하게 낮잠 한판!

일어나서 저녁을 먹어야겠다고 생각해 봉산동의 게장 골목으로 향했다.

게장 정식...다 좋은데 1인분이 안 되는 곳이 종종 있었다. 요행히도 1인분이 되는 곳을 찾아 저녁 식사를 했다. 역시 전라도라 반찬도 잘 나오고(이렇게 반찬 많이 나오는 곳은 많이들 반찬 재사용을 의심하는지 반찬 재사용을 하지 않음을 강조하는 가게가 많았다) 맛도 그럭저럭 괜찮았지만 다음날 찾아간 곳이 넘사벽으로 맛있었던지라...

가게 중에는 1인은 상차림비 2천원을 별도로 받는 곳도 있는데 차라리 이렇게 돈을 더 주고 가는 게 마음 편히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밥도 먹었겠다 배 꺼뜨리려 오동도로 향했다. 오동도 주변에는 이렇게 주차를 할 수 있도록 주차빌딩도 있었다. 시에서 운영하는지라 최초 1시간 무료에 1시간 초과시 10분당 200원이던가...지방 도시답게 이면도로 주차도 비교적 관대하다. 다만 주말에는 다소 주차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어, 시에서 관심이 있으면 외곽에 주차장을 크게 마련해 놓고 주요 관광지를 훑는 버스 노선을 비교적 자주 배치하는 파크 앤 라이드 서비스도 해봄 직 하다.

오동도라 말 그대로 섬이지만, 제방으로 육지와 이어져 있다. 음악분수가 있는 광장까지 오가는 코끼리 열차 비스무리한 게 있다고 하는데 시간이 늦어서 운영하지 않는 모양.

여담이지만 오동도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박명수의 오동도 사태(나무위키 링크). '바람의 아들'을 삑사리내며 부르며 가야 할 것 같은 길이다.

수많은 배들이 정박하거나 운항하고 있어 꼭 영도의 흰여울길 같은 인상이다. 이래저래 여수와 부산은 닮은 게 많아 보인다.


석양이...진다.


섬 윗쪽으로 동백나무 산책로도 조성되어 있다. 데크로 되어 있어 샌들 차림으로도 갈 수 있었다.

동백나무 숲을 한바퀴 돌고 나오면 음악분수가 있는 광장이 나온다.

바닷가 트래킹이야 아침에 금오도에서 실컷 했으니 이 정도는 가벼운 산책이다. 슬슬 숙소로 들어가 잠깐 쉬다 밤에 KTX로 도착하는 동행을 픽업하려 한다. 그 전에...

적절한 장소에서 공짜 빅오쇼(...)를 관람하다가!

물을 뿌리다 불을 뿜다 별 짓을 다 한다. 분명 음악에 맞춰 움직이는 것일 텐데 공짜로 음악이 들리는 것까지 바란다면 돈 내고 보는 사람들에게 실례이기 때문에...

사진 왼쪽에는 불꽃놀이가 벌어지고 있는데 빅오쇼와 관련이 있는 건지 아니면 별개로 진행하고 있는 불꽃놀이인지 모르겠다.

숙소로 돌아오니 거의 9시 정도 되었다. 낮의 풍경이 그대로 멋진 야경이 되었다. 여수 밤바다를 발코니에서 볼 수 있다니 훌륭한 호텔이다.

동행이 타고 오는 기차는 11시 차라고 했으니 잠을 자기도 안 자기도 뭣한 시간이다. 샤워를 한번 더 하고(!) TV를 보다 시간이 되어 슬슬 역으로 향한다.

전라선의 종점 여수엑스포역이다. 용산으로 향하는 무궁화호 야간열차가 출발을 앞두고 있는지라, 이 늦은 밤에도 사람들이 꽤 모여 있었다. KTX 막차는 새벽 12시 반에, 그 후에도 야간열차가 새벽 2시 반, 4시 가까이에 계속 있어 그야말로 잠들지 않는 역이다. 나중에 동행에게 들은 바로는 향일암 가는 버스가 새벽 4시 반경에 있다고 하니 그걸 노리고 전라선 야간열차를 타는 분들도 많을 듯(불 꺼주고 중간에 방송도 안 나오는 야간버스가 그래도 인기가 많을 거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여수는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두단식 승강장을 가지고 있다. 그 앞에 역 건물이 있는 형태라 계단을 통하지 않고 바깥으로 나올 수 있는, 편리하다면 편리한 구조다. 입장권을 끊어 안쪽으로 들어가 구경하고 싶었지만, 차를 엉거주춤 대 놓은지라 멀리는 못 가고 이 앞에서 사진 한 컷만.

밤 11시에 도착한 열차는 KTX-1인데, 알기로 원래 전라선에는 KTX-산천만 투입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전라선이 예상 외의 많은 인기를 구가하며 공급 부족이 문제가 되자 일부 편수에 대해 KTX-1을 투입하기 시작했다고. 호남고속선과 SRT가 완공되면서 더 많은 좌석 투입이 가능해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주말이나 성수기는 당연하다는 듯 매진사례라고 한다.

아무튼 여기서 동행을 픽업하고 호텔로 돌아오는 것으로 긴긴 하루가 끝났다. 다만 다음날은 향일암 일출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가지고 있었기에 어쨌건 빨리 자야 했다.


핑백

덧글

  • enat 2017/07/20 23:11 # 답글

    처음에 언급된 카페를 보며 다시금 Tabipero님의 카페 찾는 능력에 감탄을... 강릉 카페도 그렇지만 저 카페는 또 어떻게 찾으셨을까요. 뷰가 환상이네요 ㅠㅠ

    저 역시 오동도하면 오동도 사태밖에 생각나지 않습니다 ㅋㅋㅋㅋㅋㅋ
  • Tabipero 2017/07/20 23:45 #

    이따금 할일없을때 네이버 지도로 한번 싹 훑어보기도 하지만 저런 카페들은 가다가 우연히 들른 곳이 많지요 ㅎㅎ 물론 그렇게 들어가 생각보다 별로였던 곳도 있지만 그런 곳은 애초에 포스팅을 하지 않기 때문에(...)

    오동도 사태...박명수씨는 본의 아니게 가요계에 큰 획을 그으셨죠.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