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기행(1) 여수로 출발, 돌산공원, 금오도까지 가는 길 ├광주, 전라, 제주

여수에 다녀왔다. 하고많은 곳 중 여수에 간 이유는 몇 가지가 잇는데,

지난번에는 말 그대로 케이블카만 타고 서울로 올라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정도라 뭔가 아쉽기도 하고, 그 때 봤던 여수 밤바다는 뭔가 명성과는 달리 부산의 열화카피(?)같다는 인상을 받아서(개인적으로는 부산의 산복도로 야경이 더 예쁜 것 같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 그래도 뭔가 여수를 제대로 둘러보고 까던지 찬양하던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외에도 enat님이 그렇게 여수를 좋아하신다는데 그 이유도 알고 싶었고, 동행(작년에 여수 맛배기만 본 분과 같은 분이다)이 중간에 합류하고 먼저 떠날 수 있는 즉 KTX가 다니는 곳 위주로 행선지를 제한하다 보니 그리 되었다.


역시나 시작은 전주에서부터. 요행히 금요일 비교적 이른 시간에 출발할 수 있게 되어 슬금슬금 내려가기로 했다. 일단은 여산휴게소에서 눈을 좀 붙인 후 반바지와 샌들로 갈아입고 기름도 넣고 출발한 게 3시 넘어서인데, 애매한 시간에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기에 전주에서 항례의 피순대와 전동성당 앞 스타벅스로 보급을 하고, 숙박앱으로 숙박도 예약하고 그렇게 다시 출발했다.

중간에 한 곳 더 들를까 생각도 했었지만 전주에서 쉬다 오니 시간이 대여섯시로 애매하기에 바로 고속도로를 거쳐 여수로 진입하였다. 별 생각없이 돌산공원으로.

돌산공원에는 케이블카 정류장이 있는데 그 이름은 '놀아정류장'. 놀러왔다는 자각이 드는 정류장명이다. 3층에 전망대가 있어서 올라가 보았다.

작년의 토요일 저녁에는 돌산공원에서 차 대는것도 마치 주말 백화점 주차장 가듯이 고생했는데, 금요일 저녁은 상황이 많이 나았다. 이곳도 작년에는 밤에 와서 몰랐는데 낮에 오니 이런 풍경이었구나...

거북선대교(이순신대교와 항상 헷갈린다. 참고로 이순신대교는 광양과 여수를 잇는 다리다.)와 그 옆으로 지나가는 케이블카도 구경할 수 있다.

다 좋은데 일교차가 큰지라 아침저녁으로는 좀 쌀쌀했다. 바람막이가 있었으면 했는데 깜빡하고 안 가져온지라, 긴팔로 갈아입고 다시 올라가니 해가 진 후 조명이 하나둘씩 켜지기 시작하는 시점이었다.

아까 그 돌산공원과 돌산대교 쪽도 조명이 들어와 있었다. 역시 이런 해질녘이 먼 곳의 경치와 조명을 같이 볼 수 있어서 사진찍기는 좋아 보인다.

이날 숙소는 돌산공원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돌산읍 우두리(여수시청 돌산청사가 있는 곳ㅡ시가지가 크기에 읍사무소 소재지인 줄 알았는데 돌산읍사무소는 생각보다 꽤 남쪽에 있었다.)에 있는 모텔이었다. 구조가 특이했는데, 1층이 독립된 차고이고 2층은 화장실과 파우더룸(?), 3층이 객실이었다. 즉 객실에서 내려가면 바로 자기 차량이 있는 곳이다.

숙박앱의 후기를 보면 복층구조라 특이해서 좋았다는 사람들도 있었고, 화장실까지 오가는 게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내 의견은 '청소하기 불편하겠다' 정도? 하지만 청소는 잘 되어 있었다.


다음날은 아침 일찍 금오도 비렁길이라는 트래킹 코스를 가 보기 위해 길을 나섰다. 사실 이 길을 가기 위해 금요일에 출발해서 하루 숙박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숙소를 돌산도에 있는 곳으로 잡은 것도 돌산도 남쪽에 있는 이곳에 최대한 가까이 근접하기 위해서였던 것이었다.

여수여객터미널에서도 이 섬에 갈 수 있으나(단 대부분 금오도 북쪽에 위치한 항구로 간다), 이곳이 거리상으로 가깝고(운임도 싸고) 편수도 많다. 단 금오도쪽에서 내리는 항구가 다르니 그 부분은 주의를. 이곳에서 금오도 여천항까지는 5천원에 25분 걸린다.

본래는 하루 7회 운항하나 주말에는 두 척의 배로 수시 운항한다. 주 후반쯤 되면 그 주 주말 운행 스케줄이 홈페이지에 게시되니 필요하신 분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될 듯.

3년 전 소매물도 이후로 처음 타보는 배다. 항구에서 비렁길 각 코스 출발지점까지는 거리가 있기에 차를 싣고 갈까도 생각해 봤는데, 도선료가 비싸서 관뒀다(13,000원/ 운전자 운임 별도). 사실 도착하면 배시간에 맞춰 버스가 다니고 있고, 트래킹이 끝나면 다시 차 세운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문제도 있기 때문에 여러 모로 몸만 가는게 이득이었다.

이쯤에서 돌산도와 금오도 지도를...

돌산도와 화태도를 잇는 화태대교. 주변 섬들을 다리로 이어 여수의 서쪽 반도와 돌산도를 잇는 길을 만들 계획을 장기적으로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완공되면 멋진 드라이빙 코스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배는 올 때의 배로 갈때와는 다른 배지만, 어쨌건 둘 다 선실이 마룻바닥이었다. 선실이 마룻바닥인 배는 처음 타 보는데, 잠깐 누워서 부족한 잠을 보충했다. 새벽에 눈을 떠보니 이 정도면 7시 10분 첫배를 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었는데, 결국 아침식사를 하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8시 20분 배를 타게 되었다. 뭐 이정도만 되어도 충분히 빠른 출발이었지만...

도착 방송이 나오자 바깥으로 나와 보았다.


사실 이날 새벽에 숙소에서 약 10분 걸리는 무술목해변에 일출을 보러 나왔다가, 해무가 껴서 해가 보이지 않길래 그대로 돌아왔었다. 그래서 약간 걱정했었지만 해가 뜨니 땡볕을 걱정해야 할 만큼 청명한 날씨였다.

여천항에 거의 다다른 모습이다. 이름 때문에 여수의 지명(구 여천군)과 헷갈릴 수 있는데 상관 없는 전혀 다른 곳이다. 나중에 항구로 돌아가는 버스를 타니 어떤 아저씨께서 '여기서 여천까지 간다니 어떻게 여수까지 들어가나 싶었어요' 라고 하시더란다. 사실 예전에 인천시 중구 공영버스가 버스째로 배를 타기도 했고 완도-고금도 노선도 배를 타는 노선이라고는 하는데...

선착장 쪽을 확대해 보면 카운티 두대와 카니발인가...SUV 두 대가 나와 있는 게 보이는데 이 마을버스와 SUV 택시가 섬 내의 교통수단이다. 택시는 두 대밖에 없다고 하는데, 그래서 주말에는 택시 잡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어차피 버스하고 시간 차이가 그렇게 크게 나는 것도 아니라...

글 쓰다가 문득 여수시내에서 영업하던 택시가 도선료를 내고 바다를 건너와서 섬 내에서 영업을 해도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여기도 어쨌건 여수는 여수니까 될 것 같기도 하고, 달리 생각해 보면 뭔가 임율도 다르고 안 될 것 같기도 한데...아닌게 아니라 택시는 저 SUV 두 대만 있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웬 세단 택시가 빈차 등을 켜고 지나가길래 뭔가 궁금해졌다.

버스는 시간표와 코스가 정해져 있는 모양이지만 배가 수시로 뜨는 주말에는 주요 비렁길 코스로 떠나는 버스가 배시간에 맞춰 운행한다. 사진은 두 대지만 내가 배를 내린 시각에는 버스가 석 대 있었는데 한 대는 1코스 쪽인 함구미선착장 쪽으로 떠나고, 한 대는 학동(3/4코스 경계)을 거쳐 직포(2/3코스 경계)로 가고, 나머지 한대는 어디로 갔더라...

운임은 인당 2천원이고 현금만 받는다.

아무튼 가장 유명한 3코스를 가 보고 맘에 들면 2코스까지도 주파해 보자 하는 생각으로 기사님께 학동에 내려달라고 했는데, 기사님이 깜빡하고 그냥 직포까지 무정차로 가버렸다(...) 사실 학동-직포간은 차로는 5분도 안 걸리기 때문에 돌아오는 길에 내려주겠다고 하셨지만, 난 그냥 이렇게 된 것 직포에서 내리겠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비렁길 2/3코스 경계점에서 학동 버스정류장까지 가려면 가벼운 오르막길을 올라야 하기에 돌아와서 학동 쪽에서 내리는 게 나았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럼 어찌되었건 비렁길의 최고 인기 코스라는 3코스로 출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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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muhyang 2017/06/20 00:15 # 답글

    여수가 아무래도 작고, 그나마도 산 넘어 여천쪽으로 갈려 있어 야경도 다소 옹색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릴때 얼치기로 살아본 바로는 그 뒤로 난개발된 게 슬프지만 말이죠.
  • Tabipero 2017/06/23 19:03 #

    절대 여수 야경을 나쁘다 얘기하는 건 아니지만 여수 밤바다 떄문에 좀 과대평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사실 관광객이 돌아다니는 '여수'는 극히 일부라 난개발을 체감하기는 좀 힘들더군요. 돌산 우두리까지 신시가지가 확장되었다는 정도...?
  • enat 2017/07/20 23:04 # 답글

    저는 여수의 그 어설픔도 좋아합니다! 사실 5월달인가에 여수를 또 갔었는데 그 때도 즐겁게 다녀와서 여기서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 부동산 알아보고 그랬습니다 (...) 저도 여수와 부산을 비교하라면 "에이, 어떻게 부산을 여수에 비교해? 당연히 부산이 훨씬 더
    화려하고 여행하기에 좋지!" 라면서도, 좋아하는 도시를 뽑으라면 여수를 뽑습니다. 절대적인 기준보다는 자신과 코드가 맞아서 좋아하게 되는 거겠지요 ㅋㅋㅋ
  • Tabipero 2017/07/20 23:41 #

    뭐 사실 좋아하는 데 이유가 따로 있겠습니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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