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여행 제 2탄 - 담양 소쇄원과 죽녹원 ├광주, 전라, 제주



공사 중이라고는 했지만, 그래도 한번 가 보는 소쇄원. 

광주에서 소쇄원에 가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담양 버스 225번을 타거나, 광주 버스 충효187을 타거나. 225번은 29번 국도를 따라 북상하다 고서면에서 다시 남하하는 루트고, 광주 버스는 무등산 옛길로 가로지르는 루트다. 다만 초행인 분들이 타기 쉬운 건 아무래도 광천터미널과 광주역 북쪽출구를 다 거치는 담양 버스 쪽이다. 서방시장사거리를 기준으로 했을 때 소요시간은 둘다 비슷비슷 한 것 같아 보인다.

덧붙여 이 노선들은 문흥지구~서방시장에서 노선이 겹치긴 하지만, 담양 버스는 북쪽방향이 소쇄원 방향이고 광주 버스는 남쪽방향이 소쇄원 방향이라 탈 때 주의해야 한다.

소쇄원 매표소에 부착된 2017.3.20자 시간표. 파란색은 남면 출발시간으로 소쇄원 도착시간은 +10분 하면 된다.
'터미널'은 담양터미널이 아닌 광천터미널이다!

물론 둘 다 1시간 간격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출발지 다음으로 중요한 건 아무래도 뭐가 시간이 맞나겠다. 몇백원이라도 아끼고 싶은 분들은 환승도 중요할텐데, 광주 버스끼리는 무료환승이 가능하지만 담양 버스에서 광주 버스로 넘어가면 기본 요금의 50%를 새로 징수하기 때문에 광주 버스로 환승할 경우는 아무래도 광주 버스를 타는게 낫다.

우리나라에서 드문 '정원'이라고 불리우는 소쇄원이지만, 5월 말까지 공사중이라 볼 수 있는건 이 정도 뿐이다. 입장료가 무료인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사전 조사를 했었더라면 근처의 식영정이나 가사문학관도 가 봤을 것 같지만 이때는 다른 생각이 없었으니 그냥 광주로 돌아간다.

소쇄원이 위치한 담양군 남면은 담양읍보다 광주 시내가 더 가까운 곳이다. 심지어 버스도 담양읍으로 바로 가는 게 없어서, 광주시내로 들어와 길 건너 담양읍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야 한다고 한다(...) 좀 더 분발하면 이날 죽녹원까지 구경할 수 있겠으나 굳이 애쓸 필요를 못 느껴 일단 광주시내로 들어왔다.

광주시내의 번화가 금남로의 '히든돈까스'라는 곳에서 저녁 식사. 입구가 큰길가가 아닌 건물 옆구리에 숨어 있어서 '히든'돈까스인가...이곳은 네이버 지도에서 대충 찍어 찾아간 곳인데, 요새는 보기 힘든 옛 경양식 느낌의 돈까스라 괜찮았다. 물론 저게 다가 아니라 식전스프, 밥, 김치 등도 나온다(...)

그리고 광주의 유명한 지역 빵집이라는 궁전제과.

이웃 블로그에서 본 바 있는 궁전제과의 밀크셰이크. 나는 스타벅스처럼 1층에서 주문해서 2층으로 가져다 먹는 줄 알고 1층에서 사서 들고 갔는데 2층에 음료를 주문하는 곳이 따로 있었다. 밀크셰이크라는 걸 정말 오랜만에 먹어보긴 하는데 때이른 더위에 달착지근하고 시원하게 간만에 잘 먹었습니다.

숙소는 광주역 근처의 모텔로 하였다. 정말 싼 값에 좋은 시설의 모텔에 머물 수 있었는데(예전부터 광주는 대체로 물가가 싸다는 인상이 있었다), 방음만 잘 되었으면 구체적으로 이름을 밝히고 추천할 만 했지만...

아무튼 아침 일찍 담양'읍'으로 향한다. 광주역 북쪽 출구에서 311번 버스를 타면 죽녹원까지 바로 갈 수 있다. 중간에 고속도로도 거친다.

죽녹원 오픈 시간까지는 시간이 다소 남았기에 조금 발품을 팔아 후문 쪽에서 들어가기로 했다.사진의 아랫쪽이 후문.

높게높게 솟은 대나무를 보면 오랜 역사를 가진 대나무숲이라고 지레짐작하게 되는데, 개원한 건 2003년이라고 한다. 물론 조성은 그것보다 훨씬 먼저 했겠지만...아무튼 전날 방문한 소쇄원이나 유서깊은 정자 등을 제치고 담양을 대표하는 관광지가 되었다.

사실 소쇄원을 포함해 담양의 주요 관광지는 2004년에 이미 가본 적 있었다(그러고보면 죽녹원 개장 이듬해다). 주말마다 광주역 앞에서 담양군 투어 버스가 출발하는데 그걸 타고 담양군의 주요 관광지를 둘러봤었다. 죽녹원에서 감탄하며 백만픽셀짜리 디카로 신나게 사진을 찍다가 모이는 시간에 늦었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가이드를 포함하여 같이 버스에 탄 분들께는 폐를 끼쳤지만 돌이켜보면 트라우마까지 될 정도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아무튼 그 이후로 가급적 패키지 여행은 하지 않는다. 여행 때 만큼은 내 템포로 가고 싶다.

누워서 대나무가 높이 자란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웬 팬더 가족들이...10년 전에 이런 게 있었던 기억은 없다.

우리나라에서 대나무가 이렇게 많이, 그리고 크게 자라는 곳은 이곳 정도가 아닐까. 이곳 말고 기억나는 곳은 교토 아라시야마에 있는 대나무밭 정도려나.

죽순이란 게 내 생각보다 꽤 컸다.

새벽 안개가 꼈을 때 이곳을 산책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곳은 경주 대릉원같이 이른 아침에는 입장료를 받지 않았었다고 하는데, 지금은 관리하는 데 애로사항이 있었는지 이제는 개원시간(9시) 전에는 못 들어가도록 해 놓았다. 다만 이런 주말 등에 사람이 많으면 융통성 있게 매표 시간을 약간 앞당기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당장 나도 9시 전에 들어갔으니.

10년 전 투어버스를 이용했을 때 시간을 얼마나 줬는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이번에는 그 때보다는 짧은 시간 내에 관람을 마쳤던 것 같다.

사실 전날 저녁부터 비가 오락가락 했다. 바람막이 재킷만 믿고 무겁다는 이유로 우산을 안 가져갔는데, 갑자기 비가 오길래 전망대로 대피아닌 대피를 했다. 다행히 비는 금방 그치긴 했다.

먼 발치에 메타세쿼이아길이 보인다. 10년 전에는 그냥 가로수길 중간에 차를 세우고 차가 안 올 때 사진을 찍었던 것 같기도 한데(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지금은 일부 구간에 대해 아예 찻길을 옆에 넓게 내 놓고 아예 보행자 전용으로 만들어 놓았다고 한다. 그때보다 환경은 나아지긴 했지만 대신  입장료를 징수하기 시작했다고(...)

이 여행의 여러 목적 중 하나였던 프리미엄 고속버스 탑승기가 남아 있기도 하고, 내일은 출근해야 하니 일단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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