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따라 남해까지(2) - 남해에서 사성암을 거쳐 ├광주, 전라, 제주

남부지방 카테고리를 세분했습니다(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광주전라제주). 여러 곳을 포스팅해서 구분이 중복되는 포스팅은 처음 도착한 여행지를 기준으로...

이때까지 남해의 서쪽 해안을 훑었는데, 다랭이논같이 들으면 알 만한 유명 관광지 주변을 빼면 그냥 한가롭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이다. 동쪽으로 더 가볼까 하고 생각은 해 봤지만, 지난번에도 얘기했듯 남해는 한번 온 적도 있고, 바다 구경 했으면 됐지...라는 생각에 다시 왔던 길을 거슬러 올라간다.

작년 남해행 때에는 진주에서 삼천포대교를 통해 출입했지만, 이번에는 하동을 경유했기에 남해대교를 통해 출입하게 되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더니 슬슬 피곤해져서, 남해대교 앞에서 차를 대고 잠깐 눈을 붙였다.

'노량'이란 지명이 많이 보이던데, 알고보니 이 주변이 그 유명한 '노량해전'이 벌어진 곳이라고 한다. 하여 이곳 주변에는 이순신 순국을 기리는 공원과 충렬사가 위치해 있다. 물살이 상당히 빠르던데 이 물살을 이용했으려나.

맞은편에는 새 다리가 건설 중이었다. 19번 국도를 왕복 4차선으로 확장중인데 그 연장선인 듯 했다. 현행 교통량이면 굳이 다리를 다시 넓혀 지을 필요가 있을까 싶긴 하지만, 현재 남해대교는 70년대 개통된 다리로 노후화 대비책으로 새로 짓는 모양이다. 너머로는 여수 앞바다가.

지난번 인생사진(?)을 찍었던 그 곳에서 잠시 멈춰 휴식. 정확히 말하면 화개장터에서 남도대교를 건너 구례로 올라가다 보면 첫번째로 보이는 '전망좋은 곳'이다. 진짜로 '전망좋은 곳'이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다!

그리고 이날 오후의 하이라이트였던 사성암.

난 사실 사성암은 산 아랫쪽에서 셔틀버스로만 다닐 수 있고, 그 셔틀버스는 4시 경에 끊기는 걸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웬걸?! 사성암으로 들어가는 길이 막혀 있지 않았다. 일요일 오후 5시가 넘어 사람이 많지 않아서 그냥 개방해 놓았나 하고 생각했다. 예전 남해 보리암 주차장처럼 사성암 바로 아래는 주차공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통제가 필요한 건 맞는데, 정확한 룰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냥 운이 좋았거니...하고 차를 몰고 올라갔다.

사성암의 위치를 생각해 보면 만만찮은 경사인데,그래도 생각보다 길은 잘 닦여 있었다. 하긴 셔틀버스(카운티급)도 올라가는데...약 80%에 해당하는 부분이 제대로 왕복 2차선으로 되어 있어 비탈길에서 교행할 걱정도 안 해도 되었다. 듣기로는 최근에 정비되었다고 한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4명의 고승이 이곳에서 수행했다 하여 사성암이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그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내려다보는 섬진강 풍경이 일품이어서 유명하기도 하다.

올라가면서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절벽에 매달리듯이 있는 건물은 약사전.


그 옆에는 비슷한 높이에 지장전이 있는데, 약사전은 오르내리는 길 외에 달리 다른 곳으로 갈 수 있는 길이 없기에 약사전에서 지장전으로 가려면 절 마당으로 다시 내려갔다 올라가야 한다.

지장전 옆으로는 길이 나 있는데, 소원바위를 지나 산왕전 옆에는 관음보살의 얼굴을 하고 있는 바위가 있다고 한다. 관음보살의 얼굴이 보이는지.

정답은 바로 이곳.

산왕전 근처에서는 멀리 구례읍내가 보인다. 이날 미세먼지가 썩 좋지는 않았는데(그래도 서울에 비하면 훨씬 나았다) 이 뿌연 것은 미세먼지보다는 오존 같아 보인다.

산왕전 쪽으로 길지 않지만 굴도 하나 뚫려 있다.

석양이...진다. 

절 일을 도와주시는 보살님들도 귀가하시는 것 같고, 저녁 예불이 시작되고 있었다.

절은 새벽에 조용할 때 가는 걸 추천한다는 이야기를 들어왔지만, 해질녘 조용할 때도 역시 좋아 보인다. 예불 종(인지 징인지, 불교 악기에 대해서는 조예가 깊지 못해서...)소리가 은은하게 울린다.

절집 다녀와서 육식이라니 좀 거시기(?)하지만, 육회비빔밥으로 유명한 구례의 평화식당이다. 역시 시간이 늦어 그런가, 대기줄이 없어서 그냥 들어가서 먹었다. 다음날이 노동절이라, 어떤 사람에게는 연휴고 어떤 사람에게는 연휴가 아닌 애매한 포지션의 날이라서 그런 것 같다.

집안일을 돕고 있는 건지, 그냥 알바인 건지, 학생으로 보이는 두 종업원 분은 한눈에 봐도 지쳐 있었다. 애매한 포지션이라고 해도 어쨌건 연휴의 범주라, 하루종일 수많은 손님들을 맞았으리라. 그럴 수 있지 하고 기다리고 있는데 주문 미스였는지 나보다 나중에 온 사람들이 밥을 받고 있던 경험은 썩 유쾌하진 않았다.

뭐 맛은 그럭저럭 괜찮았던 편. 녹두장군님 포스팅의 평이 맞는 듯 하다. 무난하게 먹기 좋은데, 줄 길게 기다려서 먹을 만은 한가 하면...스스로가 먹는데 줄서는걸 안 좋아하기도 하고.

저녁을 먹기 전에는 3월말 머물렀던 곡성의 모텔에서 하룻밤 자고 다음날 올라가려고 했는데, 저녁을 먹고 나니 그럭저럭 좀더 올라갈 만 하다고 생각해서 대전까지 힘내 보기로 한다. 구례나 곡성에서 서울까지는 넉넉하게 4시간 잡고 올라가야 하는 길이라, 다음날 아침에 올라가더라도 서울에 도착하면 오후나 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튼 그래서 처음으로 토요코인 대전 정부청사점에 숙박해 보았다. 이로써 한국 토요코인은 동대문 빼고 다 가봤군(...)

대전 정부청사점은 공무원 출장 수요 등을 노리고 지었지 않았나 싶은데, 서울에서 2시간밖에 걸리지 않아 이래저래 관광객으로서는 머물 일이 없다. 그 떄문인지 숙박비도 싼 편. 트윈룸 싱글유즈 조건으로 3만7천원에 숙박할 수 있었다. 10포인트가 있긴 한데 이런 데서 10포인트를 쓰기는 좀 아깝지!

그러고보니 한국 토요코인도 공홈할인이란 게 생겨서, 공홈에서 예약하면 3천원 할인이 된다. 

호텔을 지을 때 예측한 트윈/싱글 수요와 실제 투숙객의 2인/1인 비율이 맞지 않은 건지, 일반 싱글룸보다 트윈룸 싱글유즈 쪽이 더 저렴하다. 대신 트윈룸의 한쪽 매트리스는 이렇게 완전히 침구를 개켜 놓고 사용하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국내여행을 다니면서 숙박앱의 도움으로 다양한 곳을 묵어 보았지만 숙소마다 편차가 심한데, 그럴 때마다 이 토요코인의 통일된 양식의 숙소가 생각나게 된다. 방은 좁지만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고 필요한 것 다 있다는 건 큰 장점 같다.

뭐 어쨌건 이곳에서는 싼 숙박비에 씻고 잠만 자는 정도였고, 다음날 새벽에 서울로 상경했다.

다음 포스팅은 2차 남도여행(...)이 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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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같은 구도</a>와 비교해 보면 정말 눈물이 날 정도로 아름다운 광경이다. 이때가 오전 9시경이었는데, 안개가 서서히 걷혀가는 모습이 정말 멋졌다. 아침부터 부지런한 찍사 아저씨들이 와 계셨는데, 그 중 한분께 여쭤보니 하늘과 강의 파란 색, 산의 푸른 색, 그리고 가을 들녘의 황금빛이 대비를 이루어 이 곳이 선호된다고. 확실히 이 즈음밖에 볼 수 없는 귀중한 풍경이다. 연휴 초반에 남도를 갔다 왔는데, 크로아티아 이야기가 끝나지 않았지만 그 이야기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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