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따라 남해까지(1) ├광주, 전라, 제주

몇번째 섬진강이더라...? 부산도 그렇고 강릉 사천진도 그렇고 필 꽂히면 거기만 줄창 다니게 되는 것 같다. 지난 주말의 여행 기록이다.

평소같으면 새벽에 차량 정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 부지런히 출발하지만, 이날은 그럴 수가 없는게 오전에 일이 있어 11시에 출발하게 되었다. 이날은 새로운 길을 개척(?)해 보기로 했는데, 바로 평택화성고속도로-43번 국도로 남풍세ic까지 질러가는 것. 하지만 평택화성고속도로가 줄창 막힌 덕에 이 고속도로를 통과하는 데만 1시간 가량 집어먹었다. 평택에서부터 43번 국도는 그럭저럭 잘 통과할 수 있었는데, 아니나다를까 남풍세ic 주변에서부터 막히기 시작한다. 남풍세-정안이 무지하게 막히는 건 알고 있었기 떄문에 필요하면 국도로 정안ic까지 가려고 했지만, 이렇게 된거 그냥 고속도로로 진입해 버렸다.

몰랐는데 43번 국도 평택-세종간이 정말 물건이었다. 오성ic를 지나 1번 국도와 합류하는 삼거리까지 자동차전용도로로 신호 하나 안 받고 갈 수 있었다. 게다가 제한속도도 90km/h.

어쨌건 천안논산선 톨게이트에 진입하자마자 차령터널까지 정체에 시달렸다. 터널을 지나고 좀 풀린다 싶어 정안휴게소에서 좀 쉴까 했는데, 정안휴게소를 진입하려는 차량들 때문에 고속도로 본선이 막히고 있었다! 할 수 없이 다음 탄천휴게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때가 1시 반경이었다.



계속해서 완주ic를 2시 좀 넘어 도착. 전주동물원 근처 호성순대라는 곳에서 피순대국밥으로 늦은 점심을. 그리고 한옥마을로 향한다. 물론 공영주차장은 이시간이 되면 만차기 때문에 하천 건너 무형문화유산원에 차를 대 놓았다. 남부시장까지 도보거리는 좀 되지만, 주차걱정 없고 주차비도 무료에 바로 고속도로(남원방향)로 진입하기는 이쪽이 낫다.

안 오던 길로 와 보니 이런 풍경도. 뒷쪽 언덕배기에는 벽화마을도 있었다. 굳이 올라가보진 않았지만. 

안심과 신뢰의 스타벅스에 들어가 장시간 운전의 피로를 풀었다. 나오는 김에 풍년제과 초코파이도 좀 사고.

휴게소에 따로 들르는 대신 서남원TG 옆 영업소에서 용무를 해결했다. 이 때가 오후 6시경이었다.

참고로 최종 목적지 남해까지 최적 경로는, 위치에 따라 다르겠지만 통영대전고속도로로 진주-사천을 거쳐 들어가거나, 순천완주고속도로로 순천까지 내려가서 남해고속도로로 하동IC를 경유하는 것이다. 다만 나는 섬진강을 따라 느긋하게 내려가보고 싶었다.

시간이 시간인지라, 섬진강은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었다.

최근 계속 비가 안 왔던 걸로 알고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눈에 띄게 수량이 적다.

하지만 매화마을 근처로 내려오니 그래도 물이 많이 불어 있다. 해질녘 섬진강을 보며 또 잠시 휴식.

해가 지니까 차로 벌레가 날아드는 게 눈에 보인다. 예전에 새벽에 장거리운전하다가 벌레 로드킬에 당한 게 생각나서 이번의 차 앞쪽 모습은 어떨까 걱정하면서 차를 몰고 있었는데...갑자기 고라니가 튀어나왔다! 하마터면 칠 뻔 했다...

역시 시골 밤길은 무서워...하고 생각하며 여기서 남하를 중지하고 하동읍에서 묵기로.

다음날 아침 일찍 남해로 향했다. 사실 최종 행선지를 남해로 정한 건 섬진강 따라 흘러흘러...란 것도 있지만 작년 이맘때쯤 남해에 간 적 있었는데, 하루는 미세먼지가 쩔고 하루는 비가 내려 그 때 좀 아쉬움이 남아 있기도 해서였다. 여행기도 쓰다 만 상태인데...다만 이날도 미세먼지가 나쁘진 않지만 좋다고도 할 수 없는 수준인데다, 때이른 더위에 오존 상태도 썩 좋지 않은 상태긴 했다.

가는 중간에 뭔가 그림이 될 것 같아서 한 컷.

다랭이논 근처에서 찍은 사진. 다랭이논에 대해서는 작년에 이야기를 했을...텐데 임시저장된 상태로 1년 가까이 묵혀 놓았다. 바다를 바라보는 경치가 일품. 대략 시계는 저 정도였다. 

역시 작년에 임시저장된 채로 묵혀놓은 여행기에 있던 내용인데, 이곳까지 길이 그리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승용차끼리 교행은 가능하지만 중앙선을 그을 만큼의 폭이 아닌 곳도 있고. 경운기나 어르신들이 타는 전동카트? 도 곧잘 돌아다니니 남해 들르시는 분들은 부디 안전운전 하시길.

사실 남해에 오긴 왔는데 반쯤은 섬진강 따라 흘러흘러 내려온 거라 뚜렷이 할 것도 생각 안 나고, 이전부터 좀 신경쓰였던 곳에 한번 들러보기로 했다. '생각의 계절'이라는 게스트하우스에 딸린 카페. 우연히 다른 블로그로부터 알게 된 곳으로,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조용한 휴식을 원하는 분들께 좋다'는 글귀가 있기에 혹했다.

나름 알려진 곳인지, 객실 수 혹은 침대 수가 적은 탓인지, 혹은 장기 투숙객이 있는 것인지, 꼭 가려고 마음먹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만실이라고 한다. 오래 전에 여행을 계획하는 성격이 아니라 이런 곳은 도통 연이 닿지 않는다. 이번 황금연휴때도 5월 7일까지 만실이라고.

아무튼 그리하여, 투숙은 못 하더라도 카페에서 모닝커피라도 한 잔 하고 싶었다.

카페 창 밖으로는 바다가 보이는데, 여수와 마주보고 있는 곳이다. 탁 트인 바다도 좋지만 남해바다의 이런 아기자기한 맛도 좋아한다(근데 같은 다도해라도 서해는 영 정이 가지 않는다. 인천에 산 적이 있어서 그런가).

이곳은 마을 안으로 좀 들어와야 있는 건물이라, 바닷가 드라이브를 하다 우연히 발견하기는 어렵다. 마을 어귀에 표지판이라도 크게 있을까 했는데 A4용지 정도(사실 그보다도 작아 보이는데) 크기의 나무판자가 전부였다. 카페만을 목적으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이 얼마나 있으려나?

드립커피 가격이 5천원으로 싸지는 않은 편이다(사실 커피가격에 감이 없긴 하지만). 커알못이라 보통 이런 커피는 안주(?)와 같이 마시는 편이지만 적당히 씁쓸하고 여유부리며 마시기 딱 좋았다. 다른 포스팅에서도 언급했던 것 같은데 나는 커피값의 최소 2할은 장소값이라고 생각하고 마시는데, 그 돈이 아깝지 않은, 아니 그 이상의 그리고 분위기와 경치(그리고 커피)였다.

정말 몇 시간이고 죽치고 있을 자신이 있는 멋진 곳이었으나 커피 하나 시켜놓고 너무 오래 있기도 상도(?)에 어긋나기도 하고, 무엇보다 밥때가 되다보니 배가 고파져 다시 길을 나섰다. 찾은 곳은 안심과 신뢰의 맘스터치(...)

파라솔 밑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싸이버거를 먹을 수 있는 멋진 곳이다. 저녁에 치킨에 맥주한잔 하기도 좋겠구만!(근데 운전은 누가?)

여수나 광양 산업단지와 인접해 있어서 그런지 이런저런 배가 많이 다닌다. 순천완주고속도로상에도 화물차가 적잖이(그래봐야 중부내륙에 비하면...) 다니는 편인데 거의가 이 여수/광양을 오가는 화물차라고 한다. 맞은편으로 보이는 곳은 아마도 돌산도인 듯.

이쯤에서 다시 하동을 거쳐 섬진강을 거슬러 올라가려 한다. 그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
내일만 출근하면 또다시 연휴니 이번 포스팅은 완결할 수 있겠지...아마...

핑백

  • 전기위험 : 섬진강 따라 남해까지(2) - 남해에서 사성암을 거쳐 2017-05-06 09:46:06 #

    ... 남부지방 카테고리를 세분했습니다(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광주전라제주). 여러 곳을 포스팅해서 구분이 중복되는 포스팅은 처음 도착한 여행지를 기준으로... (앞에서 계속)이때까지 남해의 서쪽 해안을 훑었는데, 다랭이논같이 들으면 알 만한 유명 관광지 주변을 빼면 그냥 한가롭고 평화로운 시골 마을이다. 동쪽으로 더 가볼까 하고 생각은 해 봤지 ... more

  • 전기위험 : 보물섬 남해 여행 - 별아라 게스트하우스, 서상양조장, 다랭이논 등등... 2017-05-14 17:10:14 #

    ... 소득은 서상양조장이었다. 이번에도 서상양조장을 거쳐가긴 했는데, 올라갈 길이 지난한지라 막걸리 한 병 사 오지 못한 게 아쉽다. 뭐 그래도 그런 아쉬움이 남았기에 지난 황금연휴 때 다시 방문할 수도 있었으니, 좋은 파일럿 여행이었다고 봐야 하려나. ... more

  • 전기위험 : [고흥, 벌교] 우주발사전망대와 보성여관, 전주를 거쳐 집으로 2017-10-23 21:23:43 #

    ... 카페에서 경치 감상도 하고 한숨 돌리다가 출발하려는 계획이었다. 날씨도 쾌청하고, 연휴라고 입장료도 반값(2천원→천원)으로 할인해 줘서 뭔가 땡잡은 기분이었다. 예전에 남해의 한 게스트하우스 겸 카페에서 우리나라의 타워 혹은 전망대를 죄다 찾아다닌 일본인의 책을 봤는데, 이곳도 거기에 소개되어 있었다. 대중교통으로만 찾아갔기에 접근하는데 다소 어려움을 겪었다는 ... more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