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 산(SAN) ├중부(충청,강원)

고달사지를 지나 다시 동여주IC로 진입, 지난 포스팅에 설명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하이패스가 없으면 진입도 할 수 없다. 목적지인 '뮤지엄 산'은 오크밸리 내에 위치해 있는데, 이곳도 이번 고속도로 개통으로 가까워진 곳 중 하나다. 서원주IC가 개통했다면 좀더 시간을 단축할 수도 있었으나 어른의 사정으로 개통되지 않은 관계로, 동양평IC로 진출하여 양동역 뒷쪽의 고개를 하나 넘는다.

내 기억으로는 삼산역(구 판대역) 뒷쪽으로 가는 길이 더 가까운 것 같은데, 어쨌건 내비가 시키는 대로...
여담인데 내비가 시키는 경로가 내가 생각하는 경로와 다르거나, 원래 가려던 경로보다 실제로는 시간이 훨씬 더 걸렸을때 생각나는 짤방이 있는데,

네이버 길찾기를 돌려보면 개통되지도 않은 서원주IC로 진출하라고 경로안내가 돼 있는 판인데 뭐...

이왕 삼천포로 빠진 김에 한 가지 더 말하자면, '요츠바랑!'에 나오는 '자동차와 내비만 있으면 완전히 '어디로든 문'이라구요!'라는 대사도 좋아한다. 예전에는 차 안에 지도책 한 권씩은 기본으로 있었는데.



어쨌건 일찍 출발한 덕에 뮤지엄에는 10시 전에 도착하였다. 개관시간은 10시 반부터라는 모양. 항상 그런 건지, 내부가 꽤 넓어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발권은 10시부터 할 수 있다고 한다. 뮤지엄 본관은 만오천원, 제임스 터렐 전시까지 합하면 2만8천원인데 비싸다!

뭐 이런 쪽에는 역시 문외한이니, 어떻게 가치가 매겨지는 지도 모르겠고 일단은 제임스 터렐 전시까지 합해 지른 후 입장료는 잊어버리고 구경하기로 했다.

누가 이 크리스마스날 아침에 미술관을 관람하고 있을까! 내부는 조용하기만 하다. 뮤지엄 본관까지는 거리가 있어서 야외의 조각품을 보며 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뮤지엄 자체도 자체지만 이곳이 고원지대인지 사방으로 산으로 둘러싸인 풍경이 일품인 곳이다.

철제 빔으로 만든 조각품이 있는데, 산의 푸른 빛의 반대 색깔이라서 일부러 빨갛게 칠한 건가 싶기도 하고...


이렇게 자작나무(맞지요?)숲을 지나면 뮤지엄 본관이 보인다.


원래는 뮤지엄 앞에 물을 채워놓아 물에 반사되는 건물과 주변 풍경을 보도록 해 놓았으나, 겨울이라 물을 다 빼 놓은 듯 하다. 사람이 적어 호젓한 분위기에서 구경할 수 있는 건 좋았으나, 이건 약간 아쉬웠던 부분. 나중에 물을 채우면 그 때 다시 와 봐야 하려나. 

이 박물관에 대해 포스팅하면서 여태껏 언급하지 않았었는데 이 건물 자체가 안도 타다오라는 건축가의 작품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벽면의 콘크리트가 드러나게 만들어 놓은 게 특징이라는 모양.


전시물이 촬영가능인지 촬영금지인지는 기억나지 않으나 (제임스 터렐관만 촬영 금지라고 강조돼 있는 걸로 봐서는 나머지는 딱히 촬영에 제한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거의 유일하게 사진을 찍어 놓은 고 백남준 씨 작품이다. 

작품의 소재가 되는 브라운관 tv는 당시로서는 최신 기술이었을 텐데, 그사이 시대가 변해서 지금 비슷한 메시지를 전하려는 작품을 만들려면 스마트폰을 소재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다. 그때의 tv나 지금의 스마트폰이나, 생활 양식이나 사회 현상 등에 커다란 변화를 주었던 매체일 테니...


뮤지엄 본관과 제임스 터렐관 사이는 약간 떨어져 있는데, 그 사이는 이렇게 신라시대 왕릉을 모티브로 한 '스톤 가든'이라고 한다. 그렇게 큰 고분은 산 같아 보이긴 하지만 뭔가 좀 뜬금없다는 인상이었다, 왕릉(?)을 만드는 데는 원주에서 나는 '귀래석'을 사용했다고 한다.


중간중간 조각품도 있고...

스톤가든 끄트머리에 제임스 터렐관이 있다. 시간이 정해져 있어 인솔자의 인솔 하에 돌아다니게 되며 몇세 이하의 아동은 입장 불가 등등 이런저런 제약이 붙는다. 어찌되었건 가장 빠른 시간에 신청을 하니 나 혼자서 인솔자와 구경하게 되었다. 나만 아니었으면 아침 첫타임 쉬어도 되었었구만 하면서 괜시리 미안해진다.

내부는 촬영 금지라 따로 사진은 없는데, 간단히 말하자면 '빛'을 이용한 전시라 할 수 있겠다. 자연적인 빛, 인공적인 빛 모두. 공돌이로서는 이런 작품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장치를 했는지가 더 신경쓰였다.

어느 작품에서는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명상하는 시간이 주어졌는데, 파란 하늘 보면서 느낀 건 '눈에 실지렁이가 많이 기어다니네...'였다. 푸른 도화지같은 하늘을 바라본 적이 언제 또 달리 있었겠는가...



삼각형 모양으로 경사로가 나 있는데 생긴 그대로 '삼각 코트'라고 한다.

오크밸리는 정확히 말하면 "한솔" 오크밸리인데, 종이로 유명한 한솔답게 건물 안에는 종이박물관이 있다. 종이의 역사와 만드는 과정 등을 설명하고, 종이로 만든 주요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상설 전시실에는 이중섭 등 근현대 화가들의 작품이 있으며, 이때 다른 전시실에서는 (주로 동화책들의) 삽화전을 하고 있었다.


박물관 안에 있는 카페. 날씨가 그렇게까지 춥진 않았기에 따뜻한 커피를 들고 밖에 나와 마시기로 한다. 역시 자갈로 된 부분은 원래는 물로 채워져 있는데 겨울이라 물을 뺀 모양이다.


역시 뮤지엄 산이니만큼 산을 빼놓고 이곳을 논할 수 없다. 지금쯤이면 설산의 모습이려나.

카페에는 대동강 맥주를 팔고 있었다. 남북관계 경색 이후 10년 이상 못 보던 녀석인데 마시고 싶었으나 대낮인데다 차를 끌고 와서...누군가 대신 운전해준다면 한잔 마셔보리라.

주차장 바로 앞에 있는, 매표소 및 안내소라 할 수 있는 건물이다. 귀로는 올 때와 같이 양동을 거쳐 동양평ic에서 제2영동고속도로로 진입하는 방식으로.

이 박물관의 명성은 말로 몇 번 들어왔는데, 그리 멀지 않은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이제서야 한번 가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전시보다는 건물 그 자체와 그 주변의 조화가 더 인상깊었던 곳. 신록이 우거질 때나 단풍이 물들 때쯤 다시 가 보고 싶은 곳이다. 입장료는 좀 비싸긴 하지만...

여담이지만 영문 표기가 Museum SAN이다. Space, Art, and Nature의 앞글자라나. Sanity가 생각나는 건 '기어와라 냐루코양'을 본 때문이겠지...그리고 안도 타다오 하면 문득 '에반게리온'이 떠오르는데 분명 '안노 히데아키'와 헷갈린 탓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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