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야마 여행] 나가노 오오마치에서 도야마까지 돌아오기(1) ├추부(나고야부근 등)

도야마 여행 잘 다녀왔습니다. 역시 다른 사람이 안 했을 법한 포스팅부터 먼저 합니다.
간만에 좀 많이 철덕철덕하니 주의바랍니다.

도야마현과 나가노현 경계를 이루는, 높이 2~3000m을 이루는 산맥 일대를 일컬어 일본 북(北)알프스라고 한다. 참고로 남(南)알프스는 야마나시현 근처에 있다나...이 북알프스와 남알프스는 후지산 다음으로 높은 봉우리들이 모여있는 일본에서 제일가는 산악 지역. 그 중 일부를 이런저런 탈것을 이용해 관통하면서 고원과 산 구경, 쿠로베 댐 구경 등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일련의 경로가 일명 '알펜루트'다. 

나는 사실 류난님의 포스팅을 보고 비록 눈벽은 볼 수 없지만 알펜루트를 한번 완주(내가 하는 건 아니지만)해 보자 생각했었는데, 문제는 도야마에서 나가노까지 관통해 가서 다시 도야마까지 돌아와야 했다는 것이다. 뭐 일본 전역이 철로로 연결되어 있으니 기차를 이용해서 돌아가면 되겠지만, 알펜루트의 나가노쪽 관문인 오오마치(大町)에서 동해까지 가는 이토이가와(糸魚川)를 잇는 오오이토선(大糸線)은 극악의 배차간격을 자랑하는지라 그 부분이 가장 골치였다.

그런 까닭인지 동행이 알펜루트에 대해 검색해본 바로도, 대부분 알펜루트 중간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방법을 쓴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레퍼런스가 류난님 포스팅이었기 때문에(...) 레퍼런스가 이렇게 중요합니다 여러분!

사실 그것도 그렇지만 나가노 쪽으로 넘어가서 예전 첫 일본일주 때의 좋은 추억이 있던 키자키 호 주변을 다시 둘러보고 오오이토선 완주도 해 보는 목적도 있었다. 참고로 위에 링크한 류난님은 나고야에서 출발하였으므로, 시노노이선-추오니시선을 이용하여 나고야로 돌아가는 방법을 썼다. 도야마 출/도착이었던 내가 이 경로까지 참고할 수 없었음은 물론이다.

서설이 길었다. 일련의 포스팅의 요약은 첫 번째 지도와 같다.

마지막 숙소였던, 롱라이더스 성지인 야마쿠칸에서 출발한다. 참고로 이 민박에서 가장 가까운 역은 시나노키자키 역으로 여기서 1km 남짓 떨어져 있다. 다만 내가 타려고 하는 임시쾌속은 이 역에서 출발하지 않으므로, 여기서 북쪽으로 6.5km 떨어진 야나바 역까지 택시를 불러 가기로 했다. 쾌속 정차역 중에는 이곳보다 남쪽에 있는 시나노오오마치가 1km 더 가깝지만, 이쪽은 시내에서 신호가 걸릴 수도 있고 무엇보다 시나노오오마치-야나바역간 운임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어서, 전날 장고(?) 끝에 야나바역으로 가기로 했다.

거리를 비교적 자세하게 계산한 이유는 택시 운임을 무시 못 하기 때문. 이곳의 택시는 최초 약 1.5km까지가 기본요금이고 이후 288m마다 100엔이 추가된다(원이 아니다! 엔이다!). 거기다 콜택시를 부르면 소위 콜비(여기서는 '회송료'라고 부름)로 180엔이 추가. 물론 시속 몇키로 이하면 시간요금도 들고, 겨울 성수기(이날은 해당사항은 없었지만)에는 할증요금도 붙는다. 택시비 아끼겠다고 앞의 보통열차를 타자니 아침에 너무 일찍 나와야 하고, 뒤의 보통열차를 타다 만에 하나 환승연계가 한 편이라도 삐끗하면 비행기를 못 탈 수도 있었다. 

민박집 주인분께 부탁하여 택시를 불렀다. 도중에 신호 걸린 것도 없었기에 콜비 180엔을 제외하고 2,500엔 정도로 선방했다. 

그렇게 도착한 야나바 역. 과선교도 있고 역사도 번듯해 보이지만 대합실만 설치된 무인역이다.

예전에 조잡하게나마 글로 남겨 놓았지만, 원맨카(1인 승무 차량)는 진행방향 맨 앞칸의 맨 뒷문 딱 하나만 열린다. 그 위치가 바닥에 표시되어 있으므로 이 위치에 서 있다가 문열림 표시가 점등되면 문열림 버튼을 누르고 타면 된다.

하지만 이번에 온 차는 원맨카가 아니었습니다! 그냥 일반 열차 타듯이 타면 되고, 차장이 있으니 운임 정산도 우리나라 무인역 이용할 때와 똑같이 차장이 자리까지 직접 와서 하게 된다. 보통은 E127계 100번대 2량짜리가 다니는데, 이 차량은 211계 3량짜리다.

문닫힘, 발차후 후부양호 확인을 하고, 다음역 정차 방송까지 한 다음 차장님이 우리가 앉은 자리로 왔다. 난 이차가 원맨카면 어떻게 도야마까지 가는 표를 끊을까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도 됐었는데(아마 중간 유인역에서 정산이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차장님이 단말기를 갖고 있으니 다 해결된다. 우리나라처럼 영수증 종이에 끊어 주신다.

단말기가 있으니 신칸센 특급권도 앉은자리에서 발권 가능하다! 물론 이런 종이쪼가리 티켓은 자동개찰기 통과가 불가능하다.

참고로 손은 제 손 아닙니다.

극악의 배차간격이 문제긴 하지만 오오이토선의 차창풍경은 정말 멋지다. 3량 편성이 무색하게 차내는 텅텅 비었는데, 회송열차를 빈 차로 굴리느니 배차간격도 좀 개선하고 손님 몇 명이라도 더 받자는 의도로 굴리는 게 아닌가 싶다. 종점인 미나미오타리에서 이 열차는 "정규 열차"로 마츠모토까지 돌아간다.

중간 하쿠바(白馬) 역에서 마주오는 열차를 기다리기 위해 4분 정도 정차한다. 이곳은 스키장으로 유명해서 겨울철에는 이 역까지 임시열차도 종종 운행하고(도쿄에서도 임시열차가 운행하는 걸로 알고 있다), 나가노 동계올림픽 경기장 중 하나기도 했다고 한다.

그렇게 이 열차의 종착역인 미나미오타리 역에 도착했다. JR동일본과 서일본의 관리경계 지점이며, 동시에 전철화와 비전화의 경계지점이다. 여기서부터 북쪽은 단량 디젤동차가 운행하고 열차 편수는 더 줄어버린다.

역 자체는 JR동일본에서 관리하는 모양인지 역명판이 동일본 스타일이다. 자주색이 오오이토선 노선색인 모양.

우리가 타고 온 열차는 여기서 40분여를 기다려 마츠모토행 보통열차로 운행하게 된다.

시각표 중 왼쪽의 편수가 적은 쪽이 이토이가와행 서일본측 시각표다. 동일본측은 특급을 제외해도 하루에 10편 정도 있는데 서일본측은 7편으로 더 줄어버린다. 운영주체가 달라서 그런가 환승 연계도 그리 깔끔하지 못하다. 나도 여기서 1시간 가량을 기다려야 했다. 

임시편이라 환승연계가 깔끔하지 않은 게 아닌가요 하고 물으실 분들도 있겠지만, 7시 반 경 키자키호 근처에서 정규편을 탔으면 여기서 2시간 가까이를 기다려야 했을 일이다. 근데 이 다음 편은 환승연계시간이 3분이라(...) 한쪽이 운없게 늦어버리고 다음편이 인정사정 안 봐주고 가버리면 그것도 참 골때릴 것 같아 그냥 안전빵으로 좀 일찍 나오는 플랜을 짠 것이다.

참고로 도쿄(신주쿠)에서 출발하는 특급 아즈사가 하루 1왕복 이곳 미나미오타리까지 운행한다(나머지는 마츠모토 종착). 중간에 알펜루트의 나가노측 관문 시나노오오마치 역과 아까 언급한 하쿠바 역을 거치니 필요하신 분은 유용하게 활용하면 될 듯 하다.


열차 운용상으로는 중요한 역일지 몰라도 그냥 심심산골 깡촌역이다(...) 주위에는 기념품점 하나, 식당 한둘 정도? 마땅히 할 것도 쉴 곳도 없었는데 역내 대합실에 다다미방이 있어 사람이 없는 동안 다리 쭉 펴고 쉴 수 있었다.

역 옆으로는 맑은 하천과 뒷쪽에는 설산이. 둘째날 알펜루트를 관통할 때는 그렇게 날씨가 안 좋더니만, 떠나는 날 날씨가 굉장히 좋았다(...)

참고로 JR의 경우 대도시특정구간이 아니고, 승차권의 총 여정이 100km을 넘으면 도중하차가 가능하다(유인 개찰구로 나오는게 안전하겠다). 여기서 도중하차가 안 되면 1시간 가까이를 밖에서 기다려야 하겠지만(...)

어디서 많이 본 디젤동차다. 이걸 타고 신칸센이 다니는 이토이가와 역까지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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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Hyth 2016/11/28 00:43 # 답글

    야마나시현에 미나미알프스시가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시정촌 합병으로 만들고 이름 명명을 저렇게 한걸로).
    그나저나 한자만 보면 '미나미오타니'로 읽을줄 알았는데 저걸로 읽을줄은-_-;;
  • Tabipero 2016/11/28 14:08 #

    뭔가 시 이름에 외래어가 들어간 게 좀 특이하네요...

    10년전 포스팅 작성할 때도 오타니라고 적었다가 한참 후에 영문 표기를 보고 고쳐 적었습니다. 사투리인가...
  • 이런분위기 2016/11/28 20:51 #

    드라마 리갈하이에 나오는 미나미몽블랑시의 모티브가 저기였을라나요....미나미알프스라니
  • Anonymous 2016/11/28 08:29 # 답글

    기차 타고 싶네요 기차 +.+
    언젠가부터 기차로 못 가는 곳을 가야겠다 싶어서 렌트만 하고 다녔는데 다시 패스를 끊고 싶어집니다!
  • Tabipero 2016/11/28 22:27 #

    제 경우도 아직 못 타본 멋진 노선이 많습니다 ㅎㅎ 특히 오오이토선 완주는 몇 년을 벼른지라...
    (엄밀히 말하면 우미노쿠치-야나바 딱 한정거장은 정ㅋ벅ㅋ 못했지만 사소한건 넘어가심이(...))
  • 보바도사 2016/11/28 20:56 # 답글

    키신선에서 구르다가 끌려온 키하120계로군요. 오오. 이토이가와는 최후의 485계 정기열차를 타러 한번 가야 하는데 말이죠...
  • Tabipero 2016/11/28 22:36 #

    어딘가 했더니 ETR쪽에서 아직 485계를 굴리는 모양이군요. 철박에서나 본 열차인데...
    몇년만 일찍 갔었으면 키하52계도 타볼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ㅎㅎ
  • 보바도사 2016/11/28 23:42 #

    이토이가와-니가타 쾌속이죠. (차량은 동일본 소속) ETR은 그린샤 요금이 따로 없어서 나오에츠까지는 그냥 타도 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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