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너희만큼 시각표를 잘 넘기지 못해" 매일 매일이 여행

"나는 너희만큼 시각표를 잘 넘기지 못해"를 사 왔습니다.

작중에 나온 우스이고개 안경다리.

역시 '라이트'노벨이라, 단숨에 읽어나갈 수 있었다. 요는 이거다. 한 학생이 철덕녀들을 만나서 본의 아니게 철도여행을 하게 되는 것. 1권은 우스이 고개 근처, 나가노 전철, 시나노 철도 등을 중심으로 한 여행(과 여행 중의 사건)을 다루고 있다.

본인은 미소녀와 여행 장소를 답사하는 기분으로 나름 재미있게 읽었다만, 라이트노벨을 잘 보는 편이 아니라 객관적인 견지에서 평가하기 힘들다. '대조군'이란 게 있어야 하니... 사실 '라이트'노벨에서 너무 많은 걸 기대하지도 않고 있고, 이것도 소재가 철도라는특이하다는 점에 혹해서 산 거니까. 개인적으로 인상에 남은 건 내가 가봤던 우스이 고개 구간 부분. 읽으면서 그 때 그 하이킹 코스를 다시 걷는 듯 기억이 새록새록. 나가노 철도나 시나노 철도는 타본 적 없으나 관련 방송이 있어 '모두의 철도' 나가노전철 편이나 시나노철도 편도 다시 돌려보았다. 아무리 평가를 박하게 주더라도 최소한 철도 여행지 정보를 전달하고 철덕 입문에게는 찌개에 넣은 다시다마냥 더더욱 구미를 당기게 하며 거기에 이런저런 잔재미를 더해주는 정도 이상은 될 수 있을 듯 하다.



다만 읽다가 마음 속으로 이런 딴지를 걸게 되었다. '저런 미소녀 테츠코(철덕녀)가 실존하는가!' 철도 매니아는 남자가 대부분이라...보통은 여자쪽이 지방의 맛집을 찾아다닐 생각에 진성 철덕 남자한테 낚여 휘둘리는(?)게 좀더 자연스러운 그림이 아닐까 싶다...랄까 그거 '테츠코의 여행'이니까.

철도라는 게 국내에서는 다소 마이너한 취미기에 이 책 많이 팔릴까 싶기도 하고, 예전 '테츠코의 여행'이 애니메이션화 되었을 때도 제대로 된 자막이 있다는 데에 놀랐을 정도니....더군다나 약 두 군데의 단순 오타를('시나노'를 '니나노'라고 썼던가...) 제외하고는 철도 지식에 대한 번역도 제대로 되어 있어서 더 놀랐다. 역자가 철덕이 아닌 바에야 철도용어 번역하느라 진땀깨나 흘렸을듯. 예전에 '산악노선'을 '삼각노선'으로 번역해놓은 모 일철프로그램 잊지않겠다 ㄱ-

철도에 관심없는 이들에게 외국의 철도 사정을 배경으로 한 이 책이 어느 정도 어필할 수 있을지도 궁금하다. 나름대로 팔릴 거라는 판단 하에 국내 정발까지 한 걸테니, 속편도 꾸준히 정발해 주면 더 바랄 게 없겠다. 금빛 모자이크는 왜 딸랑 두권만 나오고 더 정발이 안돼...

1권에서 다루는 나가노와 카루이자와는 일본을 여행하는 외국인 관광객의 입장으로서는 메이저 관광지에는 들지 못하지만, 이 책을 보고 마음이 동해 이 곳에 여행을 다녀오는 이가 있다면 이 책을 가장 잘 활용한 사람이 아닌가...하고 생각을 해본다. 일철에 관심있는 본인의 관점으로는 이 책에 나온 옛 카루이자와 역 기념관이라던지, 우스이 급구배, 시나노철도, 나가노전철 연선 모두 철도 자체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훌륭한 곳들이다. 나도 다음에 나가노에 가면 나가노전철을 한번 타볼 생각을 하고 있다. 어디까지나 '간다면' 말이지...


여담인데 요새는 하도 스마트폰이 보편화되어서, 책으로 된 시각표를 사서 뒤적이며 여행 다니는 사람들이 옛날만큼 많지는 않을 것 같다. 저 우스이고개를 다닐 때만 해도(아이폰이라는 게 막 나오기 시작했을 때던가...) JR패스 7일짜리와 500엔짜리 소형 시각표 하나면 정말 두려울 게 없었다. 그 시각표 뒤적이는 맛을 아는 사람도 점점 줄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예전 같았으면 'JR패스 살 것 같으면 시각표 사라 두번 사라'고 하겠지만 ㅎㅎ

ps) 이 책이 나온 것도 이시카와씨가 흑막이었구만...

ps2)지난 포스팅은 쪽팔려서 무밸리였지만 이번엔 도서 밸리로.

ps3)본의 아니게 취소선이 난무하고 있다. 덧붙여 ps수도...

ps4)이 기회를 이용해 영업 한번 하자면 카루이자와와 요코카와 여행기가 궁금하시면 태그 클릭을...

덧글

  • rumic71 2014/03/01 10:43 # 답글

    사실 한국판은 노블엔진이나 J노블에서 나왔어야 합니다. 유재옥과 조병권이 거기 있으니까요.
  • Tabipero 2014/03/01 11:07 #

    그러고보니 이분들도 테츠코의 여행에 나왔던가요(...)
  • 네리아리 2014/03/01 14:02 # 답글

    인도에서도 저런 시작표 책이 있었는데 어떻게 쓸지 처음에는 난감했죠. -3-;;;
  • Tabipero 2014/03/01 14:26 #

    그러고보니 인도도 철도 대국이었죠 ㅎㅎ
  • 네리아리 2014/03/01 14:27 #

    진짜 인도는 철도 없었으면 어떻게 될련지 막막하더군요. -3-)~
  • Tabipero 2014/03/02 16:14 #

    근데 인도철도 하면 지연이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시각표가 의미가 있긴 한가요(...)
  • Hyth 2014/03/03 00:23 # 답글

    요코카와면 토쿄 거점으로 했을때 하루는 날려야겠군요(야)
  • Tabipero 2014/03/03 06:16 #

    거기까지 간 김에 고개너머 카루이자와는 보셔야 하지 않을까요?
    따라서 제 견적은 1박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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