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리뷰 - 호텔 아이비스 런던 얼스코트 : 위치를 중심으로 유럽, 미국 여행

"We have many locations throughout London"
             - '영화 케이온!'에서

'성지는 괜히 성지가 된 게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큰 고민하지 않고 이곳을 런던에서의 거처로 삼았다. 예전에는 비싼 호텔로 오해한 적도 있었으나, 한국 agent(그러니까 호텔*스나 인터*크투어 같은 곳)를 통해 예약하니 박당 10만원 약간 넘는 요금에 예약이 가능했다. 예컨대 일본 비즈니스호텔 같은 경우 난 웬만하면 공홈에서 예약하는 편이지만, 이따금 agent를 통해 예약하는 편이 많이 싼 경우가 있다. 보통은 단체관광객이 많이 갈 만한 곳, 객실 수가 많은 곳 등이 그렇다. 

어쨌건 물가 비싸기로 유명한 런던에서 이정도면 충분히 싸다고 생각해서 선택하게 되었다.

숙박비가 비교적 싼 대신에 위치를 조금 희생해야 했다. 얼스 코트는 1존과 2존의 경계고, 호텔에서 가장 가까운 웨스트 브롬턴(West Brompton)은 바로 그 다음 역(2존)으로 빅벤이 있는 Westminster 역 기준으로 약 20분의 이동시간이 소요된다. 런던의 유명 관광지 중 가장 동쪽에 있는 타워 브리지까지는 30분은 잡아줘야 할 듯.

그래도 웨스트 브롬턴과 얼스 코트를 지나는 디스트릭트 라인(District Line)이 템즈 강을 따라가면서 웬만한 관광지 주변을 지나기 때문에 그렇게 불편하진 않았다. 심지어는 대영박물관을 구경하고 지쳐서 호텔에 돌아온 다음 테이크아웃으로 저녁을 먹고 다시 웨스트엔드 뮤지컬을 보러 나간 적도 있었다. 동선상으로는 이보다 더 비효율적일 수 없었지만 지하철에 앉아있는 시간이 곧 다리를 쉬는 시간이었기 때문에...

1존 2존 그러는데 런던 여행을 가보시거나 런던 여행 계획을 짜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런던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큰 도시로 관광객은 지하철의 존zone 개념으로 도심에서 얼마나 가까운지 가늠하게 된다. 런던의 유명한 관광지들은 거의가 1존에 몰려 있다. 참고로 히스로 공항이 6존이고 테니스로 유명한 윔블던은 3존.

호텔 주변만 확대해 보면 이렇다. 대충 웨스트 브롬턴, 웨스트 켄싱턴, 얼스 코트 정도가 역세권. 이중 웨스트 켄싱턴에서는 그닥 탈 일이 없고 호텔에서 압도적으로 가까운 곳은 웨스트 브롬턴이다. 역에서 내려서 왼쪽을 보면 바로 호텔이 보인다. 도보 5분 이내.

여행하면서는 주로 웨스트 브롬턴을 이용했고 이따금 얼스 코트까지 간 적이 있었는데 '산책하려고'에 가까웠다. 얼스 코트 주변에는 각종 식당과 유명 패스트푸드 체인점, 큰 슈퍼 등이 위치하고 있다. 얼스코트 근처 인도식당에서 카레를 먹은 적 있었는데 아마 이때도 지하철을 타고 웨스트 브롬턴까지 한 정거장 이동했던 걸로 기억한다.

웨스트 브롬턴 역. 지상역이다. 근데 승강장에 지붕이 없다!

웨스트 브롬턴 역 주변은 별 거 없어 보이긴 하지만 꽤 맛있었던 피자집과 그럭저럭 요기는 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이는 케밥집/햄버거집, 그리고 동네 슈퍼 정도의 슈퍼마켓이 있어 그렇게 아쉬울 건 없다.

얼스코트 역에서 왔다갔다 하는 게 용이한 경우가 이따금 생기는데 이는 웨스트 브롬턴은 그냥 2존인데 비해 얼스코트는 1/2존 경계역이기 때문에. 경계역이라 함은 1존과 2존 중 승객에게 유리한 쪽으로 운임이 계산된다는 이야기다.

런던 지하철 요금 체계는 Peak(우리식으로 치면 러시아워)와 Offpeak로 나뉘는데 Offpeak는 1존 내 이동과 1~2존간 이동 운임이 차이가 없지만(2.1파운드) Peak때는 70펜스 차이가 난다(2.8파운드). 런던에 있어보면 70펜스는 과자 하나도 제대로 사 먹을 수 없는 푼돈 수준이지만 한국 돈으로는 천원이 넘기 때문에 분명 좀 더 걷고(한 정거장이지만 걸어서 10분 정도 혹은 10분 이내다) 푼돈을 아끼실 분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얼스코트에서는 Piccadilly Line도 탈 수 있다! Piccadilly와 District 정도면 웬만한 관광지 커버는 가능하다. 
얼스코트에서 웨스트 브롬턴으로 가는 열차를 갈아탈 때나, 도심에서 District Line을 타고 웨스트브롬턴으로 갈 때는 꼭 행선지를 확인합시다(District Line의 서쪽은 몇 개의 지선이 존재한다). 종착역은 그 유명한 '윔블던Wimbledon'(이따금 Putney Bridge행이 있는 모양인데 그거 타도 된다). 사진과 같이 승강장에 다음 열차는 어디로 가는 열차인지 알려준다.

얼스코트가 다른 1존 內보다 특별히 좋은 점이 있다고 하면, 바로 히스로공항에서의 이동이다. 공항에서 Piccadilly Line을 타고 얼스코트까지 약 40분 걸린다. 좀더 가까이 접근하고 싶으면 여기서 열차를 갈아타 웨스트브롬턴으로. 운임은 6존에서 2존으로의 이동이라 1.5파운드(Offpeak 기준)! 무려 1존내 이동보다 싸다! 난 호텔까지 이동하면서 운임이 1.5파운드가 찍혀서 내 눈을 의심했다.

위치 이야기는 이쯤 하고, 호텔 내부. 꼭 필요한 것만 있다는 느낌이다. 참고로 냉장고도 없다. 딱히 쓸 일은 없었지만. 금고도 없고 귀중품은 프론트에 보관하라고 한다. 티타임의 나라답게 냉장고는 없어도 티포트와 티백 차는 있다.

침대도 심플하기 그지없다. 스탠더드(더블)룸인데 생각보다 침대가 그렇게 넓지는 않아 보인다. 방은 쾌적하지만 방음이 그렇게까지 완벽하진 않다.

왠지 위치 이야기 하다가 포스팅이 끝난 것 같은데,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른 자잘한 것들을 다뤄 볼 생각이다. 차회 예고를 좀 하자면 조식은 기본이 콘티넨털(빵 몇가지+햄+시리얼+마실거). 5.5파운드인가...를 더 내면 잉글리시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꽤 규모가 있는 호텔로 단체 관광객도 많이 받는 모양이다. 아침에 보니 관광버스가 호텔 앞에 서있고 그 주변에는 수많은 사람들이...일본인도 심심찮게 보였고 한국사람도 봤다. 호텔의 일반적인 장사하는 방식은 잘 모르겠지만 여행사와 계약하는 걸 선호하는 것 같다. 한국 여행사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는 게 공홈보다 더 싼 이유도 거기서 기인하는 듯 하다.

다음 기회가 언제일지 모르기 때문에 간단히 총평을 하자면, "런던에서 이정도 비용에 이정도면 괜찮지 않나". 그렇게까지 인상적이진 않지만 대형 호텔체인은 적어도 평균 정도의 수준은 보장한다는 게 장점이다. 단점을 굳이 꼽자면 객실에 정말 '꼭 필요한 것만 있는' 정도? 그리고 1존에 한없이 가까운 2존이라는 위치 정도인데 위치는 위에 침 튀기며 설명해 놓았으니 준비하시는 분들은 보고 이해하실...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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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han 2013/09/10 09:19 # 삭제 답글

    영국 여행은 B&B가 가성비론 최고 아닌가요? 물론 그것도 런던에선 가격이 엄청 뛰지만 ㅋ
  • Tabipero 2013/09/10 22:51 #

    Lake District의 B&B 시세가 이곳하고 비슷하더군요. 아마 런던시내의 B&B는 이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을 것 같아요 ㅡㅡㅋ
  • 디스코볼 2015/12/09 00:10 # 답글

    유로스타만 안타도 여기 하는건데, 킹스크로스에 일찍 도착하게 끊어놓은게 문제네요ㅠ
  • Tabipero 2015/12/27 20:48 #

    골수 케이온빠가 아닌 바에야 숙소는 일정에 맞게 스무스하게 잡는 게 낫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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