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은 "후미끼리"에서 멈추었다(2) - 철암역 주변 ├중부(충청,강원)

(앞에서 계속)

벌써 앞 포스팅을 작성하고 한달하고도 반이 지났다.
철암역 윗쪽으로는 하천변을 따라 '읍내'라 할 수 있는(다만 이곳은 현재 '동'이다) 시장이나 학교, 탄광의 관사 등이 이어져 있다. 때는 겨울에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는 휴일이라 그런지, 한때의 영화를 뒤로 보낸 자욱이 남아 있는 건지, 묘하게 휑하다.  백두대간협곡열차 사업으로 지금은 좀더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좁은 계곡의 대부분을 철로와 도로에 내 주고, 남은 땅에 건물을 지으려면 하천의 공간을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 하천 옆에 기둥을 박아 지지대로 삼은 후 건물을 올렸다. '까치발 건물'이라고 하는 모양이다.

역 주변에 '까치발'을 들고 서 있던 건물들은 적잖이 철거되고 건물에 딱 맞는 터만 남았다. 추측컨대 건물도 노후화되고 마을도 예전만 못하니 새로 짓지 않고 건물만 철거한 것 같다. 하천 위에 집을 지은 셈이라 소유권 문제도 있었을 듯 하다.


그런고로 이렇게 기둥과 밑판(?)만 남아 있다. 윗쪽은 저탄장이었던가...지금의 철암역을 있게 해 준 곳이다.

철로 아래 축대에는 이렇게 광부들의 수기가 적혀 있다. 

지금은 짐작하기조차 어려운 시절과 비교하며 감상에 젖거나, 광부들의 삶에 대해서 이래저래 이야기하거나 할 자격도, 자신도 없다. 방문객들은 이곳에 와서 무언가 느끼는 바가 있겠지만 벽에 그려져 있는 광부들의 수기는 담담하기만 하다.

'후미끼리'를 한자로 쓰면 踏切이라 하여 그대로 풀이하면 '발걸음이 끊기는 곳'이 된다. 이 분에게 탄광촌의 '후미끼리'는 '기억의 발걸음이 멈추는 곳'이었으려나. 거창한 감상을 여기 적을 수도 없고, 이 수기의 한 구절을 포스팅 제목으로 삼는 것으로 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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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헤르모드 2013/08/12 22:11 # 답글

    잔잔한 글, 잘 읽었습니다 :)
  • Tabipero 2013/08/12 22:11 #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han 2013/08/15 08:45 # 삭제 답글

    리즈 시절엔 자체 발착 열차도 있었죠.특히 그중에 22시 청량리발은 구절리행 열차와 복합 편성이라 정선쪽으로 가는 분들이 여기로 잘못 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죠. 참고로 상행선 복합 열차를 타면 증산(현 민둥산)에서 환상의 열차 결합 장면을 볼수 있었습니다 쉴새 없이 움직이는데도 객차형 열차 결합이라 10분은 족히 걸리던게 기억에 남습니다
  • Tabipero 2013/08/15 17:31 #

    객차형 열차결합이라 하면...중간에 기관차를 넣거나 빼야 하니 꽤 복잡하겠군요.
    전 포스팅에서의 증언도 그랬지만 철암역의 리즈시절이라니 지금으로서는 잘 상상이 안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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