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은 "후미끼리"에서 멈추었다 - 철암역 ├중부(충청,강원)

협곡열차가 매개체가 되어, 오래 전 사진을 꺼내보게 되었다. 벌써 1년 반 전의 기행이지만, 포스팅은 하지 않았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협곡열차의 출도착역이 되어 있는 철암역이다.

삼천포로 좀 빠지자면, 협곡열차의 출도착역을 동백산역으로 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협곡열차가 순환열차와 세트 개념이라 그 관점에서는 별 상관없을지도 모르겠지만, 태백선 일반열차를 타는 사람들의 연계성도 확보해 줬으면 좋을 것 같다. 지금은 굳이 정차역을 조정하지 않아도 매일 매진되긴 하지만, 손님이 줄거나 증량이라도 해서 돈좀 더 벌어보고 싶으면 코레일 측에서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그렇게까지 먼 거리도 아니니...

말 나온 김에 지도를 붙여보자면 이렇게 생겼다. 현재 영동선을 운행하는 계통은 크게 두 가지로, 영천이나 대구 등지에서 중앙선을 타고 올라와 영주에서부터 강릉까지 영동선을 이용하는 계통과, 청량리나 제천 등지에서 태백선을 타고 동백산 언저리에서 영동선으로 합류하여 강릉으로 가는 계통이 있다. 당연히 태백선을 경유하는 계통의 편수가 좀 더 많다.

동백산역은 나중에 포스팅하겠지만, 예전에는 분기점의 신호장에 지나지 않았으나 스위치백이 없어지고 솔안터널의 초입이 되면서 역의 규모도 커지고, 폐역된 통리역의 여객취급도 승계받았다. 즉 영동선의 모든 열차와 태백선의 일부 열차가 정차하게 되었다.

오늘은 철암역 포스팅이니까 철암역 이야기. 구조상 영주방향 영동선 열차는 태백역을 정차할 수 없으니, 태백으로 가는 손님을 위해 대신 철암역과 통리역(지금은 동백산역)에 정차하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첫번째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역의 규모가 상당하다. 이 역 뒷쪽으로 큰 선탄 시설이 있어 여객취급보다는 화물취급이 주가 됨을 짐작할 수 있다. 석탄산업이 사양산업이 되면서 이 동네도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석탄의 수요가 있는 한은 이 역의 규모는 유지될 듯 하다.

이 역에서는 열차표를 발권받을 수 없다. 영동선 전 열차가 정차한다지만 방문 당시 하루 정차횟수는 8회에 불과했다. 정차횟수도 정차횟수지만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건지...역의 규모는 상당한데 막혀있는 매표소를 보니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

지금은 영주-동해간 꼬마기차가 없어져서 상/하행 3회씩 6회로 줄었지만, 협곡열차와 순환열차를 합하면 정차횟수는 훨씬 늘어난다.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은 매표 역무원도 다시 배치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번듯한 대합실도 갖춰져 있었다. 열차가 올 시간대가 아니라 큰 역사에 사람 그림자도 보기 힘들었다.

선로가 골짜기의 한쪽을 따라 나 있기 때문에 승강장은 대합실보다 윗층에 있다. 통로로 들어가 계단을 올라가면 승강장. 단순한 무인역도 아니고 역 구내에서 마음대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고, 허가받을 만한 사람도 보이지 않아 승강장에 올라가는 건 관뒀다.

시간은 오후 1시. 다음 열차는 오후 3시. 태생이 산업선이라지만 여객 쪽은 그저 안습이다. 예전에는 그래도 대합실이 북적댈 때가 있었을 터.

새벽에는 아예 역 문을 걸어잠그는 모양이다. 아까 철암역에 영동선 전 열차가 정차한다고 했는데, 주말에만 운행하는 부전발 강릉행 야간열차는 예외다. 철암에도 동백산에도 정차하지 않고 다음 역은 도계역이다. 춘양에서 도계 사이에 석포역에 정차하는 건 좀 의외지만. 어쨌건 정차하는 열차도 없는 역에 일반 여객이 볼 일은 없겠지...

제목을 저렇게 적어놓은 계기가 된, 역 옆의 방벽에 쓰여 있던 수기. 역 주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차회예고 격으로 사진을 첨부한다. 처음에 쓸 때는 역 주변까지 다 포스팅할 수 있을 줄 알았다...왠지 모르게 낚시글이 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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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Anonymous 2013/06/30 22:08 # 답글

    그래도 OV 트레인 다니면서 역 안이 사진보다는 좀 화사해진 느낌이던데요. 자전거도 빌릴 수 있고(언제부터 될지는 모르겠습니다. -_-; 지난 달 말에는 자전거는 있지만 대여가 안 됐는데) 옆에 벽화마을 이벤트 같은 것도 걸어놨고... 역사 관련 사업도 진행중이라고 하는군요.
  • Tabipero 2013/06/30 22:14 #

    관광열차가 역 여럿 살렸네요 ^^;; 저때는 물론 관광열차가 다니기 전이었고 겨울에 열차가 뜸한 시간대라 그야말로 정적의 사일런스 같은 분위기였습니다. 벽이 대리석 스타일인건 좋은데 분위기가 저러니 묘하게 우중충했지요.
  • han 2013/07/01 11:17 # 삭제 답글

    초딩때 여기 와본적 있어서 이역 리즈 시절을 기억하지요. 제법 사람들로 번창했던 역이었는데 ㅡㅡ
  • Tabipero 2013/07/01 22:40 #

    역의 규모가 당시의 모습을 짐작케 하죠. 다만 그 커다란 대합실만 남아서, 적막하다 못해 한기가 들 정도였으니...
    밑의 댓글을 보니 지금은 방문 당시보다는 많이 나아진 듯 합니다.
  • 조사부장 2013/07/01 22:13 # 삭제 답글

    지금은 매점도 들어오고, 매표원도 운전 겸업인듯 하지만 배치되어서 제법 모습을 회복했습니다. 저 역이 한창땐 지금의 관리역급, 사무관역인가 서기관역이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여객면에서는 사실 과거에도 엄청나게 두각을 보이는 역까지는 아니었지만, 사무업무가 포함되어 역 건물이 제법 크게 지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동백산 연장이나 더 나아가 통리까지 들어갔으면 하는 생각은 드는데, 아마도 기관차 열차다 보니 열차를 돌릴 수송원 배치가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루 3왕복을 처리하려고 인력을 추가 배치하는건 좀 그렇지 싶기도 하고, 또 협곡열차 자체가 좌석수가 충분한 편은 아니니 그냥 구간을 그렇게 잡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향후 강원랜드 스위치백 리조트가 자리잡거나 하면 좀 달라질 수도 있지 않나 생각은 듭니다.
  • Tabipero 2013/07/01 22:36 #

    오랜만에 뵙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여객 관점에서는 웬만한 보통역 구색은 갖추게 되었으니 다행이네요. 태백역보다도 더 커보이던데 화물(석탄)취급 때문인 줄은 짐작했지만 그 위상이 대단했군요.

    동백산역이 운전취급이 가능한 역임을 감안해서(맞지요?) 썰을 풀어봤는데 차를 돌려야 한다는 사실을 미처 생각 못했네요. 하긴 철암역은 어차피 수송원이 고정배치되어 있어야 할 테니... 근데 분천역에는 수송원이 따로 배치되어 있나요?

    스위치백 리조트 연계 또한 미처 생각을 못해봤는데, 그때쯤 되면 동백산이나 통리까지 연장할 수도 있겠네요. 아니면 아예 같은 열차로 스위치백 구간도 들어간다던가...하는 뻘망상도 해봅니다.
  • 조사부장 2013/07/07 02:59 # 삭제

    생각해보니 동백산역도 배치역일 가능성이 높으니 수송원 문제는 아닐 수도 있겠습니다. 아마도 차량 입환 여건이 안좋고, 통행교통량이 많은게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마도 기관차 돌리기를 할 여건이 안되는게 가장 큰 이유일 듯 싶습니다. 철암과 분천은 2면 3선을 확보하고 있지만, 동백산은 1면 2선에 화물착발선 2개가 붙은 식이니 기관차 돌리는 동안 교행이나 통과열차 취급에 애로가 꽃필테니 아마도 생략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직 구 통리역엔 화물열차가 들어가는게 있는 모양이고, 동백산에 화물입환용 측선이 남아있으니, 나중에 이쪽 설비를 좀 개선해서 연장을 해볼 수 있을것도 같아 보입니다.
  • 2014/08/03 12:15 # 삭제 답글

    예전에는 태백역 보다 이곳 이용객이 더 많았을걸요.
    강릉가는 대부분(하루 1회만 태백역에서 출발) 기차는 철암을 거쳐서 갔었었습니다.
  • han 2014/08/05 06:06 # 삭제

    지금도 그렇지만 예전에도 강릉(동해)행 열차는 백산 삼각선타고 바로 통리,도계로 갔습니다. 97년까진 태백선 경유 철암행 열차가 철암역을 종착역으로 다녔고 영주 경유 강릉행 열차가 철암에 정차후 강릉으로 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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