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천포로 좀 빠지자면, 협곡열차의 출도착역을 동백산역으로 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협곡열차가 순환열차와 세트 개념이라 그 관점에서는 별 상관없을지도 모르겠지만, 태백선 일반열차를 타는 사람들의 연계성도 확보해 줬으면 좋을 것 같다. 지금은 굳이 정차역을 조정하지 않아도 매일 매진되긴 하지만, 손님이 줄거나 증량이라도 해서 돈좀 더 벌어보고 싶으면 코레일 측에서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그렇게까지 먼 거리도 아니니...

말 나온 김에 지도를 붙여보자면 이렇게 생겼다. 현재 영동선을 운행하는 계통은 크게 두 가지로, 영천이나 대구 등지에서 중앙선을 타고 올라와 영주에서부터 강릉까지 영동선을 이용하는 계통과, 청량리나 제천 등지에서 태백선을 타고 동백산 언저리에서 영동선으로 합류하여 강릉으로 가는 계통이 있다. 당연히 태백선을 경유하는 계통의 편수가 좀 더 많다.
동백산역은 나중에 포스팅하겠지만, 예전에는 분기점의 신호장에 지나지 않았으나 스위치백이 없어지고 솔안터널의 초입이 되면서 역의 규모도 커지고, 폐역된 통리역의 여객취급도 승계받았다. 즉 영동선의 모든 열차와 태백선의 일부 열차가 정차하게 되었다.
오늘은 철암역 포스팅이니까 철암역 이야기. 구조상 영주방향 영동선 열차는 태백역을 정차할 수 없으니, 태백으로 가는 손님을 위해 대신 철암역과 통리역(지금은 동백산역)에 정차하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첫번째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역의 규모가 상당하다. 이 역 뒷쪽으로 큰 선탄 시설이 있어 여객취급보다는 화물취급이 주가 됨을 짐작할 수 있다. 석탄산업이 사양산업이 되면서 이 동네도 예전만 못하지만, 그래도 석탄의 수요가 있는 한은 이 역의 규모는 유지될 듯 하다.

이 역에서는 열차표를 발권받을 수 없다. 영동선 전 열차가 정차한다지만 방문 당시 하루 정차횟수는 8회에 불과했다. 정차횟수도 정차횟수지만 수요가 뒷받침되지 못하는 건지...역의 규모는 상당한데 막혀있는 매표소를 보니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

지금은 영주-동해간 꼬마기차가 없어져서 상/하행 3회씩 6회로 줄었지만, 협곡열차와 순환열차를 합하면 정차횟수는 훨씬 늘어난다.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은 매표 역무원도 다시 배치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번듯한 대합실도 갖춰져 있었다. 열차가 올 시간대가 아니라 큰 역사에 사람 그림자도 보기 힘들었다.

선로가 골짜기의 한쪽을 따라 나 있기 때문에 승강장은 대합실보다 윗층에 있다. 통로로 들어가 계단을 올라가면 승강장. 단순한 무인역도 아니고 역 구내에서 마음대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고, 허가받을 만한 사람도 보이지 않아 승강장에 올라가는 건 관뒀다.

시간은 오후 1시. 다음 열차는 오후 3시. 태생이 산업선이라지만 여객 쪽은 그저 안습이다. 예전에는 그래도 대합실이 북적댈 때가 있었을 터.

새벽에는 아예 역 문을 걸어잠그는 모양이다. 아까 철암역에 영동선 전 열차가 정차한다고 했는데, 주말에만 운행하는 부전발 강릉행 야간열차는 예외다. 철암에도 동백산에도 정차하지 않고 다음 역은 도계역이다. 춘양에서 도계 사이에 석포역에 정차하는 건 좀 의외지만. 어쨌건 정차하는 열차도 없는 역에 일반 여객이 볼 일은 없겠지...

제목을 저렇게 적어놓은 계기가 된, 역 옆의 방벽에 쓰여 있던 수기. 역 주변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는데, 차회예고 격으로 사진을 첨부한다. 처음에 쓸 때는 역 주변까지 다 포스팅할 수 있을 줄 알았다...왠지 모르게 낚시글이 된 느낌.
(다음 포스팅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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