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여행] 세고비아의 수도교 유럽, 미국 여행

마드리드에서 한시간 남짓 가면, 세고비아라는 작은 도시가 나온다. 어디까지나 마드리드에 비해 작다는 것이지, 로마시대부터 중세시대까지 번영해 왔던 도시다. 이곳에 바로 스페인 여행의 계기가 된 수도교(aqueduct(영어)/acueducto(스페인어))가 있다.

정확히 말하면, 지난 겨울 로마에서 Hsama님이 갑자기 수도교를 보고 싶다고 했던 게 발단이었다. 수도교에 대해 찾아보니 로마에는 온전하게 남아 있는 수도교는 찾기 어려우며, 가장 유명한 수도교는 엉뚱하게도(?) 스페인에 있다는 것이다. 이 수도교 구경에다 이곳저곳 살을 붙여서 스페인 대장정이 완성되었지만, 어쩌다 보니 세고비아의 수도교는 스페인 일정의 맨 마지막이 되었다.

로마에서 찾아볼 수 있었던 로마인들에 대한 놀라움은 첫번째가 오늘날과 기본적으로 비슷한 형태의 콘크리트를 사용하여 거대 건축물을 지었다는 것이고, 두번째는 교통의 중요성을 일찍이 깨닫고 길을 닦아 제국 통치의 근간으로 삼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세번째가 수도교를 통해서 상수원을 공급할 생각을 했다는 것인데, 그 실물을 스페인에서 보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 수도교는 오늘날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내가 앞에서 언급했던 '놀라움'은 상수도라는 발상 그 자체였지만, 그 수도교를 만들기 위한 기술이 뒷받침되었다는 것 또한 대단하다. 설명에 의하면, 시멘트를 바른 게 아니라 모양이 맞는 돌을 '끼운' 거라고. 실제로 가 보면 그 거대함에 압도된다. 바로 이걸 보려고, 전날 세비야에서 먼 길을 달려와서, 마드리드에서 또 고속버스를 타게 된 것이다.

해질녘의 로마 수도교 아래에서는 묘기 자전거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이날은 크리스마스를 앞둔 주말이라 이곳저곳 행사가 많았다. 유서깊은 수도교를 배경 삼아서 대회를 하거나 구경하는 동네 사람들은 어떤 생각일지 모르겠다. 별 생각없이 역시 2천년전의 유적인 몽촌토성을 산책하는 동네 사람들 같은 기분...?

마지막으로, 스페인을 다니는 내내 나를 즐겁게 해 주었던 맑은 날씨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수도교 너머 보이는 오래된 마을과 초원, 병풍처럼 도시를 두르는 산, 모두 그림같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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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전에 수도교의 대표격(?)이었던 스페인 세고비아의 수도교를 가 본 적 있었는데, 이스탄불에도 보존이 잘 되어 있는 수도교 유적이 남아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4세기 즉 비잔티움 제국 극초기에 발렌스 황제의 명으로 &nb ... more

덧글

  • 여행유전자 2012/12/29 02:57 # 답글

    수도교를 다른 국가 다른 지방에서 본 적이 있는데요
    세고비아의 그것은 참 높고 웅장합니다!
  • Tabipero 2012/12/29 19:45 #

    수도교로 검색하면 나오는 대표 이미지로의 자질이 충분하지요!
  • 블루 2012/12/29 05:18 # 답글

    "모든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니 정말 교통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지한게 아닌가 싶어요 로마인들은
  • Tabipero 2012/12/29 19:48 #

    그러니 당시 그 넓은 제국을 경영할 수 있었겠지요.
    통신수단이 변변찮았을 때이니 더더욱 도로가 중요하겠지요.
  • 택씨 2012/12/29 22:19 # 답글

    저 돌구조물 안으로 수로가 있는 건가요?
    정말 대단합니다. 로마의 철학은 지금 우리가 사는 도시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것 같아요.
  • Tabipero 2012/12/30 17:51 #

    아치 맨 위가 수도관인 것 같습니다.
    괜히 사람들이 로마문명에 감탄하는 게 아니다...지난번과 이번 유럽행에서 절실히 느끼고 왔습니다.
  • 2012/12/30 12:2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2/30 17:4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2/30 17:53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2/30 18:2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enat 2016/10/20 23:02 # 답글

    벌써 4년 전 글이네요 @.@!!!!
    크아 날씨 진짜 잘받으셨었네요.
    첫번째나 세번째 사진처럼 시원시원한 각도로 찍은 사진들이 날아가 아쉬워하고 있었는데 여기서 보고 갑니다.
    마지막 사진의 아치 사이로 보이는 집과 들판 등의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요 ㅠㅠ
  • Tabipero 2016/10/24 20:24 #

    덕분에 저도 이 포스팅 다시 보게 됐네요 ㅎㅎ
    정말 스페인은 가는 곳마다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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