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용대에서 내려본 하회마을 전경 ├대구, 경북


회룡포에서 이어지는 여행길. 회룡포에서 34번 국도를 따라 30km 정도 동쪽으로 가면, 또다른 물돌이 마을인 하회마을이 나온다. 이날은 하회마을에 들어갈 생각은 없었고, 다만 지난 여름에 하회마을을 방문했을 때 부용대를 못 올라 봤으므로, 반쯤은 숙제하는 마음으로, 반쯤은 사진 찍으러 갔다는 게 맞을 것이다.
하회마을을 방문하지 않고 부용대만 들른다면 하회마을로 들어갈 필요가 없다. 916번 지방도로에서 하회마을로 빠지지 않고 계속 직진한 다음, 풍천면사무소 앞에서 좌회전하여 들어가면 화천서원으로 들어가는 길이 있다. 화천서원으로 들어가는 길은 좁은 농로이므로 주의. 화천서원 앞에 차를 대고 부용대로 올라가면 된다. 참 쉽죠잉~

덧붙여 풍천면사무소 옆에는 지난 주말 기준으로 휘발유 가격이 1천원대인(1999원이던가...) 농협 주유소가 있어, 돌아가는 길을 위한 주유도 할 수 있었다.

버스를 탄다면 76번 버스를 타고 풍천면사무소 앞에서 내려서, 약 2km 정도 걸으면 된다. 하회마을 가는 버스보다 배 정도는 많이 다닌다(...) 혹시 하회마을 가는 버스를 타기가 어렵다면 이 방법도 차선책으로 쓸 만 할 것 같다. 매표소를 거치지 않으므로 입장료는 내지 않아도 되겠지만, 대신 뱃삯을 내야 하겠다(...) 뱃삯은 하회마을에서 왕복 3천원이라고 하는데, 부용대 쪽에서는 뱃삯을 어떻게 치는지 모르겠다.

입장료가 아까우면 병산서원에서 걸어가는 방법도 있다. 다만 병산서원에 가는 차시간 맞추기가 어렵고(1일 2회던가...) 거리도 1시간은 족히 걸어야 하고 이래저래 복잡하다. 입장료는 하회마을 유지 관리에 쓰인다고 하니 특별한 일 없으면 그냥 정문으로 입장료 내고 들어갑시다(...)

어떤 방식이 되었건 부용대를 오르면, '하회'이니, '연화부수'이니 하는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을 안은 전혀 딴 세상같아 보이는 게, 정말 조선시대 풍경을 보고 있는 듯 하다. 때마침 탈춤 공연을 하는 건지 멀리서 꽹과리 소리가 들려 온다.

...그때 부용대를 못 올라본 match345님께는 유감의 뜻을 전하며^^;;

부용대를 내려가면 바로 화천서원이 보인다.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 때 없어진 걸 90년대 말에 복원한 것이라 한다. 안타깝게도 문이 잠겨 있었다.

그 옆에는 옥연정사가 있다. 이곳은 서애 류성룡 선생이 징비록을 집필한 곳이라고 하며, 현재도 사람이 살고 있는 곳이다. 그럼에도 집을 개방해 놓는다는 것은 정말 큰 수고를 필요로 하는 일일 것이다. 하회마을 소개에는 빠짐없이 나오고 있으나 강 건너에 있는 탓에 그동안 가볼 기회가 없었다. 류성룡 선생은 조용한 곳을 원해서 이 곳에 터를 잡았다고 하는데, 다른 민가와는 떨어져 있고 하회마을을 들러가는 사람들 중에 안(못?) 가 보는 사람도 적잖을 테니, 그 목적에 걸맞은 입지라 할 수 있겠다.

집 한켠에는 생수통을 쌓아 놓고 생수를 판다고 적어 놓았다. 집 밖에는 자판기도 있었고, 집을 개방하고 있는 나름대로의 댓가이자 수익사업인 듯 싶다.

차를 끌고 간 김에 병산서원에도 다시 가 봤었다. 꽃이 만개했던 그 때보다 감흥은 덜 했지만, 이곳은 변함없이 아늑하고 멋진 곳이었다. 사실 병산서원보다는 가는 길이 더 기억에 남는데, 아침에 비가 왔기 때문에 길은 질척질척하고 커브에는 그 흔한 반사경 하나 없었다. 반사경은 없으면서 추락주의 표지판은 왜 그리 많던지...초입의 언덕을 올라가다 맞은편에 차가 오는데 비켜줄 공간이 없을 때는 그야말로 식은땀이 흘렀다. 작년에 버스를 타고 갔을 때 버스가 커브마다 왜 그렇게 열심히 경적을 울렸는지 알 것 같았다.

...하루빨리 포장이 되기를 바라지만, 길이 널찍하게 포장된다면 그곳은 더 이상 비경이 아니게 될 것이다.

돌아가는 길 내비는 당연히 서안동 IC를 안내할 줄 알았는데, 예천을 거쳐 점촌함창 IC로 진입하라고 한다. 하긴 요새는 국도가 준 고속도로처럼 잘 닦여 있으니, 이렇게 가도 부담은 덜하다. 서안동 IC를 거치면 거리상으로는 좀 돌아가게 되기도 하고, 체감상 중부내륙고속도로가 중앙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보다 운전하기 편하다.

이렇게 중부내륙고속도로를 거쳐, 두 물돌이 마을을 구경하는 것으로 괜찮은 여행코스가 되었다. 덧붙여서 불정역이나 진남역, 용궁역 등 옛 모습을 간직한 간이역 구경도 빼놓으면 아깝겠다. 불정역은 역 건물이 특이해서 한번 가 보고 싶었는데, 코스가 미묘하게 벗어나 있어서 이번에는 패스.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할 듯 싶다.

덧글

  • 택씨 2012/03/21 08:56 # 답글

    ㅎㅎㅎ. 저도 이번에 포항 가는 길에 병산서원으로 들러서 갔었는데.. 정말 가는 길이 그런 줄 몰랐어요. 심지어 나올 때는 절벽 옆으로 보이는 절경에 잠시 눈을 돌리는 사이에 반대편에서 관광버스가 달려들어서 깜놀. 경적도 울리지 않고 커브를 돌아 나오더라구요. 아마 그 시간에 병산서원에서 나오는 차가 있을 거라고는 생각 못해서 그런 거겠죠.

    부용대의 풍경이 이렇게 좋을 줄 알았으면 잠시 들렀다 갈 걸 그랬어요....
  • Tabipero 2012/03/24 20:11 #

    그 좁은 길에 관광버스도 들어가는군요. 하긴 시내버스도 들어가니 못갈 건 없지만...
    예전에 '나의 문화유사답사기'에서, 유적 답사한다고 하도 저런 안 좋은 길들만 골라서 가니 가급적이면 자신의 뜻을 이해해주는 '단골' 기사를 불렀다는 대목이 생각납니다.

    포장 이전에 반사경이라도 좀 설치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 뽀다아빠 네모 2012/03/26 09:16 # 답글

    역시 부용대에는 꼭 올라가봐야하겠군요....
  • Tabipero 2012/03/27 21:16 #

    내일로 여행자들의 정석코스쯤으로 생각했었는데, 놓치면 안될 곳이더군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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