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석 단상...을 가장한 뻘글 매일 매일이 여행

이번에 이용했던 항공사는 KLM(네덜란드항공). 기종은 왕편은 그냥 747-400, 복편은 747-400 Combi였다.

장거리 비행기를 탈 때마다 생각하는 거지만(그래봐야 왕복으로 세 번...), 비행기의 이코노미석만큼 비인간적인 좌석은 없는 것 같다. 사람을 옴짝달싹할 수 없는 좁은 좌석에 구겨 넣어놓고는 가끔씩 운동을 해 주는 게 좋다는(아마도 혈전 등의 이코노미증후군 이야기일 것이다) 안내가 나오는 건 어딘가 앞뒤가 안 맞는 것 같다. 또한 마치 자식들 옷 없어서 천쪼가리에 구멍을 몇 개 뚫어서 구멍에 얼굴만 내놓게 했다는 흥부전의 흥부 자식들처럼, 맨 안쪽에 있는 사람이 한번 화장실 가려면 바깥쪽에 앉은 사람들이 우루루 일어나야 하도록 만들어 놓고서는 물을 자주 마시란다(그리고서 이 양반들 물 마시고 싶다고 승무원 콜을 불러도 올 생각을 안한다!).

개인적으로는 좁은 좌석에 구겨져 가는 건 못 견딜 건 아닌데, 화장실 가려면 눈치를 봐야 하고 또 본의에 상관 없이 자리를 비켜 줘야 하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코노미 증후군 예방을 위한 조언에도 충실하게 가끔씩은 트인 곳에서 스트레칭도 해 주고 싶은데 안쪽에 앉으면 그것도 쉽지 않다. 양 옆에 가만히 잘 자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움을 넘어 경외감마저 들게 된다.

이 상황이 과연 개선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해 보았다. 하지만 결론은 획기적인 교통수단이 나타난다거나, 시트 피치 등에 관한 강력한 규제가 실현되지 않는 이상은 현재보다 나아질 수 없다는 것.

예컨대 기술이 발달해서 단위 면적당 수송 원가가 싸진다면, 항공사로서는 두 가지 방법을 생각할 수 있겠다. 첫번째는 가격은 그대로 두고 승객 1인당 공간을 좀 더 늘리는 것, 두번째는 면적을 그대로 두고 좌석당 단가를 낮추는 것. 아마도 일반적인 여행자라면 후자를 선호할 것이다. 전자는 이코노미 플러스 같은 것이 좋은 예가 될 듯 하다. 좀 더 돈을 내고 이코노미 플러스를 타느냐, 그냥 가장 싼 일반 이코노미석을 타느냐에서 택일하라면, 나 같아도 좀만 참고 몇십만원을 아낄 것 같다.

앞으로 장거리 교통수단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모르겠다. 하지만 적어도 향후 수십년간은 대륙간 이동수단에서 비행기는 압도적으로 주가 될 것이고, 마치 닭장같은 이코노미석도 그대로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이언에어의 사장 아저씨는 비행기에 입석을 도입하자는 아이디어도 냈다는데!).


사족으로, "그나마" 편하게 가고 싶다면, 'setaguru'라는 사이트를 추천한다(링크). 다만 이번에 이용해 보니, 좋은 좌석을 선택하는 것보다는 '폭탄석'을 피하는 데 더 유용하다. KLM 이놈들은 비상구좌석에 앉는데도 추가요금 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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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Hyth 2012/02/06 23:19 # 답글

    저도 설 전에 가족여행으로 제주도 갈때 제주항공 737-800으로 첫 비행기 이용(...)을 했는데
    (작년 큐슈여행은 부산-후쿠오카간을 배로 왕복했습니다)
    1시간 거리밖에 안되니 버텼지 그걸로 3시간 이상 가라면 돈을 받고 탄다고 해도 거절하고 싶어지더군요(...)
  • あさぎり 2012/02/07 02:12 #

    그리고 다들 4, 5시간씩 걸려서 홍콩과 필리핀을 다니고 있는데...[응??]
  • Tabipero 2012/02/07 21:42 #

    본문에 비인간적이라고 했지만서도 탈 상황 되면 다 타게 됩니다 ㅎㅎ
    우리나라야 국토가 넓지 않아 그정도입니다만 미국같은 경우는 서부에서 동부 가는데 비행기로 다섯시간 정도던가...그렇습니다. 그게 안되면 근성으로 몇박 며칠을 차량 이동 하는거죠(...)
  • 블루 2012/02/07 02:35 # 답글

    KLM은 좌석폭이 조금 좁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래저래 바다건너가는건 고역이지요. 전 그냥 내리 잡니다 =_= 도쿄에서 이륙하고 잠들었는데 일어났더니 디트로이트였던 그 짜릿함을 잊을 수가 없어요
  • Tabipero 2012/02/07 21:50 #

    seatguru에서 본 KLM 747-400의 좌석폭은 17.5"로 다른 항공사에 비해 좁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오히려 대한항공이 0.3" 정도 더 작습니다만(...)

    내리 자는게 제일이긴 한데, 그게 잘 안되면 기나긴 수행의 시작입니다-_-;;;
  • 블루 2012/02/08 01:19 #

    체감상은 그랬는데 실제로는 그렇지도 않은가보군요. 전 대한항공을 밤도깨비 한번 말고는 안타봐서 몰라요 (...)
    한국들어갈때 대한항공 타보는게 소원입니다 ㅠㅠ
  • Tabipero 2012/02/19 23:04 #

    저도 대한항공 탄건 2시간 이내의 단거리 노선밖에 없네요. 그마저 후쿠오카는 JAL과의 코드쉐어...
    미국에서 산다고 대한항공이 싼건 아닌 모양이군요.
  • 블루 2012/02/20 03:33 #

    한국에서 사는것보단 싼데 그래도 비싸요 ㅠㅠ 미국항공사타고 들어가게 되죠 주로
  • 에린 2012/02/07 03:27 # 답글

    기술 발달로 항공기 동체 폭이 점점 넓어지는데요,
    예를 들면 777이나 747과 같은 광동체 비행기에 대해서
    제조사는 9열의 좌석을 놓을 것을 추천합니다.

    법적으로는 통로에서 3칸이상 좌석을 놓으면 안되도록 정해져 있기 때문에
    과거에는 2-5-2좌석, 현재는 주로 3-3-3좌석을 놓도록 제조사가 추천하고 있는데
    일부 항공사는 더 많은 좌석을 놓기 위해서 3-4-3 좌석을 설치하고 있어요.
    (아랍에미레이트 항공이나 영국 항공 등)


    또 다른 사례를 들자면
    비행기의 연비는 점점 개선되어 가고 있습니다.
    유가가 높아지면서 항공사에서 요구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최근에 항공사 관계자 말에 따르면
    아무리 비행기 연비를 개선해도, 항공사 요구에 따라 비즈니스석에 이것저것 달다보면
    비즈니스좌석이 너무 무거워져서 연비 개선의 효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코멘트가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항공사들의 경우에는 다른 나라보다 좌석이 넓기로 유명한데
    실제로도 좌석의 면적을 넓히고 그 만큼 요금을 더 받는 쪽을 선호하는 듯 합니다.
    아무래도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은 외국과 달라서
    비행기를 상시타는게 아니고,
    큰 돈 들여서 일생에 몇번 안타보는 큰 일로 인식하다 보니 서비스는 편해야 하고
    돈 들인 값을 해야한다는 생각 때문에 이를 반영하는 것 같네요
  • Tabipero 2012/02/07 22:07 #

    자세한 답글 감사합니다.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게 되었네요.

    제 기억속의 큰 비행기들은(기종은 잘 모르기 때문에...) 대부분이 3-4-3이었고, 하나 특이했던 걸로는 2-5-2가 있었는데 지금 찾아보니 United의 772로군요. 많은 답글들 보고 seatguru 보면서 비교해보고 있는데 744 중 3-3-3으로 놓는 항공사는 찾기가 힘들군요 -_-;;; 772는 거의가 3-3-3입니다만서도...

    특히 나이가 지긋하신 분들 중에 운임이 좀 비싸더라도 국적기를 선호하시는 분들이 있더군요. 그런 의식의 연장선을 생각해 본다면, 운임을 낮추기보다는 시트피치도 좀 키우고 하는 게 맞는 선택인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같은 사람들은 항공사 자체의 수준(평균 이상), 스케줄(~1회 환승), 항공운임 정도를 고려합니다. 아무래도 개인적 목적의 해외여행이 불가능하다시피 했던 예전에 비해서 젊은 사람들은 비교적 자주 해외여행을 가니, 이런 인식도 바뀌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그리고 최근 A380 도입 뉴스 등에서 여실히 느꼈습니다만, 역시 항공사에서는 비즈니스클래스 이상에 신경을 쓰는구나라는 것(...) 알고는 있었지만...못마땅하면 돈 벌어서 비즈니스 타라는 거군요 ㅎㅎ
  • 에린 2012/02/14 02:33 #

    항공사에 돈 가장 많이 벌게 해주는 클래스가 비즈니스라고 하네요
    퍼스트는 일인당 가장 요금이 많긴 하지만 퍼스트 클래스 라운지라든지 제반 비용이 많이 든대요
  • rumic71 2012/02/07 09:02 # 답글

    비행기에 노비노비 시트를 도입하는 겁니다 (으잉!)
  • Tabipero 2012/02/07 22:12 #

    진지진지 열매를 먹고 얘기하자면 항공관련법에 안 걸릴까요? 안전벨트 설치하면 되려나...

    비행기 입석에 관련된 뉴스에서 항공관련법에는 이착륙시 어디를 어떻게 고정시키는 장치를 하고...라는 규정은 있지만 입석 세우면 안 된다는 규정은 없다고 하더군요 -_-;;;

    그런 법망을 뚫고 만든다 해도 지금 이코노미 수준의 운임을 유지하려면 최소한 3단 정도는 만들어야 할 것 같네요 ㅎㅎ 이거 뭐 밥도 누워서 먹어야겠군요(...)
  • 블루 2012/02/08 01:27 #

    http://www.flightglobal.com/blogs/runway-girl/2010/09/pictures-italian-firm-reveals.html

    이런 컨셉이 떠돈적이 있었습니다 ㄱ=
  • Tabipero 2012/02/14 20:39 #

    저도 저 그림 본 것 같네요. 항공법에 문제 없도록 만들었다나 뭐라나...
    인천출발 기준으로 볼 때 오사카까지는 그럭저럭 갈 만 하겠네요. 도쿄까지는...운임만 싸다면 버티겠지만 -_-;;;
  • 소소 2012/02/07 14:12 # 답글

    저같은 경우에는 진짜 잘자요,
    15시간정도 걸린 유럽행 비행기, 타자마자 밥 주니까 밥먹고 취침, 중간에 밥주길래 밥 먹고 다시 취침 도착해서 저녁 먹고 호텔 들어가서 다시 취침, 아침에 일어남.
    뭐여 얼마나 잔겨 ..!!!!!!!!
    제가 봐도 제가 신기하네요
  • Tabipero 2012/02/07 22:13 #

    전 소소님같은 사람이 제일 부럽습니다.
    화장실도 안 가고 주무셨나요 -_-;;;
  • 티니 2012/02/07 18:24 # 답글

    메인에서 보고 왔습니다만 저는 일년에도 서너번씩 태평양을 건너서 왔다갔다하는지라 불편함에도 익숙합니다 -_-;
    워낙에 비행기 안에서 못 자는지라 일부러 아침 일찍 출발하는 편으로 해서 밤을 새고 가서 타면 그나마 좀 잘 수 있어요ㅠ
    제일 최근에 태평양 건너올 때는 창가 자리에 앉았는데 바로 옆으로 나란히 인도 노부부가 타셔서 주무시기에 일곱시간정도 화장실 이용을 못 했지요 ㅠㅠㅠㅠ
  • Tabipero 2012/02/07 22:17 #

    밤새기 신공 쓰시는 분들도 주위에 있더군요.
    통로쪽에 있는 분이 아주 잘 주무시고 계시면 타넘기 신공도 가능합니다. 예전 미주노선을 탔을 때는 통로에 앉아 있었는데 졸다가 눈을 뜨니 옆사람이 타넘으려고 하길래 자리를 비켜 드렸죠 -_-;;;

    사실 불편해도 익숙해지면 그나마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저같은 경우는 거의 6년만의 장거리 비행기라, 가기 전에도 걱정을 좀 했었죠. 다행히도 올 때는 많이 지쳤던 모양인지 나름 잘 잤습니다.
  • 티니 2012/02/07 23:54 #

    미국 항공사 이코노미는 다른 항공사보다 좀 좁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전 싼 맛에(...) 타고 다니는데 특히나 앞에 앉은 사람이 의자를 젖히고 있으면 타넘기 굉장히 애매해지더군요;
  • Tabipero 2012/02/19 23:01 #

    저도 미국 항공사 이코노미가 좁다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 항공사들이 시트피치가 다른 곳보다 넓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요...비단 미국 항공사뿐만이 아니라 웬만하면 이코노미는 31"같아 보입니다. 일본 항공사들도 죄다 31"이더군요.
  • 뽀다아빠 네모 2012/02/09 17:35 # 답글

    결국, 비행기에선 창가 쪽이 안좋은 자리군요. 통로 쪽이 좋은 자리...^^
  • Tabipero 2012/02/10 20:35 #

    개인 선호에 달렸지요. 밖에 나갈 일이 별로 없다면 창가도 괜찮습니다. 다른 사람한테 방해 안 받고(물론 반대로 민폐를 끼쳐야겠지만), 창가에 기대어 잘 수도 있고, 창밖 구경도 할 수 있고요. 단거리라면 오히려 창가를 선호하지요 ㅎㅎ
  • han 2012/02/20 13:21 # 삭제 답글

    비상구나 벌크 좌석을 못구한다면 통로 좌석을 선택하는게 그나마 차선이죠.물론 일본,중국같은 단거리 노선은 창가 좌석이 짱이지만
  • Tabipero 2012/02/20 22:25 #

    개인적 취향에 따라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일반적으로는 통로 쪽이 낫겠지요.
    2-5-2석의 맨 가운데 앉은 사람은 뭐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습니다...창가도 아닌데다 이동도 불편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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