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첫날이던가 갑자기 호기심이 동해서 백양리역을 다시 찾아가 보았다. 다행히도 역사는 그대로 남아 있었지만, 철로는 걷혀 있었고 방치된 지 근 9개월동안 승강장에는 잡초가 많이도 자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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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백양리역 방문 포스팅 보기)
건물 출입문이 있는 곳 근처에는 이렇게 '쓰레기 투기금지', '관계자외 출입금지'라고 붉은색 스프레이가 묻어 있었다. 그 옆의 안내문도 요컨대 들어가지 말라는 이야기다.
예전에 춘천시인가...에서 관내 구 경춘선 역을 보존한다고 해서 다행으로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역 내부는 예전과 변한 건 없어 보이는데, 과연 이 역은 어떻게 쓰이게 될지.
지금은 쓸모 없게 된 폴사인도 그대로 역을 지킨다.
분명 누가 심은 것도 아닐 것이고 거름을 준 것도 아닐 텐데 잡초의 생명력에 놀랐다. 보통 승강장 바닥은 벽돌을 깔아 놓지만 이 곳은 흙바닥이니 가능한 일이기도 할 것이다. 또한 무인역이던 시절에도 꾸준히 제초를 해 줬다는 말이 된다.
예전 철로가 있던 자리는 차가 웬만큼 다닐 수 있도록 잘 다져 놓았는데, 노반의 용도가 궁금하다. 이 곳은 남한강 자전거길과는 달리 강변에 따로 자전거 도로가 조성되어 있어서 자전거길도 아닐 것 같고, 레일 바이크를 한다는 소문도 있었는데 본선도 부본선도 철로가 싹 걷혔기에 그것도 아닐 것 같고...
본선 쪽은 승강장 턱이 안 보일 정도로 터돋움을 해 놓았고, 그야말로 찻길이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다.
이상이 구 백양리역의 9월 당시 상황이다. 경춘선에서 손에 꼽을 만큼 특이하고 예쁜 역사였는데, 비록 방치에 가깝지만 남아 있어서 안도했었다. 역사 외에도 철로를 제외한 대부분의 시설물이 그대로 남아(방치되어?) 있는 상태. 안 그래도 쓸쓸함이 조금 묻어있던 간이역이었지만, 이렇게 잡초 자란 승강장 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역사는 더욱 외로워 보인다.
하기사
능내역도 그렇게 덩그러니 놓여 있다가 못 보던 새에 환골탈태를 하였으니, 이 곳도 언젠가는 멋진 모습으로 변신하기를 기대해 본다.
(여기서부터는 오늘 포스팅의 덤)
보너스로 같은 날 찍은 경강역. 역사는 그대로 남아 있는 채 문에는 널빤지가 못질이 되어 있고, 역시 무단출입금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역 구내는 들어가보지 못했는데 여기도 웬만큼 시설물은 남아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구 강촌역도 잘 남아 있는 것을 확인. 이곳도 역시 철로는 걷혀 있다. 정말 뭘 하려는 건지, 궁금증은 점점 커져만 간다.
백양리역은 엘리시안강촌 입구의 북한강을 바라보는 곳으로 이설되어 산으로 숨어버린 강촌역과 달리 '眞 강촌역'이라고 불러야 할 정도다. 엘리시안강촌은 이번 시즌 ITX 운행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모양인데, 연내 운행이 나가리되어서(...) 공기수송
스키열차나 다시 타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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