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舊 경춘선 - 舊 백양리역(2) ├서울 및 근교

일주일 새에 옛 경춘선과 경춘선을 달리는 무궁화호는 없어지고, 이제는 새로운 선로에 새로운 역, 새로운 열차가 들어왔다.

사실 철도에 관심을 가진 이래 일개 노선의 폐선,아니 폐선도 아니고 이설이다. 어쨌든 이런 철도상의 사건이 사회적으로 이렇게 큰 이슈가 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경춘선은 추억과 낭만의 노선으로 남아 있던 모양이다.

마지막 경춘선을 타 보고 그 모습을 사진에 담으려 몰려든 사람들, 열차를 떠나 보내며 눈물을 보이시던 舊 화랑대역 역장님, 여객전무님의 남춘천행 막차 안내방송에서부터, 경춘선 플랫폼에서 절하던 동호인, 행선판 절도(?)사건(잘못을 알고 돌려줬다고 들은 것 같은데)같은 이런저런 일들, 그리고 수시아님 포스팅에도 올라왔던 무임권을 들고 춘천 나들이를 온 어르신들까지. 경춘선 개통 이후로 철도계에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아진 것 같다.

포스팅마다 열심히 '舊'자를 붙이고 있는데, 새 백양리역은 가평 방향으로 좀더 떨어져서, 엘리시안강촌 입구에 만들어져 있다. 부역명도 엘리시안강촌. 고가역에다 강 바로 옆에 있어 '여기가 진짜 강촌역 아니냐' 하는 농담도 이래저래 들린다.

(태그-경춘선 보기)
(앞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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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촌 방면을 바라본 모습. 백양리역 구경은 계속됩니다.

대합실의 열차시간표와 운임표는 훼손이 심하다. 애초에 다른 보호장치도 없고, 마음대로 조작할 수 있으니. 예전 상천역에서는 안드로메다행 열차 운임을 볼 수 있었지만 여기는 마치 다운로드받은 이미지가 깨진 것처럼 엉망 진창이다.

결국에는 관리하는 쪽에서도 손을 놓았는지 제대로 된 시간표는 저렇게 따로 A4지에 프린트해 놓았다.

이런 간이역에서는 이미 기본적인 소양이 된 청 시절의 흔적. 언제부터인가 '대합실'을 '맞이방'으로 순화하여 쓰기 시작했더라...어릴 때만 해도 '대합실'이라는 용어가 익숙하고 흔했었다.

아래는 무인역임을 알리는 공지와 연락할 일이 있으면 강촌역에 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희한한 건, 검색해 보면 강촌역도 운전간이역이라고 적혀 있는데 저 안내판은 강촌역장 명의로 되어 있다는 것. 간이역에도 역장이 있을 수 있는 건가...

사실 운전취급 측면에서 보면 강촌역보다는 이 역이 중요하다. 강촌역은 그냥 열차가 서서 승객을 태우고 내릴 뿐이지만 이곳은 열차가 교행하기 때문.

역무실. 자세히 보면 '어서오십시오 참여정부입니다'가 문에 적혀 있다.

화장실은 대합실과 붙어 있지 않고, 역 어귀에 있다. 바깥에서 보면 나름대로 관리가 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화장실 벽 모퉁이에는 콜택시 전화번호가 붙어 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 이 역은 1일 왕복 10회 버스가 아니면 대중교통으로 주위를 이동하기 어렵다. 그나마 이 역은 버스나 열차가 많은 강촌역에서 그럭저럭 걸어갈 수 있어서 망정이지, 열차를 타고 어느 시골 산중에 간이역 구경한답시고 내렸다가 오도가도 못하게 될 수도 있을 것.

예전에 다큐3일에 나왔던 경전선의 어느 간이역도, 옆에 콜택시 전화번호가 적혀 있어 열차를 놓친 사람들이 콜택시를 불러 타고 가는 장면이 나왔었다.

물론 나도 경강역으로 이동할때 유용하게 이용했다. 사실 나는 여기 적힌 전화번호가 아니라 지근의 버스 정류장에 적혀 있는 전화번호로 걸어 택시를 불렀지만.

언제적 역명판일까. 국철구간에 파란색 저항전동차가 다니던 시절에는 역마다 저런 역명판이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밑에는 해표 식용유 광고가 있었고. 뒷쪽의 새 역명판과 대조를 이룬다.

70년간 이 자리를 지켜온 이 역사도 이제 소임을 다했다. 보존될지, 방치당할지, 헐릴지 아는 바는 없으나, 다음에 가 봤을 때도 이 모습 그대로 볼 수 있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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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기위험 : 굿바이 (舊)경춘선 - 舊 백양리역 2010-12-26 17:26:17 #

    ... 낙서들은 나중에 어떻게 될까. 그대로 화석이 되어 남아 있을지, 역 건물 채로 사라져버릴지 모를 일이다. 남은 사진들을 추후에 이어지는 포스팅으로 올릴 예정이다. (다음에 계속) ... more

덧글

  • rumic71 2010/12/31 23:03 # 답글

    준 비경역쯤 되겠군요...
  • Tabipero 2010/12/31 23:12 #

    수도권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이런 역이 있다는건 대단하지만 '비경역'이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하지요.
    금번 '레일러'에 간이역에 대해 재정의를 해 놓았던데, 그런 기준의 간이역은 맞습니다. 물론 코레일 기준으로도 간이역이 맞고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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