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테츠近鉄를 원없이 탄 날-오사카 우에혼마치역에서
앞에서 밝혔듯, 여행의 셋째 날에는 나라현奈良県의 하세데라長谷寺와 이마이쵸今井町를 둘러볼 예정이었다. 여기서 필요한건 뭐?

킨테츠!


하지만 이 하세데라와 이마이쵸는 흔히 나라 갈 때 타는 나라선奈良線이 아니라, 오사카선大阪線을 타고 가야 한다. 오사카선은 오사카 우에혼마치역大阪上本町(이하 우에혼마치)에서 이세나카가와伊勢中川까지 이어지는 노선이며, 후세역布施駅에서 나라선과 갈라져 나라선보다 남쪽으로 향한다. 우리가 나라까지 갈 때 가는 급행열차는 엄밀히 말하면 오사카난바大阪難波(이하 난바) 우에혼마치역까지 난바선難波線, 우에혼마치역에서 후세역까지 오사카선, 거기서부터 종착역가지 나라선을 타는 복잡한(?) 운행계통을 가진다.

나라를 가려면 난바역에서 열차를 타야 하지만, 일부 특급열차를 제외한 오사카선 열차를 이용하려면 두 정거장 더 간 우에혼마치역에서 열차를 타야 한다. 스룻토 간사이 노선도 등에서 쭉 이어져 있으니까 당연히 난바 발착이겠지...라고 생각하시면 큰 오산. 난바역은 2홈3선의 조그만 역일 뿐이고!(솔직히 그 작은 역에서 나라선 열차/어반 라이너 등의 특급열차를 발착시키고 게다가 최근 개통한 한신난바선阪神難波線 직통열차까지 운전취급하기에도 벅차 보였다).



오사카시영지하철大阪市営地下鉄 센니치마에선千日前線을 이용한다면 타니마치큐초메谷町九丁目 역에서 갈아타지 않고 우에혼마치역까지 연결되지만, 모종의 이유로 인해 난바역에서 내려 두 정거장 가 열차를 다시 환승하였다. 우에혼마치뿐만 아니라 츠루하시鶴橋 역에서도 환승이 가능하지만(또한 보통열차끼리라면 후세역까지 환승 가능하다), 앉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우에혼마치역에서 내리기로 하였다.

사실 우에혼마치에서 간단히 환승 가능할줄 알았으나, 나라선에서 내린 역은 지하역, 오사카선이 발착하는 승강장은 지상에 있었다. 다행히도 환승 거리는 얼마 되지 않아, 금방 환승할 수 있었다.



난바역과는 다르게 크고 아름다운 역이다.


우에혼마치역에서 출발하는 특급도 있다. 주로 이세쪽으로 가는 열차가 평시 기준으로 세대중 한대 꼴로 우에혼마치에서 발착한다.
물론 나고야까지 가는 캐간지특급 어반라이너는 항상 난바 발착.

킨테츠처럼 특급열차(추가요금이 없는 특급이 아니라, JR과 같이,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급)가 발달한 사철은 아마 없으리라 생각한다. 오사카-나고야의 두 대도시권을 묶는 거대 네트워크를 가진 이 킨테츠가 특급 운영을 안 하는 것이야말로 이상한 일이겠으나, 생각했던 것보다 특급의 편수가 많았다. 오사카선의 평시 시각표를 살펴보면 특급:급행:보통(및 준급)이 거의 1:1:1의 비율로, 1시간당 3편 이상의 특급열차를 운행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놀랍다.


교토 발착 특급도 있다! (탄바바시丹波橋 역 촬영)


무려 2층 차량도 달고 다닌다.


킨테츠 특급열차의 의자에는 저렇게 킨테츠의 각종 특급 전면부 일러스트가 그려져 있다.
역시 거대사철 킨테츠!

특급 이야기는 이쯤 하고, 사실 내가 탈 열차는 이거.

철덕이여 아오야마쵸행 급행열차를 타라!

나도 사실 처음에는 시간을 맞춰 어반라이너를 타려고 생각했으나, 사실 급행열차에 비해 시간단축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아 보여 일단 갈때는 급행열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돌아오는 길에 형편이 되면 타 보고, 아니면 말고...특급열차 시트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결과적으로 어찌어찌하여 돌아오는 길에는 특급을 타게 되었다.

롱시트라고 생각했는데, 운 좋게도 크로스시트 차량이 걸렸다. match345님의 말씀을 빌자면 보통은 크로스시트 투입을 안 한다고. 주말이라서 크로스시트 차량을 투입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하신다. 하지만 시트는 자동으로 전환되는 게 아닌지, 운행하기 전에 차장이 차내를 돌면서 일일이 좌석을 돌린다(청소부가 돌리는게 아니다! 차장 지못미 ㅠㅠ). 좌석 형태로 보면 쉽게 알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식으로 치면 통근열차 식으로 돌리는게 아니라 무궁화 식으로 밑의 페달을 밟아 돌리게 되어 있다.

시트도 꽤나 좋아 보인다. 특급만큼 편하진 않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대만족이다. 사실 장거리 여행에 롱시트는 은근히 불편.
그럼 편하게 바깥 경치가 잘 보일 것 같은 자리에 앉아, 목적지를 향해 출발한다.


쓰다 보니 어째 여행밸리에 올리기 민망할 정도로 철분 높은 글이 되어 버렸다;;;;

이 포스팅에서 다룬 경로는 왼쪽 위에 있는 어두운 갈색 화살표. 목적지는 이미지 오른쪽 아래에 있는 'A'표시.
이정도 페이스면 10부작은 되어야 할 것 같은데, 다음 포스팅에서는 멀리까지 가므로 안심하세요
(그렇다고 다음 포스팅에서 목적지에 도착하는 건 아니지만)



(다음에 계속)
by Tabipero | 2009/08/25 21:23 | 일본 여행 | 트랙백 | 핑백(1)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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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전기위험 : 킨테츠를 원없이 .. at 2009/08/26 21:18

... (앞에서 계속)우에혼마치上本町를 출발한 열차는 츠루하시鶴橋, 후세布施를 정차, 그 이후로는 냅다 달린다. 고가를 지날 때 산 밑에 말 그대로 깔려 있는 키 ... more

Commented by rumic71 at 2009/08/25 21:49
별로 철분이 안 느껴지는 것은 역시 요즘 <테쓰코>를 매일매일 읽은 탓?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8/25 21:57
슥슥 스크롤해 봐도 기차 사진밖에 안 보이고 여행은 갔다는데 철도 이야기밖에 없는 게 별로 철분이 안 느껴지다니 역시 테츠코의 위력은 대단하군요.
Commented by 디야 at 2009/08/25 23:57
이건 철덕 포스팅 오오오!

즐테츠 패스 5일권으로 여행도 생각중인데 그만큼 즐테츠가 간사이~츄부권을 주름잡는 일본 최대의 사철기업이라는게 ㅠㅠㅠㅠ

... 도대체 뭔말을 하고 싶은겐가!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8/27 10:44
즐테츠 5일권으로 도대체 뭘 하시려고...하고 생각했지만 가만 생각해 보니 나고야와 오사카를 제외하더라도 연선에 교토, 나라, 이세같은 굵직굵직한 관광지들이 많군요. 알고 보면 킨테츠만으로도 충실한 여행이 가능해 보입니다. 좀 삽질이긴 하지만 킨테츠로 난바에서 교토까지 갈 수 있기도 하니...

특급 3회중에 최소 1회 어반라이너는 必乘인겁니다! 저는 특급을 탔긴 탔는데 어반라이너는 아니었슴둥;;;
Commented by match345 at 2009/08/26 19:13
이게 L/C카에요!
시간대에 의해 롱시트, 크로스시트를 변경할 수 있는 획기적인 차량이네요. 아마, 킨테츠가 일본에서 최초에 개발했다고 생각합니다.
종착역에서의 정차 시간이 짧기 때문에 차내를 마감할 수 없고, 자동으로 좌석을 전환하면 승객이 말려드는 우려가 있어서 차장이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네요. 확실히 지못미한 광경이지만 ㅎㅎ
우에혼마치는, 난바나 텐노지와 같은 큰 번화가가 아니지만, 킨테츠의 거대한 터미널이 있기 때문에, 독특한 분위기의 거리에요. 노선도로 보면 중간(도중)역에밖에 보이지 않지만...
사실은, 킨테츠 난바역은 1970년에 개업해 비교적 새롭기 때문에, 오사카의 사람들에 있어서 킨테츠의 시발역이라고 하면 우에혼마치라고 하는 인상이 강하네요.

킨테츠처럼 특급이 발달한 사철은 없다는 것은 바로 정말이네요.
특급의 편수도 굉장하지만, 야마토야기나 이세나카가와에서의 환승이 아주 편리하고, 3회 갈아타도 특급요금은 통산됩니다 (이전에 나고야->이세나카가와->야마토야기->가시하라 진구마에->요시노 라는 환승을 했습니다).
예를 들면, 나고야역에서 오사카 방면 특급이 만석이면, 그 다음 이세 방면 특급을 타고 이세나카가와에서 갈아타는 것도 흔한 방법입니다.
교토선이나 가시하라선에 단독한 특급도, 이런 환승을 해서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네요.
그러나, 급행등이 특급을 대피하는 회수가 많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특급유도라고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8/26 19:48
다른 내용도 굉장히 흥미롭지만 롱시트/크로스시트 양용이 가능하다는 게 재미있군요.
http://ja.wikipedia.org/wiki/近鉄5800系電車

구조를 보면 시트를 90도 돌리면 롱시트가 되는 모양인데, 맞습니까? 간단하지만 좋은 아이디어네요.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8/27 10:59
어쩐지 난바역보다 우에혼마치역이 터미널역답다고 보였는데, 난바 쪽이 비교적 나중에 만들어진 역이었군요.
한큐 카와라마치역(1홈 2선)에서도 크로스시트 차량은 사람들 모두 내리게 한 후 청소원이 들어가서 출입문을 다시 닫고 시트 돌리고(이건 자동으로 돌아갑니다만) 다시 문을 여는데, 킨테츠는 승객 출입이 자유로운 채로 차장이 시트를 일일이 돌리도록 되어 있네요. 뭐 여러가지 사정이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특급 대부분이 이세 쪽으로 가는 것이라 나고야에서의 특급은 어반라이너밖에 없는 건가 하고 생각했었는데, 나고야에서도 이세 방면의 특급이 운행하는군요. 상기 환승 방법은, 예컨대 서울에서 부산 가는 버스가 만석이어서 동대구까지 간 후 동대구에서 부산가는 버스를 타는 식이네요. 물론 버스를 갈아탄다면 요금은 둘이 따로 부과가 됩니다만. 특급 요금 통산도 나름 합리적인 방법으로 보여집니다.

킨테츠선이 특급 탑승을 유도한다는 인상은 처음 타본 저도 받았습니다. 수많은 특급에 급행도 걸핏하면 특급 통과를 위해 대피하고 말이지요. 연선 승객들로서는 이런 현상이 유쾌하지는 않겠지만, 철도회사로서는 특급이 돈이 되기 때문에 특급의 수를 늘리고 우대하는 것도 이해가 갑니다.
Commented by match345 at 2009/08/28 16:27
L/C카는 단순에 시트를 90도 돌리는 구조이네요.
그러고 보면 한큐 카와라마치에서는 청소원이 하네요. 참고로 메이테츠는 킨테츠와 같이 차장이 시트를 일일이 돌리는 적이 많습니다.

킨테츠의 메이한名阪(나고야-오사카) 특급은 사실 신칸센보다 긴 역사를 가지기 때문에, 운행에 관한 노하우는 아주 축적되고 있을 것입니다.
환승의 중요한 거점인 이세나카가와역은 환승에 특화한 역으로서 전원지대에 만들어졌는데, 환승이 너무나 편리하기 때문에 승객이 역 앞에 나와 볼 일도 없고, 주변이 전혀 발전하지 않았다라고 하네요. 지금도 역 주변은 매우 시골입니다 ^^;;;
특급 유도는 근거리이용 승객들에게는 정말로 악평인 듯해요. 한국의 전철과 일반열차같이, 복복선으로 선로를 분리하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그것은 힘이 들기 때문에 원거리 열차도 근거리 열차도 단 2개의 선로에서 대응하고 있습니다. 대피가 많은 것은 그 때문에이네요.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8/28 17:14
한국의 무궁화호 등에서도 열차가 종착역에 도착하면 청소원이 들어가 청소를 하면서 의자를 돌립니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은 청소원이 하는 게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였는데 차장이 하니 의외라고 생각했습니다. 수도권전철에는 크로스시트 차량이 전무하기도 하고요.

이세나카가와역 이야기는 환승역을 애써 유치하려는 사람들에게(이곳에서 딱히 거명은 못 하겠습니다만) 들려줄 만한 이야기군요. 환승열차 기다리는데 몇 시간 걸리던 시절도 아니고, 신주쿠나 시부야처럼 도심지에 역 군(群)이 만들어져서 자연스럽게 사람이 모이게 되는 케이스도 아니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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