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
케이온 종영의 슬픔을 딛고 열심히 썼습니다 -_-;;;


왜 하고많은 관광지 중에 송악산을 꼽았는지 모르겠다. 마라도에 가지 못한 대리만족일까? 아니면 단순히 이전에 들른 서광다원과 가까워서였을까. 어쨌든 서광다원을 나와 송악산으로 기수를 돌렸다.

사실은 오전에 마라도에 가려고 배편을 인터넷으로 이리저리 알아보았다. 그런데 배 시간도 오래 걸리고, 뱃삯도 적잖이 든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거 하루종일 마라도 관광만 하고 끝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 또한 호텔을 뜨는 시간이 점점 늦어지자 마라도는 포기하는 쪽으로 마음이 점점 기울어졌던 것이다.

송악산에서 보이는 산방산.
마치 어린왕자에 나오는 '코끼리를 삼킨 보아뱀'같다고 누가 말했는데, 딱 그 말대로.
노란색 바지선 같은 곳은 잠수함 타는 곳이었던 것 같다.


산방굴사 앞을 지나서(사실은 지름길이 있었는데 놓쳐버렸다), 민가와 식당이 많은 중심지를 지나, 드디어 송악산 앞 주차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내비는 안내를 계속하고 있었고, 나를 농로같이 생긴 산길로 안내한다. 사실 이전에 송악산을 간 것은 단체 여행이었으므로 버스는 입구에서 내려주고 우리는 꼭대기까지 걸어가는 것이 맞았는데, 소형차량은 더 올라갈 수 있었던 것이다. 렌터카 만쉐.

올라가는 산길(경사가 비교적 완만해서 산길이라고 하기도 뭣했다)은 바다를 면하고 있어서, 경치가 아주 좋았다. 천천히 올라가다, 마주오는 차가 있으면 비켜주다가를 반복하며 올라갔다. 정상에는 차를 스무 대 가량 세울 수 있는 공터가 있었다. 주말이지만 성수기를 약간 비껴갔기에 여유 공간은 있었고 금방 차를 세울 수 있었다. 주차장에서 송악산 꼭대기(?)는 금방.

사진에서 마라도를 찾아보세요


날은 맑긴 하지만 애석하게도 시계는 최고라 할 만한 날은 아니라서, 마라도는 희미하게 보인다. '어 잘 보이잖아?'라고 생각하실 분들이 있는데, 그건 가파도. 제주도 사람들은 인심이 좋아서 돈을 빌리면 '갚아도' 되고 '말아도' 된다는 이야기가 있단다. 이 무슨 덩달이 씨리즈스러운. 어쨌건 마라도를 봤으니 좋은 거 아닌가 하고 자기 만족 삼는다.



절벽을 따라 구경할 수 있게 해 놓았다. 물론 안전을 위해 울타리가 쳐져 있다. 절벽 쪽을 보면 마치 지구과학 시간에나 나올 법한 줄무늬 구조가 보인다. 그렇게 보면 제주도는 지질학의 산교육장이나 다름없다. 현무암질 화산섬에 있는 주상절리, 오름 등등.

그러고보면 이 절벽이 멋있게 생겼다. 바닷물은 끊임없이 절벽을 때리고 있다.

위험한 절벽가에 있기 때문에 저런 안내문이 붙어 있다.
'순간의 실수로 평생을 후회한다', 마약 계도 표어 아닌가? -_-;;;


이런 희한한 구조도 있다. 봉우리 꼭대기에는 마라도를 볼 수 있도록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시계가 최상이 아니라서 제대로 볼 수나 있을랑가 모르겠다.


전망대를 지나 멀리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길. 이쪽까지 깊숙히는 오는 사람도 없어 한적하게 즐길 수 있었다.


돌아오는 길. 아까 공터 부근에 절벽쪽으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었는데, 그쪽으로 약간 내려가 보았다. 계단도 가파르고, 잘못하면 떨어질 것 같아 무서운 곳. 어쨌건 잘만 내려가면 저 바닷가까지 갈 수는 있지만 굳이 내려갈 필요는 -_-;;; 중간까지만 내려가고 말았다.

절벽의 얼마 안 되는 잔디밭에 흑염소가 풀을 뜯고 있었다. 설마 제 발로 간 건 아니겠지 _-_



앞에서도 잠깐 언급하였듯이, 송악산은 사실 예전에 가본 적 있었고 왜 가기로 했을까 아직도 의문스러웠던 곳. 그러나 기대를 덜 해서 그럴까, 다시 가도 멋있는 곳이다. 사실 제주도 전체가 그랬다. '제주도? 에이...두 번이나 가 봤는데.' 라고 했지만, 막상 가보니 접근을 달리함에 따라 새로이 보이는 곳이 많아 근 이틀동안 즐길 수 있었던 그런 곳.


* 이번 제주 여행은 정준수 님의 제주도 자전거 여행기를 많이 참고하였습니다. 어린왕자 이야기도, 제주도에에 전해져 오는 '덩달이 시리즈'도 출처는 모두 여기. http://www.genijoon.com/jeju.html


by Tabipero | 2009/07/01 20:19 | 대한민국 여행 | 트랙백 | 덧글(6)
트랙백 주소 : http://jssel.egloos.com/tb/2385505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Frey at 2009/07/01 20:38
어라; 완전한 퇴적층인데요. 화산암이 아닙니다. 제주도 어디쯤인가요? 서귀포층인가...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7/01 21:17
저도 저거 지층이라고 쓰려다가 '어라 여기 화산섬인데 지층이라는 개념이 있나'하고 헷갈렸습니다.
송악산은 제주도 남해안의 서쪽에 톡 튀어나와 있는 곳입니다.
Commented by Skibbe at 2009/07/01 22:01
순간의 실수로 평생을 후회한다라;...일단 낙 하고 나서 살아있어야 후회 가능한거겠죠?;;;;왠지 저기라면 살기는 좀;;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7/02 22:44
그래도 5초의 실수로 50년 먼저간다...보단 낫지 않겠습니까.
Commented by 택씨 at 2009/07/02 09:35
산방산이 고대 전설에 나오는 할멈이 사신다는 곳이지요??
마라도나 가파도 모두 평평하군요. 정말 섬 어디서든지 볼 수 있는 구조로군요.
용암이 흘러흘러 퇴적된 것일까요?
염소나 양은 저런 절벽을 잘 오를 수 있는 구조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사람이 거의 장비에 의존해서 올라가는 곳도 양은 그냥 오른다고;;;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7/02 22:47
할멈이 빨래를 한 곳이 있고, 오줌을 눈 곳이 있다고 기억하는데(제주도에 있는 전설 맞나요) 어디인지는 모르겠네요.
아무래도 저 흑염소는 누가 풀어놓은 것 같습니다. 하긴 염소니까 가능하지 저런 곳에 마소나 토깽이 같은걸 풀어놓으면 큰일나겠지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