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할 수 있는 추억(?) 이야기-군미필자의 해외여행


여행의 목적이 감상적 쾌락에 있으면 안되나?

여행밸리에 떡밥 하나가 또 투척된 모양인데, 감성적 쾌락이고 지적 욕구를 채우고 그런 건 잘 모르겠다. 다른 사람한테 민폐만 안 끼치면 뭔 상관이야. 다만 위 링크의 짤방에 대해 관심이 있어서...

21세기가 되어서야 여권을 만들어 보았고, 당연히 '인천공항 생기기 전의' 김포공항에서 출국해본 사람이 없는 사람으로서, 저 이야기는 굉장히 까마득하게만 들린다. '해외여행 자유화'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그 전에는 해외여행을 어떻게 한 건지조차도 모르겠다.

다만 그런 '세대 차이' 이후에 또 남자 한정으로 '세대 차이'가 생긴 것 같은데, 그건 바로 군미필자의 해외여행허가제도(정확한 명칭은 잘 모르겠다). 만 15세 이후의 군 미필자던가...는 반드시 해외여행을 하기 전 병무청에 신고해서 국외여행허가서를 받은 후, 이 허가서를 가지고 가면 '단수 여권'을 받을 수 있었다. 즉 매번 해외여행 갈 때마다 이 짓을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현재는 전산 연동이 되는 모양인지 이런 절차가 필요 없고, 만 24세가 되는 해의 연말까지 유효한 복수 여권의 발급도 가능해졌다.



얘들이 보증서줄 사람이 없어 보증보험을 들어봤겠니,

인천공항 병무사무소에서 여권에 도장을 받아봤겠니,

여행갈때마다 여권과 앞에서 줄서서 단수여권을 맹글어봤겠니





이 해외여행허가 및 병무신고 절차는 해가 갈수록 개선, 단순화되었다. 2004년만 하더라도 병역을 쌩까고 해외에 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보증인까지 세웠었다. 보증인의 자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부모 외의 사람한테 해야 했던 것 같다. 그것이 마땅치 않으면, 모 보험사에 가서 일정액을 내고 보증보험을 드는 방법도 있었다.

2005년부터인가는 그것이 폐지되고, 여행허가 신청도 인터넷으로 하고 허가서도 인터넷으로 받을 수 있었다. 그 후에는 귀국후 병무신고 역시 인터넷에서 할 수 있도록 하고, 얼마 후 폐지되었다. 해외여행허가 절차 완전생략 및 복수여권 발급까지 절차가 간소화되는 데는 몇 년 걸리지 않았다. 더군다나 절차가 하나하나씩 간소화되었기 때문에, 어느 것이 언제 폐지되었고 그런 것까지 기억하기 힘들 지경이다.

인천공항 병무사무소는 인천공항의 동편 끝에 있다. 만일 체크인을 서편 끝에서 한다고 하면 그건 정말 고생이었다. 더군다나 귀국후 신고가 의무화되어 있던 시절에는 도착층 게이트로 나와서도 다시 출발층으로 올라가야 했었다. 도착층 게이트도 서쪽 끝이라면-_-;;; 역시 여행은 집에 갈때까지가 여행이었던 것이다.

여담으로 김포-하네다 노선이 개통된지 얼마 안 되어서 김포공항을 이용할 때, 김포공항에 병무사무소가 없는 건 아닌가, 미리 해가지 않으면 출국심사대에서 막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잠깐 하긴 했었다 -_-;;; 참고로 김포공항 병무사무소는 국제선청사 동북쪽 끝에 있다. 화장실 옆으로 통로가 나 있는데 그 곳.

여권을 매번 새로 받아야 하는 것도 고생이었다. 2006년에 여권접수 전자화던가...로 하루에 여권을 발급할 수 있는 숫자가 크게 줄어들어 '여권 대란'이 일어났을 때가 절정이었다. 아침 일찍, 7시 약간 전에 구청에 도착하니 여권과는 1층인데 줄은 구청 청사 2층, 3층, 4층, 5층을 돌아 다시 계단을 내려가 있었다. 도대체 줄의 선두에 있는 사람은 몇 시에 나온 것일까.

구청의 아침을 여는 사람들은 직원이 아니라 이들인 것 같았다. 여권과 직원들 지못미.

오전 7시 반경에 번호표 발급을 시작, 이전에는 받아본 적 없는 숫자가 찍혀있는 번호표를 받게 된다.

대기인수 373명


오후 서너시쯤 오란다. 곧장 학교로 가서 아침식사를 하고, 계절학기 수업을 듣고, 오후에 점심까지 먹은 후, 이 쑤시며 다시 전철을 타고 구청에 다시 돌아와도 약 1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었다. 그때 생각했던게, 군미필자한테만 복수여권 나눠 주면 이렇게나 '대란'은 나지 않으리라고. 곧바로 사회생활 하시는 분들께는 굉장히 미안한 말이다만 여행 가볼 생각을 하고, 또한 형편이 되는 나이대가 바로 그 나이니(돈이 없다는게 최대 문제긴 하지만).


중간에 좀 샜었다. 어쨌건 한번 갈때마다 여권 하나씩이니 참 거시기하다. 몽땅 버리기도 뭣한게 어떤 여권에는 미국비자가 붙어있고, 어떤 여권에는 일본비자가 붙어있고(지금에야 좀 새삼스럽지만 한일간 비자 면제 프로그램을 개시한 게 2005년 아이치 엑스포 무렵이었다)...사실 일본비자는 딱 한번 썼지만. 더군다나 해외여행 한번 가려면 허가 받고 여권을 신청해 받고 그러는 데 적어도 열흘은 소요되었으므로, 急여행이 힘들다. 사실 급출장도 아니고 급여행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냐만은, 규정이 완화되지 않았었더라면, 작년의 급여행은 절대 불가능했을 것.

지금 가지고 있는 복수여권도 급여행이라면 급여행의 산물인데, 아마 만들고 2주 후에 갔던가...그랬을 거다. 그냥 집 근처 구청에 가면 될 것 같지만, 빨리 준다는 소문에 마포구청에 가서 발급받았다. 여권대란의 대책으로 여권발급처를 대폭 늘린 후로 마포구청이 바로 그 추가된 곳이어서 그런지, 창구도 한산하고 실제로 빨랐다. 아마도 군미필자 단수여권 크리도 없을 것이고, 번호표도 필요없을 정도로 한산한 곳에서 여권발급을 받으니 격세지감(?)이 들었다. 실제 여권은 4일 후에 받을 수 있었다.



뭐 신원조회서 받던 시절 분들이 '이 정도의 고생' 이야기 들으면 코웃음을 치겠지만 -_-;;;; 그때를 생각하면 참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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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bipero | 2009/06/21 21:24 | 매일 매일이 여행 | 트랙백 | 덧글(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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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타누키 at 2009/06/21 21:50
보증인 제도가 없어졌군요. 오...하긴 몇..3천만원 이상(?)의 소득인지 재산인지가 있어야하는 제한도 있었던지라 참 에라이 했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6/21 22:18
2004년 이후로 보증인제도가 제일 먼저 없어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것만 해도 정말 큰 짐 하나 덜었지요.
Commented by Frey at 2009/06/21 22:08
참 힘들었었죠... ㅠㅠ 해외 나갈 때마다 여권을 새로 받아야 했으니.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6/21 22:16
두번째 미국 갈 때는 여권 둘을 스태플러로 박아 갔지요. 누가 보면 대단한 여행가인줄 알겠습니다 -_-;;;
Commented by 耿君 at 2009/06/21 22:14
이때 여권 산다고 쓴 돈이 얼마나 될지 ㅠㅠ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6/21 22:19
인지대뿐만 아니라 각종 부수비용도 만만찮았지요. 교통비에 여권사진도 그렇고...여행사에 맡긴다면 수수료도...
Commented by 밀리 at 2009/06/21 22:25
사실 그렇게 군미필자들에게 여권가지고 째째하게 했던건 그만큼 외국으로 튄 사람이 많았다는 반증이기도 하지요 -_-;; 저도 단수여권.. 공항이나 항구에서 도장받고 -_-;; 에휴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6/21 22:29
그러고보니 규정이 완화된 이후로 안 돌아오는 사람이 늘었다는 기사를 본 것 같기도 하고 안 본것같기도 하고 -_-;;;
사실 그렇게되면 우리나라로 돌아오지 못할 걸 각오하는 건데, 무슨 믿는 구석이 있어서(타국에서 뿌리박을 자신이 있어서) 그러는 건지 궁금도 하고요.
Commented by 밀리 at 2009/06/21 22:31
아아 법이 바뀐지는 얼마 안되었지만 대부분 현역대상이었다가 나이가 차면
공익으로 빠지기에 그걸 일부러 이용하는 사람도 대단히 많았습니다. 그래서
노무현정부때 대대적으로 바꾼거구요. 예전에는 30세까지만 뻐기면 자동 공익
처분이라서 공익되면 얼마나 좋습니까. 사회에 있지요 돈벌지요 퇴근하면
공부해 과외뛸수 있어 경력인정되 어디 빠지지 않아 그래서 그걸 악용하는 사람이
대단히 많았습니다 ^^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6/21 22:36
그 30세까지 뻗댄데 대한 처벌은 무시할 수준입니까 -_-;;;
Commented by 밀리 at 2009/06/21 22:39
자세하게까진 모르겠지만 처벌이 약했기때문에 모두가 튈수 있었다..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제 아는 사람도 그래서 현역갈거 공익으로가고
좀 이득을 챙겼지요 -_-;;
Commented by Niveus at 2009/06/23 04:10
그다지 처벌이 약하지는 않았습니다만 저 방식을 악용한 계층의 경제력을 생각하면 별거 아니었습니다.
고작 억도 안나오는 벌금따위 저짓하는 사람들에겐 무섭지 않지요 ---;;;
그리고 제도가 바껴서 35세 이상으로 올라갔습니다 ---a
Commented by rumic71 at 2009/06/21 22:45
그러고 보니까 일본 비자 받느라고 고심참담하던 추억이 몇 년 안 되었는데 싹 잊혀졌군요. 리마빌딩이 요새는 많이 한산해졌겠네요.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6/22 12:39
저는 미대사관 앞에서 줄서던 기억이 나는데(그나마 여행사 통해서라서 좀 수월하긴 했습니다) 요새는 싹 다 없어졌지요. 그거에 비하면 이마빌딩은(...)
Commented by yama at 2009/06/22 08:44
99년도에 보증인 세워서 여행 다녀온 1인 ;ㅁ; 아주 여권하나 만들자고 얼마나 고생을 했던지...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6/22 12:40
그 때에 비하면 정말 많이 좋아졌지요.
Commented by nath at 2009/06/22 20:01
제 친구(남자)는 고등학교때 해외나갈일이 좀 많았던지라 고3때 1년에 여권 다섯개를 만든적이 있다더군요; 저는 얼마전 미국비자 받자마자 비자면제프로그램 생겨서 110달러던가를 허무하게 보낸 기억이 있습니다ㅜㅜ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6/22 20:48
오오 고3때 여권 다섯개라니! 어디 가서 자랑하셔도 되겠습니다.
Commented by Niveus at 2009/06/23 04:12
...뭔가 이상합니다 -_-;;;
고3때엔 기간이 짧아서 문제지 복수여권이 나옵니다. -_-a
단수여권이 발행되는건 만 19세를 넘어서 병역검사를 한 다음부터입니다.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6/23 09:14
...저도 만 19세 전임에도 불구하고 단수여권 나오던데요? -_-;;;
Commented by nath at 2009/06/23 09:17
고3 (만17세)부터 제1국민역이라 원래는 단수여권밖에 발행되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요즘은 기간 1년짜리 복수여권도 발급된다고 하네요. 이거 원;;; 그친구는 여권발급비만해도 왕창 깨졌다고 하더라고요.
Commented by Niveus at 2009/06/23 12:05
...일단 제가 고3이었던 2002년엔 복수여권(단 기한이 만19세가 되는 제 생일 전날까지였습니다 -_-;;;)으로 나왔습니다.
Commented by Niveus at 2009/06/23 04:13
생각해보면 서랍에 있는 폐기여권만 4개로군요 --;;;
이제 슬슬 복수로 하나 뽑아야할텐데 (복무중인데도 복수가 나온다는군요 ---;;;)
일단 돈좀 모이면 그때 가서 고민해야죠 -_-a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6/23 11:22
요새는 여권대란도 없으니 그냥 여행갈때 발급받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너무 일찍 발급받아서 장롱에 고이 모셔뒀다가 나중에 갱신/연장하려면 귀찮잖아요^^;;
Commented by _tmp at 2009/07/01 18:52
99년에 처음 나갔는데, 그 때는 교장/총장 명의의 학교측 여행허가서도 필요했습니다. 00년엔가 사라졌지만.
외화를 구입하려면 여권을 들고가야 하고 여권에 '환전필' 도장을 찍어주던 시절도 있었고, 뭐 등등...

언젠가는 귀국신고를 까먹어서 다시 공항으로 간 적도 있군요.
제대하고 기념품으로 여권을, 또 하는 김에 수수료 안받는 일본비자 (그때는 1년복수) 를 받았다가 만료되기 직전에 아깝다고(!) 대마도로 뜬 적도 있었고...

여담이지만 귀국연대보증인은 친권자 'AND' 그 외 사람 1~2인이었습니다. 2인이라 하는 건 보증인이 재산이 모자라는 경우인데 (재산세 납부 기준선이 있었음) 그 때문에 보증인은 도장 뿐만 아니라 납세증명까지 떼어와야 합니다. 이쯤 되면 귀국보증이 아니라 애초에 출국억제에 가깝죠. 한번은 옆집 아들이 외국에 나가게 되어 두 집이 서로 맞보증 (...) 서준 적도 있습니다.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7/02 15:54
1. 점점 규제가 철폐된게 맞군요.
2. 귀국신고는 병무청에서 해도 되지 않나요?
3. 귀국연대보증인에는 친권자도 포함되었군요. 헷갈렸는데 확실히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예전에 납세증명같은걸 부탁하기 껄끄러워서 보증보험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_tmp at 2009/07/02 17:56
집에서 공항이 약간 더 가까운 데다 공항에 가면 구경이라도 하지, 병무청 가면 군바리밖에 안보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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