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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006년 사진을 뒤져보다가, 공단역 부근에서<*혹시 틀리다면 지적 바랍니다> 수인선의 흔적을 찍은 사진이 몇 장 있어서 블로그에 올려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예전 수인선을 타 본 경험에 대해 최대한 기억나는 대로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 노반만 남은 구 수인선..인 것 같지만, 수풀에 선로가 가려져 있다. 수인선은 1994년에 소래역-중앙역 구간을 왕복 1회 타 본 것 같다. 위키피디아의 자료를 살펴보면 95년에 폐선(엄밀히 말하면 영업중단이다만, 구선 폐선이라는 의미로)되었다고 나와 있으니, 거의 폐지 직전. 그때만 해도 소래 발착으로 알고 있었는데 92년에 소래-송도 구간이 폐선되면서 그리 되었다고 한다. 당시 우리나라에 남은 유일한 협궤(762mm). 일본 긴테츠 우츠베/하치오지 센과 같은 궤간이다. 수인선이 없어지면서, 우리나라에서 영업중인 모든 철도 노선은 표준궤를 쓰게 된다. 정확한 기억은 아니지만 소래역은 가건물 역사였고, 관광객들도 타긴 했지만 역시 주 이용객은 주변에 사는 할머니 할아버지. 지금은 인도교化되어 지역의 명물이 되어 있는 소래철교를 지나, 숲과 논밭을 지났다. 이후 연선 어느 곳에서는 무려 우물을 발견(그러고보니 우물 본 지도 10년이 넘은 것 같다). 적어도 지금 시흥시 지역은 완벽한 전원 풍경이었다. 지금은 주변의 매립한 땅과 같이 시화지구가 되어 아파트와 공장이 들어서 있지만, 그 당시 그 곳은 길도 제대로 나 있지 않은 곳이었다. 그런 곳을 지나, 협궤열차는 안산 근방부터 안산선과 나란히 달린다. 사실 안산선은 터돋움 내지는 고가화가 되어 있어서 바로 옆을 지나는 건 아니지만. 협궤열차는 그 궤간만큼이나 좁았고, 빠르지도 않은 주제에 엄청나게 흔들렸다. 화장실은 객실 한켠에 철문으로 되어 있었는데, 감히 열어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들은 이야기로는, 비산식이라고 한다(알기 쉽게 말하자면, 싸면 바로 철길에 떨어지는 방식). 당시 내렸던 곳은 중앙역이었다. 플랫폼은 역사 1층에 따로 있었지만, 역사는 안산선의 그것과 공유하였다. 수인선의 승차권은 전자승차권이 아니므로ㅡ그리고 잘은 모르지만 중간에 무인역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이런 곳에서의 정산을 위해서라도ㅡ열차 시간에 맞추어 역무원이 개찰구에 나와 일일이 표를 수집하는 방식을 썼었다. 중앙역 북쪽은 '이상하게' 건물들이 많이 들어서 있었다. 이때까지의 연선 풍경을 생각해 봤을 때 '이상하게' 많이 들어서 있다는 표현에 잘못은 없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역의 남쪽은, 논과 낚시터가 있었다. 이후 다시 안산선을 타고 중앙역을 거쳐 갔을때는 정말 놀랐다. 그 논밭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건물들이 서 있었다. 지금 그곳을 처음 가보는 사람에게 그 곳이 예전에 논이었노라고 이야기하면 반신반의하는 표정을 짓듯이, 아직도 그 충격을 잊을 수 없다. '예전에 여기는 이랬었지...'하는 추억 이야기를 당시 열몇살이었던 사람도 할 수 있다니! ![]() 도로와 철로가 교차되지만 철도 건널목은 없다. 예전에 '타모리 구락부'에서 일본 사이타마 모처에 건널목'만' 있는 철도 건널목(?)을 본 적이 있는데, 이건 그 정반대다. 그런 세월의 변화와 함께 협궤 수인선도 사라져 갔다. 폐선되었다면 그 흔적이라도 남아 있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경우 그 흔적은 온데간데없다. 이렇게 곳곳에 남아 있는 흔적으로만 사람들은 수인선을 기억할 뿐. 다행히도 저 곳은 역 뒷쪽에 노반을 비롯한 공터가 약간, 그리고 그 뒤에 산이 있는지라 개발의 손길이 미치지 않아, 10년의 세월을 간직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저 사진도 3년이 넘은 것이라, 지금은 또 어떻게 되었는지 알 수가 없다. ![]() 작물이 뿌리내리고 자랄 수 있는 공간이 된 것은 은퇴한 노반으로서 그나마 행복한 일인 것일까. 역사 뒷쪽에 그나마 온전하게 선로가 남아 있는 곳에서는 저렇게 철로를 이용(?)해서 경작을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침목도 선로도 제대로(?) 남아 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 어린 왕자에서인가, '기차 안에서 창밖의 모습을 보는 이들은 어린이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사실 협궤열차고 뭐고 관심 없을 것이다. 다만 목적지까지 간단하고 정확하고 빠르게 도달시켜주기만 하면 되는 일. 그 경제성을 생각한다면, 협궤 수인선이 없어진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다. 예전에 어떤 분과 영동선의 스위치백을 대체할 솔안터널에 대해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예정대로였다면 진작에 완공되었어야 할 솔안터널이 아직도 감감무소식인 이유에 대해, 그 분은 '그런 것을 좋아하는 분들 때문에, 일부러 아직도 스위치백 선로를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솔직히 그 순간에는 터무니없는 말씀을 잘도 하시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가끔은 그런, 경제성이 후순위에 있는 '터무니없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덧) 아직도 저 곳의 철로는 남아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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