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초시전철 기행 포스팅-전극電劇, 보진 못했지만...
종점인 초시역에서 내려 육교를 건너 개찰구를 지나려 할 때 승강장을 봤는데, 승강장에서는 초시전철의 이벤트, 전철에서 하는 연극인 '전극(電劇, でんげき)'을 위한 안내원이 배치되어 있었다. 몇시에 시작하는 차내 연극을 관람할 사람은 이쪽으로 오세요...하는 모양. 제복이 아닌 걸로 봐서는 초시전철 직원이 아니라 극단측 사람이거나 알바일지도 모르겠다.

달리는 전철에서의 연극이라...누가 기획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초시전철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움직이는 전철이라는 작은 무대 안에서 연극을 하고, 또 그것을 보아주는 사람들, 전철 안에서 하는 연극은 특이한 체험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과연 어떤 내용일까, 전철 안에서 할 수 있도록 무엇을 어떻게 각색했을까 등등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전에도 잠깐 이야기했듯 연극 관람료도 2천엔인가로 싼 값이 아니었고, 더구나 내가 그걸 제대로 알아들을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 관뒀다.

이 '전극'하니까 생각나는 게 있는데, 예전에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던 '전철에서의 결혼식' 생각이 났다. 처음에는 가난해서 결혼식조차 올리지 못한 젊은 부부가, 전철 안에서 승객을 하객 삼아 서로의 사랑을 맹세했다는 훈훈한 이야기였다. 그 따뜻한 이야기가 퍼지고 퍼진 결말은, 이 결혼식이 가짜 '연기'였다는 것. 그런 이야기에 감동했던 만큼 실망했던 사람들이 많았던 기억이 난다.

무표정한 일상의 공간에서 무언가 특별함, 평소와는 다른 인간미와 따뜻함을 사람들은 그만큼 바라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쉽게도 그런 일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지만. 사람들이 삶의 공간의 일종인 전철에서, 아니 평소와는 다른 특별한 전철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건 이 전극을 통해 새로운 삶의 모습을 발견했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나아가 전철이 그저 멍한 눈으로 흔들려 가는 이동수단이라기보다, 내가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활기찬 삶의 공간으로 사람들에게 인식되었으면 좋겠다.


이번은 번외편 격이라고 해야 할까요...궤변만;;;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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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bipero | 2009/01/26 22:15 | 일본 여행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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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umic71 at 2009/01/26 22:25
키쿠찌 나오에는 '열차안에서 사인회'를 했었죠.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1/26 22:51
도덴 아라카와선 전차 하나 빌려서 했던 그거 말이죠.
아무래도 키쿠치씨는 테츠코의 여행 연재하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하야테 at 2009/01/27 00:01
이미 '덕'의 세계로 갔다는 믿거나 말거나라는 풍문이 있지만

그래도 정말 이런 주제로 히트를 칠줄 누가 알았겠습니까-_-;;;
Commented by Hsama at 2009/01/27 14:56
아직 강기슭에도 못간 저는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1/28 22:41
Hsama님, 자각하지 못하실지 모르겠지만 Hsama님은 이미 건너기 시작하셨습니다.
이쪽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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