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 동국사 - 국내 유일한 일본식 절 ├광주, 전라, 제주

뒤에 살짝 보이는 아파트만 아니라면, 일본의 어느 사찰을 찍은 사진으로 오해하실 분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절은 엄연히 우리 나라에 있는 절. 바로 군산의 동국사다.

군산의 근대유적 중에 '동국사'가 있다고 해서, 조선시대 이전부터 내려온 고찰도 아니고 '근대유적'에 왜 절이 들어가 있을까 싶었고, 관광 코스에서도 뺄까 생각했던 곳이었다. 그러나 이곳은 '이국적인 군산', '왜정 시대의 모종의 상처'를 보는 군산의 근대 문화유산 기행의 정점을 찍는 곳이었다.
주택가 골목길에 자리잡고 있다. 입구에 들어가자마자 한눈에 봐도 우리나라식은 아닌 것 같은 종루가 보인다.

대웅전 맞은편에 있는 안내판. 동국사에 대한 자세한 소개는 이 안내판으로 갈음하는 게 좋겠다. 저 범종을 주종했다는 일본 경도는 교토겠지요 -ㅅ-

왜정시대에 지은 절이 이 절 하나만은 아닐진대, 어떻게 이 절은 아직까지 이런 모습으로 남아있을 수 있는지가 자못 궁금하다.

측면은 이렇게 생겼다. 나무가 가리고 있지만 -_-;;;

지붕은 이렇게 되어 있다. 단청같은 것도 없고 일견 소박해 보이지만, 이렇게 곳곳을 보면 무늬를 꾸며 놓은 곳이 있다.

사진과 같이 대웅전에 요사채가 붙어 있다.

사진과 같이 경내에는 손질을 한 나무들이 심겨 있고, 뒤에는 대나무 숲이 있어(근데 잎이 우리가 흔히 보던 대나무와는 다르다.) 이곳만이 별세계인 듯 하다.

종루에 가까이 가 보았는데, 주위에는 석상들이 죽 둘러서 있었다. 무슨 의미가 있는 건지는 잘 모르겠다.
종의 크기가 우리나라의 것보다 좀 작다...가 아니라 많이 작다. 교회 종소리와 비슷한 소리가 날 것 같다. 그보다 저렇게 위로 떠 있으면 뭘로 칠까요? 망치로 치는가?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절, 일본식 절이 우리나라에서 어색하게 얹혀살고 있는 셈. 사실 일본에서 절에 가 봐도, 바로 옆나라고 불교도 우리나라에서 전해진 걸로 아는데, 일본식 절이 우리나라의 그것과 크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놀라웠다. 문득 일본식 절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게 신사처럼 돈통에 동전 던져넣고 비는건데(우리나라식으로 절하는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이 절도 지어졌을 때는 그랬을까 하는 게 궁금하다. 지금은 완전히 조계종에 편입되어 껍데기만 일본 절이고 우리나라 식으로 돌아갈 것이리라 짐작하지만.


그리고 절 뒤쪽에는 적산가옥 한 채.

절은 구경하는 내내 조용했다. 스님이나 보살님도 보이지 않고, 대웅전 문도 열려있는 곳은 보이지 않았다. 부처님도 아무래도 추우시겠지...올 겨울 들어 제일 춥다는데...라는 생각을 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겨울에 절 구경을 해 본 기억이 없다. 돌아가려는 막바지에 몇 분의 관광객이 온 것을 빼고는, 정말 내가 뻘쭘하리만큼 조용했다.

어떻게 보면 이 절도 기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지금은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듯 조용히 동네 주변에 녹아들어 있다. 그렇게 여기에서, 군산 근대 역사(?) 기행의 사실상 마무리를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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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耿君 2009/02/05 13:22 # 답글

    http://ccshpark1.egloos.com/4117285
    위 포스팅에서 Tabipero님 글을 전재한 것 같습니다만...
  • Tabipero 2009/02/05 15:09 #

    제게 아무런 동의도 구하지 않았으니 무단 전재군요.
    일단 관리자에게 임시조치 요청을 하였습니다. 알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sixtyone님의 글도 전재하신 듯 한데 알려드려야겠습니다)
  • Tabipero 2009/02/05 15:55 #

    관리자분께서 임시조치(비공개 처리) 하셨답니다. 일단 이것으로 일단락 된 듯 하네요.
  • 耿君 2009/02/05 16:37 #

    원만히 처리되었다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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