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의 순간, 시외버스는 그곳에 없었다 ├중부(충청,강원)

2007.4~2008.9 사이 기간한정 레어템

어김없이 신년 동해안에서 돌아오는 길은 차들로 꽉 막혀 있었다. 매번 교통방송에서 들리는 문막에서 어디까지...가 아니라, 동해고속도로에서 영동고속도로로 들어가는 초입부터 그랬다는게 '흠좀무'스러웠던 일이었지만.

그런데 무언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그건 반대쪽으로는 시외버스나 고속버스가 쌩쌩 달리고 있는데, 우리 주변에는 전세버스만 보이고 노선버스는 눈을 씻고도 발견할 수 없다는 점이다. 순간 무언가 샛길이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저 멀리 산길로 강원흥업 버스가 올라가는 것이었다.
그랬다. 막히는 길을 피해서 시외/고속버스들은, 구 영동고속도로 대관령 구간을 올랐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우리가 계속 근성으로 고속도로를 타고 있을때, 시외/고속버스들은 요리조리 잘 빠져나가서, 고속도로 옆의 뻥 뚤린 국도를 마치 약올리듯 지나가고 있었다.

이런 케이스는 예전에도 있었다. 특히 춘천을 오가는 강원고속(혹은 진흥여객)을 이용했던 때가 기억나는데, 한번은 퇴계원 나들목에 차들이 엄청나자, 차가 무려 전도치터널까지 북상해서 진건 근방에서 기존 국도와 합류했던 기억이 난다. 또 한번은 춘천에서 오는데, 신남 근처에서 기사가 차가 밀려서 돌아가겠다고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한 후, 홍천까지 내려가 듣도보도 못한 고개와 개통하지 얼마 안 되어 아직 빨간색 콘(cone)까지 치우지 않은 터널을 지나, 어찌어찌 가다 보니 설악면이 보이고 종내는 신청평대교에서 경춘국도와 합류하였다. 이때 샛터삼거리에서부터 시작되는 경춘국도 신도로 위에서 반대편 하행선을 보니, 마석에서부터 샛터삼거리까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하여 있었는데, 그 주차장 안에 경춘국도를 잘만 오가던 시외버스는 단 한대도 보이지 않았다.



어찌 보면 도로 정보가 부족한 상태에서 고속버스나 시외버스는 거의 확실한 보증수표겠다. 수십번, 혹은 수백번 길을 왔다갔다 하면서 얻은 노하우, 거기다가 각각의 기사들이 통신원이 되어 도로정보를 알려주니 어찌 보면 내비게이션보다 더 믿음직한 존재가 될 수 있겠다. 다만 문제는, 버스 기사님들의 "스킬"을 일반 운전자 특히 초행길인 사람들이 따라잡을 수 있겠는가다. 버스로 홍천을 거쳐 설악, 청평을 거치는 강원고속 기사님의 스킬은 비록 작고 가속성능이 좋은 승용차라 할지라도 따라갈 수 있을지가 의문이었다. 이외에 금강고속의 서울-속초 2시간 50분, 버갤에서 "향토기없"이라 하는 모 버스회사의 진주-서울 3시간 35분은 일반 운전자로서 가능한 일인지 잘 모르겠다.

덧) 중간에 영동고속도로 구도로를 탔는데, 예전 영동축 대동맥의 아성은 어디 갔는지 없고 응달에는 얼음마저 얼어 있었다. 그때의, 왕복 각 1차선씩임은 두말할 나위도 없고, 고속도로 중간에 황색 점멸등 달아놓은 사거리를 인터체인지랍시고 만들어 놓았으며, 대관령 구간은 무려 456번 지방도와 겸용하던 영동고속도로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요새 영동고속도로가 천국이나 다름없다고 느낄 것이다.

덧글

  • eruhkim 2009/01/02 23:57 # 답글

    딱 한 번 예전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했던 적이 있었는데, 평면교차하는 나들목을 보고 정말 놀랐었죠.
  • Tabipero 2009/01/02 23:59 #

    아직도 88고속도로의 경우는 왕복 1차선씩에다가 평면교차나들목도 있다는데, 고속도로/국도 겸용구간은 아마 구영동고속도로가 유일했을 겁니다.
  • 글틀양 2009/01/08 13:28 # 답글

    현재 고속도로에 "평면교차로"라고 할 수 있는 곳은 88선에 남장수 이던가요.... 기다렸다가 신호등 받아서 들어가는 곳 하나 남았을 겁니다.
  • Tabipero 2009/01/08 23:51 #

    남장수나들목이 아직도 남아있는게 맞군요. 예전의 사진 보면 신호가 따로 있는게 아니라 황색 점멸 신호등만 있었던 것 같습니다.
  • 사람 2009/06/23 04:42 # 삭제 답글

    대관령 구간은 456번 지방도와 공용이었던 걸로 알고 있습니다.
    6번 국도는 오대산 진고개를 넘어서 강릉시 주문진 쪽으로 가는 길이죠.
  • Tabipero 2009/06/23 11:23 #

    지적 감사합니다. 생각해보니 6번국도는 오대산국립공원을 관통했었죠(왜 6번국도가 대관령을 넘었다고 아직까지도 기억하고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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