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철타고 온천 갔다왔다(1)

어제, 전에도 언급했던 온양온천에 다녀왔다. 이번에 전철이 새로 신창까지 개통했는데, 이 개통구간 시승과 새로운 여행코스 개척을 겸한 것이다.

사당역 기준으로 코스를 정리하자면, 사당역(7770)->수원역(전철)->온양온천역, 온양온천역(전철)->천안역(버스)->아우내순대, 아우내순대(버스)->천안역(새마을호)->영등포역(전철)->신도림역(2호선)->사당역이 되겠다.

사당역 근방에서 경부선 루트를 이용하려면 전철을 타고 가서 금정역에서 환승하는 방법도 있지만, 토요일 아침이라면 차도 막히지 않을 것이라 안락한 시트의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과천-의왕간 고속화도로의 본좌인 7770번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9시 45분경 7770번 탑승



사당역에 대기하고 있던 7770번 버스는 나를 마지막으로 차문을 닫고 사당역을 출발한다. 사당역에서 남태령을 넘어, 과천-의왕간 고속화도로를 경유하여 지지대고개를 넘어, 북문을 거쳐 수원역까지 가는 7770번 버스를 괜히 과천-의왕간 고속도로의 본좌라고 부르는 게 아니다. 사당역에는 7770번을 위한 정류장이 따로 있으며, 출퇴근시간대에는 7770번을 이용하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져 있다. 광역버스치고는 준수한 배차간격을 가지고 있으며, 평일에는 24시간 운행까지 실시하는 그야말로 본좌 노선이다.

그러고보니 이 차에는 뒷문이 없었다. 뒷문 없는 광역버스는 오랜만에 타 본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버스는 금새 속력을 내기 시작. 광역버스라면 속도제한기가 칼같이 걸려있는 KD(경기/대원)버스만 이용해오던 나로서는 오랜만에 스피드 체험을 할 수 있었다. 그렇다고 백몇을 밟았다는 이야기는 아니고-_-;;; 반면 의외로 수원시내에서는 여유롭게 운행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내가 타고자 했던 열차는 수원역에 10시 25분에 도착하는 신창행 열차. 그 다음 신창행은 무려 11시 4분에 있다. 시간이 그렇게 여유가 있는 건 아니었다. 어차피 계획은 좀 넉넉하게 짜 놓았으니, 25분 차를 놓친다면 46분에 도착하는 천안급행 열차를 타고 천안에서 호두과자 까먹으며 좀 어슬렁대다가 다음 신창행 차를 타면 될 일이었다. 참고로 이야기하자면 급행열차는 신창까지 연장되지 않았고, 그나마 천안급행과 신창행 전철과의 연계성은 꽝이다. 빨리 가고 싶다면 무궁화호 타면 되겠고, 이런 현상은 나중에 신창행 간선형 급행열차가 도입된다면 기대해 볼 일이다.


어쨌든, 하지만 아무래도 대기시간이 적은 게 좋으니, 저절로 초조해지고 시계를 보게 된다. 10시 20분이 가까워 오면서 거의 체념할 무렵, 문득 다음 정류장은 수원역이라는 방송이 흘러나온다. 수원역 코빼기도 안비치는데...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거기서 바로 좌회전하니 수원역이었다.

* 이 포스팅에서는 수도권전철을 '전철'로, 새마을/무궁화 등의 일반 열차를 '기차'라고 칭합니다. 원래의 정의를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지칭 방법이지만, 통념 및 편의상 그렇게 하겠습니다.

10시 22분경 수원역 정류장 도착



사실 40분 좀 덜 걸렸으니 거리를 생각해 보면 시간은 별로 안 걸린 편이었지만, 전철 시간이 급한 나는 수원역 승강장으로 달려간다.

그런데...

10시 27분 촬영

그러면 그렇지. 코레일 타임이 어디 갑니까. 뛰어온 나만 바보 되었다.

어슬렁대다가 찍은 시간표. 간간이 보이는 글자 (병)(신)의 압박.
참고로(천)은 천안, (병)은 병점, (신)은 신창을 뜻한다.


열차는 근 10분을 늦었다. 철도는 시간약속을 지켜준다고 하지만, 그건 예정시각보다 30분 일찍 집을 나선 사람들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라고 나는 생각한다.

10시 24분경 신창행 전철 탑승


오산 근방부터 그런대로 전원 풍경이 펼쳐진다. 뭐 국가의 주요 간선축인 경부선의 '전원 풍경'이라는 게 별거 있겠습니까만...

그러고보니 나 천안까지 급행은 타 봤지만 완행은 타 본적 없었다. 뭐 수원 이남에서 급행 타봐야 시간단축 효과도 그렇게 큰 건 아니고...평택을 지나니 자리를 거의 채웠던 사람들은 많이 빠져나가고, 차내는 좀 한적해졌다.

여러 가지 생각으로 머리가 복잡했던 주중이지만, 이렇게 별 생각 없이 조는둥 마는둥 지나가는 창밖 풍경을 멍하니 바라보는 것도 주말의 호사다.

그러고보니 어느새 천안. 이제부터 새로 개통된 구간으로 들어간다. 천안 도심구간이라 할 수 있는 봉명, 쌍용동 역을 지나니 터널이 나오고, 터널을 지나니 천안아산역이 펼쳐져 있다. 사실 천안아산역을 밖에서 본건 처음인데, 천안아산역 주변도 광명역 못지 않게 허허벌판. 다만 장항선 개량으로 아산역이 생기면서, 장항선 열차와 전철과의 접속이 가능해져서, 접근성이 뭐...광명역보다는 낫게 되었다.

11시 46분경 온양온천역 도착


열차는 어느덧 온양온천역에 도착하였다. 예정대로라면 44분 도착이지만, 2분 늦었다. 그러나 수원역 기준으로 5분 이상의 지연을 이정도로 회복했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병점에서 천안까지는 선로용량에도 여유가 있고 선형도 좋아 회복운전의 효과가 컸을 것이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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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bipero | 2008/12/21 22:49 | ㄴ서울(근교) 여행 | 트랙백 | 핑백(2)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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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에서 계속)온양온천역부터 계속하면 될 것 같다.아무튼 온양온천역에 열차는 도착하였다. 역 구조는 4면 4선, 전철을 위한 상대식 승강장 양 옆으로 기차를 위한 상대식 승강장이 서 있는 ... more

Linked at 전기위험 : 전철타고 온천 갔.. at 2009/02/08 22:43

... (1편-온양온천역까지의 여정) (2편-온양온천역과 온양온천) (번외편-신정관 온천탕) 그렇게 목욕을 끝내고, 다음 행선지로 향한다. 옷장에서 주머니에 찔러넣었던 시각표를 본 후, 13시 ... more

Commented by 아레스실버 at 2008/12/22 10:49
이거이거, 저희도 여행계획 잡고 있었는데 감사합니다. 잘 읽을게요!
Commented by Tabipero at 2008/12/22 13:10
아레스실버님 반갑습니다.
가시려면 코레일 홈페이지에서 시간표 받아서 잘 알아보고 가세요(오전시간에는 배차가 40분 이상 벌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환승 시간이 맞으면 급행으로 천안까지 가는 것도 좋고요.
Commented by 하야테 at 2008/12/25 23:14
오늘 신창까지 갔었는데 도저히 인간적으로 전철을 타고 갈만한 곳이 안되는거 같아요

그냥 무궁화타고 가고 말지 -_-

오죽하면 KTX타고 올라왔겠;;;;;;
Commented by Tabipero at 2008/12/25 23:28
청량리-부전 근성무궁화나 경전선 완승을 위해서는 이런 작은 것에서부터 근성수햏이 필요하다고 전 생각합니다...라는건 반농담이고,

저는 수원에서 출발했지만, 그냥 생각없이 창밖 풍경 보면서 졸며 가니까 어느샌가 도착해 있었습니다.
Commented by 하야테 at 2008/12/25 23:30
송탄에서 58분인가 걸렸는데.. 그것도 쾌속질주모드;;

그런데도 죽을뻔 -_-;;;;

전 아무래도 고급형인가봐요 ㄷㄷㄷ 여튼, KTX가 최고;;; 시속 307km
Commented by Tabipero at 2008/12/25 23:40
저는 KTX보다 새마을;;; KTX 일반석은 답답해요. 동대구에서 서울(광명)까지 오는데 뜬눈으로 오게되면 정말 지겹습니다. 빠른 맛에 타지요...
Commented by eruhkim at 2008/12/29 23:25
오늘 용산역 출발 천안행 급행타고 천안가서 병천순대랑 호두과자 사먹고 무궁화호타고 대전으로 내려왔습니다. 혹시 천안역에서 병천까지 갈 일 있으면 절대 택시 타지 마세요. 거의 2만원가까이 나오네요. ㅜ.ㅜ
부모님은 전철타고 온양온천 다녀오셨다고 연락이 왔더군요.
Commented by Tabipero at 2009/01/02 21:54
부모님께서 전철타고 갔다오셨다니 놀랍습니다. 젊은 사람들도 학을 떼는데(위의 댓글들만 봐도 -_-), 젊은 분들 못지 않게 건강하시군요.

천안에서 병천까지 택시타는 것 역시 놀라운 일인데, 아마 택시기사는 병천 이야기가 나오는 순간 쾌재를 불렀을 겁니다 ㅠ 거리도 시간도 꽤 되지요. 병천까지 입석버스나 좌석버스가 심심찮게 오는 걸로 알고 있으니 버스 이용하시는게 낫겠습니다(사후약방문이지만 ㅠ). 다만 저는 근성으로 전철타고 또 근성으로 버스타기가 꺼려져서, 천안역에서 멀지 않은 분점을 이용하지요.
Commented by eruhkim at 2009/01/02 22:17
집이 영등포에서 멀지 않은지라 그나마 서울중에서는 가까운 편이지요.

사실 병천 갈 때도 버스(400번)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제가 쓰는 교통카드(BC카드후불)는 충남에서 호환이 안 되고, 현금은 만원짜리밖에 없어서 고민하다가 1만원 정도 예상하고 택시를 탔는데 무지하게 멀더군요. 잔돈 만들어서 버스 타고 왔습니다. 제가 갔던 곳은 식신원정대가 들렀던 곳이더군요. 순대 한 접시 먹고 왔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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