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R큐슈 컬렉션
야마노테센 사진도 제대로 못 찍는 이를 어찌 토리테츠(찍철덕후)라 할 수 있겠는가!

(본문과는 관련 없습니다)

아래는 모두 2006년 여름의 일본 여행 때 찍은 것이다. 이 때 나는 '일본의 열차 모두 찍어주겠어!'하는 마음가짐으로 여행에 임하였다. 아마 이때가 넓고도 깊은 철도의 세계에 발을 처음 들여놓게 되는 시점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 때의 여행이 나로서는 세 번째 일본행이었다. 첫 번째는 '우와 여기는 궤간이 무지 짧아!'하고 신기해하던 동경행이었고, 두 번째는 이곳저곳 돌아다니면서 구경하기 바빴던 오사카행이었다. 문제는 이 오사카행. 오사카에 동행했던 친구가 역에 서있는 열차마다 한방씩 찍더니, 나중에 이를 모자이크처럼 모아 붙여 싸이월드에 올렸다. 나는 그게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어서, 다음 일본행에는 '반드시 이것저것 찍어 오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것이 실현된 것이었다.

참고로 오사카행에 동행했던 친구는 철덕과는 전혀 상관없고, 그냥 승차 기록이나, 일본의 열차 사진 정도로 생각하고 찍었으리라고 강력히 생각된다. 하지만 그 친구가 나중에 나보고 철덕이니 뭐니 하고 놀린다면, 그때는 한 마디 해주리라.

아무튼 그런 각오로 후쿠오카에 내려서, 이것저것 사진을 찍었더랬다. 기차 사진은, 역시 날이 갈수록 decay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그래서 나는 처음의 의미있는 구간인 규슈 여행중 찍은 사진을 여기 모아보려고 한다. 각각이 몇 계인지는...역시 귀찮아서. 





히젠야마구치에서 촬영.

뒷쪽에는 어디에도 있을 법한 평범해 보이는 차량, 앞쪽에는 뭐랄까 모던해 보이는 차량이다. 817계던가...

사진에 3번선이 있는 것으로보아 나가사키역일 것이었겠습니다.


사세보행 파란색 디젤카. 이날 날씨가 굉장히 좋았는데, 푸른 하늘과 어울리는 파란색이다.

날짜는 바뀌어서, 승강장에서 찍은 걸로 보아 토스 역인 모양이다.

이쪽은 빨강+검정.


이건 노랑.

JR큐슈는 차량에 굉장히 신경을 쓴다는 인상을 받았다. 특급열차인 카모메나 (릴레이)츠바메, 소닉 등의 독특한 디자인은 이미 유명하고, 보통 열차의 경우만 보더라도 파란색, 빨간색, 노란색 이렇게 원색의 컬러풀한 차량에(아니 이거 GRYB 서울버스입니까!), 새 차의 경우는 내부 시트도 폭이 넓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다. 아, 나같은 경우는 큐슈에서 보통열차 타본 적이 별로 없다...

전반적으로 큐슈는 열차가 버스에 발리는 지역이라고 들었다. 실제로 우리나라 관광객들도 JR큐슈(혹은 키타큐슈) 패스보다는 산큐버스 패스를 많이들 들고 다니는 걸로 알고 있고...이런 환경에서 JR큐슈는 고급화한 차량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것 같아 보인다. 실제 다른 지역의 특급열차는 거기서 거기까지라는 인상을 많이 받았지만 큐슈의 특급열차를 타면 뭔가 대접받는다는 느낌이 든다.

이건 토스에서 쿠마모토까지 이동할 때 탔던 릴레이 츠바메의 모습.

하카타-신야츠시로간 희한하게 끊어져 있는 신칸센 구간을 연결하기 위한 재래선 특급열차. 목적이 신칸센으로부터의 환승이니만큼 차내 분위기도 준(準) 신칸센 같아 보인다. 사진에도 살짝 보이지만 객실내 판매원이 쟁반에 마실 걸 들고 판매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서빙 방식이 카트가 아니라 쟁반이니, 공짜로 주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린샤도 없는데 그럴 리가 없지요!

쿠마모토역에 도착해서, 숙소가 있는 스이젠지 역까지 탄, 큐슈에서 유일하게 탑승한 보통열차다. 원맨 운전이라는 표시가 되어 있는데, 탄 쿠마모토역이나, 내린 스이젠지역이나 다 유인역이라, 그 구간만 타는 사람으로서는 별 신경쓸 일이 없다. 저 '원맨'이라 표시된 것이 1인승무임을 표시하기 위한 것임은 한참 후에야 알았던 것 같다.
 
사진에서도 보이는데, 특이하게도 관통문 쪽을 막을 수 있도록 구조가 되어 있다. 아마도 기관사가 역에 정차후 개찰 업무를 할 때의 편의를 위해, 앞쪽 공간을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한 듯 하다. 그럼 문이 막혀있지 않은 경우에는 앞쪽에 들러붙어서 경치 구경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가...-_-;;;

또 하나 특이한건 쿠마모토역은 0번 승강장을 가지고 있다. 주로 호히본선 쪽으로 발착하는 열차를 위한 승강장인데, 역에 바로 붙어있는 1번 승강장의 끄트머리에, 사진처럼 0A, 0B 두 개의 승강장이 자리잡고 있다.

이 여행을 갔던 것이 2006년 8월 딱 중순이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은 9월 24일을 기해 쿠마모토역은 신칸센 고가공사를 위해 역의 레이아웃을 대폭 바꿨단다(위키피디아 참조). 하지만 2007년 다시 쿠마모토에서 스이젠지로 가는 차를 탔을 때는, 한밤중이라 뭐가 바뀐 줄도 몰랐다.


이건 그 다음날에 큐슈횡단특급을 타고 가면서 찍은 사진.

자세히 보면 좌석이 여느 곳의 보통열차에 비해 특이하다. 좌석을 보면 도저히 보통열차라고는 믿겨지지 않는다.

원래는 사진만 쫙 나열해 놓고 땜빵포스팅 삼으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사진도 많고 할 말도 많아서 더는 땜빵이라고 못 부를 수준까지 와 버렸다. 큐슈의 철도는 색이나 디자인이 정말 다양해서, 정말 사진찍는 맛이 나는 철도 같다. 아이템 카드를 모으는 듯한 재미가 있달까. 철도에 관심이 없는 분들이라도 큐슈 여행을 가면 지나가는 다양한 열차들에 눈여겨 보셨으면 한다. 그럼 또다른 큐슈 여행의 재미가 있을 테니깐^^
by Tabipero | 2008/11/16 22:02 | 일본 여행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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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조사부장 at 2008/11/16 22:56
0번A/B 같은 기괴한 선 번호는 기관사나 역 측의 운전취급자가 착오를 일으켜 사고치는 걸 막기 위해서 기존의 선로 번호를 유지하면서 역의 선로를 증설하거나 할 경우 등장하게 됩니다. 또 단순히 재래선/신간선 구분 차원이나, 관할 구분 목적에서도 순차적으로 숫자를 부여하지 않고 10단위를 끊어서 부여하는 경우(e.g. 11번선, 12번선 다음의 21번선...)도 종종 있습니다. 도쿄역도 이런 케이스로 알고 있고, 선 번호로 가장 숫자가 많다는(실제로는 아니지만) 교토역의 30번대 승강장들도 착오방지 혹은 관할구분의 이유로 등장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JR큐슈의 차량은 미토오카라는 유명한 산업디자이너가 참여한 결과인데, 예상하신 대로 수요증진 차원에서 실시된 면이 큽니다. 이 전략이 그런대로 먹혀들어갔는지, 지방사철회사에서도 이런 식의 전략을 모방하는 예가 종종 있습니다. 이치고 전차라던가, 오모챠 전차라던가. 다만, JR큐슈야 일본에선 좀 변방에 가까워서 가능한거고, JR동일본같은데야 저렇게 여유만만한 설비로 했다간 통근러쉬때 폭동 크리를 각오해야 하겠습니다.-ㅅ-
Commented by Tabipero at 2008/11/17 00:37
답글을 보고 교토역 같은 주요 역의 승강장 넘버링을 살펴봤는데, 이것도 뭔가 심오한(?) 것 같습니다. 교토역은 30번대가 있는 대신 20번대가 없군요.

예전에 NHK 다큐멘터리에서 특급열차를 다루면서 카모메나 (릴레이)츠바메 디자인을 다루는 장면이 나왔는데, 그 때 디자인 과정을 보여주면서 인터뷰를 하시던 분이 바로 그 미토오카 씨였군요. 지금 포스팅은 외관을 주로 다뤘지만, 거기서 인상깊었던 건 내부 디자인이었습니다. 사람의 행동 패턴을 일일이 스케치한 것을 보면서 정말 차량 한대도 대충 만드는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타 보면 부지불식간에 그런 노력의 덕을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글 쓰면서 가급적 우리나라 케이스와의 비교는 지양하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공항철도, 특히 급행열차는 좀 더 디자인으로 차별화를 시켰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나라의 관문을 오가는 어찌 보면 우리나라의 얼굴이 되는 철도인데, 그것도 비지니스 혹은 고급 수요를 노리는 차량인데 외관은 동글이에 내부는 KTX 의자여서 다소 실망스러웠습니다(만석 깔 줄 알고 저렇게 설계했던 걸까요...).
Commented by 耿君 at 2008/11/17 09:22
저도 규슈 여행 갔을 때 규슈 레일패스를 끊어서 JR 타고 다녔는데, 거의 특급열차만 타고 다녔네요 ㅎㅎ
Commented by Tabipero at 2008/11/17 22:11
패스를 가졌을 때는 특급열차가 진리입니다.
Commented by Hsama at 2008/11/17 20:09
사진의 뒷통수들은 제가 아는 그분들 입니까? ㅋㅋ
Commented by Tabipero at 2008/11/17 22:11
그럴지도, 아닐지도...
일행은 주로 제 뒷쪽에 앉아계셨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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