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아가씨 3,4화-사이타마고속철도편
철도아가씨 3,4화는 사이타마고속철도에 근무하는 카와구치 이소노씨의 기관사(일본에서는 운전사라고 합니다)로서의 성장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네타성 짤방 짜깁기보다는 철도 지식 등의 곁다리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야기할까 합니다. 곁다리성이 너무 짙어 어느 밸리에도 못 올리는 글이 되었지만, 혹시 틀렸거나 보충하실 게 있으면 부담없이 답글을 써 주셨으면 합니다.

사이타마고속철도하면 신칸센같이 300km/h를 밟아줄 것 같은 노선같은 느낌이 팍팍 들지만, 그냥 도시철도다. 비슷한 이름 낚시(?)로 고베고속철도가 있는데, 난 간사이에 처음 갔을때 코소쿠코베역을 지나는 걸 보고 '이게 신칸센 역인가보다' 하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어쨌든 이 사이타마고속철도는 관광객의 시선으로는 우에다철도 다음으로 듣보잡 취급을 받을 것 같아 보인다. 실제로 본인도 이거 타본 적도, 심지어 들어본 적 조차도 없다(그러므로 이 철도에 관한 지식은 모두 일부러 찾아본 거다). 주인공 이름이 '카와구치'인데, 케이힌토호쿠선 상의 카와구치 역 주변에는 이런거 본 적 없어서 이상해했다. 알고보니 '히가시카와구치'역에서 JR무사시노선과 환승할 수 있다. 무사시노선같은거 타본 적도 없는데 어떻게 압니까.

하지만 이 차량의 경우는 눈에 익은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이 사이타마고속철도는 도쿄메트로 난보쿠선과 직결운행을 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사철은 야마노테센 내부로 들어오면 안 된다는 규정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여러 사철들이 도심과의 접근성 확보를 위해 이용한 것이 도쿄 지하철과의 직결운행. 도쿄메트로 노선의 대부분은 노선의 양쪽 끝에서 사철과 연결되어 초장거리(?)의 네트웍을 구축하고 있다. 실제 이 난보쿠선도 위쪽으로는 사이타마고속철도, 아래쪽으로는 도큐 메구로선과 연결되어 있다고 하며, 그러므로 사이타마고속철도에도 도큐와 도쿄메트로의 차량이 들어온다고 한다.

아무튼 그래서, 도큐 난보쿠선을 타다가 졸아서 본의 아니게(?) 이용할 수도 있는 노선이겠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차량은 당연히 자사 차량인 2000계. 브레이크와 마스콘이 합쳐져 있는 원핸들 마스콘이다. 맨 위로 올리면 비상브레이크, 밑으로 내리면 가속이 되는 구조.

기관사 교육 내내 승객의 안전을 강조하고, 몇 번이고 주변을 확인하도록 가르치는데, 나중에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당연하다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이 열차는 1인 승무. 사이타마고속철도 구간은 ATO 설비가 갖춰져 있어 비상시 외에는 차장처럼 문만 제대로 여닫으면 되는 모양이고, 도쿄메트로 구간은 ATC(속도 가이드에 따라 운전), 도큐 구간은 TASC(Train Automatic Stopping Controller-열차 정위치 정지장치)의 보안장치가 갖춰져 있다고 한다.
(그리고보면 ATS구간에서 8량짜리를 1인승무시키는 코레일이 새삼 대단해 보인다.)

또한 이 차량이 놀라운 점.

문을 닫으면 모니터를 지적확인하고 '모니터 양호'라고 외치는데, 이 차량은 승강장 상태를 볼 수 있는 모니터가 운전석 상부에 위치하여 있다고 한다. 굳이 창문 밖으로 고개를 내밀 필요가 없으니 편리해 보인다.

차량을 출발시키는건 최종적으로 안전확인을 한 후다. 용팔선(수도권전철 중앙선)에서 문이 닫히고 어느 정도 텀이 있은 후 차량이 출발하는데, 뭐 그것과 비슷한 맥락이랄까.

보시면 알겠지만 극중 교육 담당자가 카와구치씨를 엄청 갈군다.

한창 차량 각부를 설명하다가 카와구치씨한테 '브레이크의 종류는 어떤게 있는가?' 하고 묻는데, 카와구치씨는 우물쭈물. 아마도 이 장면에서 많은 테츠들 '기계식뷁끼와 회생뷁끼잖아!'라고 속으로 외쳤을 것 같다.

기계식브레이크는 우리가 흔히 아는 마찰력을 이용한 브레이크 방식, 회생브레이크는 가속방법을 역으로 이용하는 것으로써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시켜 속도를 잃게 하는 방식을 말한다. 물론 어느정도의 손실은 있겠지만, 그래도 운동 에너지를 다 열에너지로 날려버리는 것보다는 훨씬 경제적이고 환경친화적이다. 실제로 브레이크를 걸면 이 두가지를 적절히 배합하여 쓴다고 한다.

이번 화는 가운데에 있는 사람이 코미디언인지 적절히 웃겨 주셔서, 나름대로 재미있는 화가 되었다. 카와구치 씨는 둘다 키퍼냐며 한마디 하지만, 사실 난 '카와구치'하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일본 국대 골키퍼 카와구치다.





전기철도면허도 없는 놈이 말하긴 뭣하지만, 열차란 것은 대충 굴려먹을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열차의 제일 위험한 점은 눈으로 상황을 인지했을 때에는 브레이크를 걸어도 너무 늦어버린다는 점이 대표적이다(극단적인 경우로, KTX를 생각하면 되겠다). 

또 한가지 철도교통 안전의 중요성은 사고가 나게 되면 수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된다는 것으로부터 나온다. 예컨대 지하철 2호선의 경우 정원이 천오백여명, 아침 출근시간대는 3천명 이상을 한 편성에 실어나르는데, 이 많은 사람들의 안전을 지키는 건 절대로 간단한 일이 아니다. 그래서 잡스럽다 싶을 정도로 여러 가지의 안전장치가 있지만, 결국 몇천 명 승객의 안전을 직접적으로 책임지는건 몇 사람에 불과하고 그 제일의 책임자가 바로 열차를 운전하는 기관사가 되겠다.

카와구치 씨의 성장기, 어떻게 보면 주제만 좀 특이할 뿐 좀 식상하다 싶은 이야기에, 역시 식상한 (글의)끝맺음일지도 모르겠지만, 열차를 운전하는 것도 절대 간단한 일이 아님을 (새삼스레) 알고 승객들을 매일 안전하고 편리하게 모시기 위해 고생하시는 기관사 이하 여러 철도원들에 대해 한번쯤 생각해 보면 어떨까 싶다.


덧) 철도혼 이야기를 안 할수가 없는데, 이번화는 전반적으로 사람들이 연기가 약간 서투른 감은 없잖아 있지만 절도있게 지적확인 하는 모습을 보면 만족스럽다 :)
by Tabipero | 2008/11/07 21:29 | 매일 매일이 여행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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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Hsama at 2008/11/07 22:40
"전기철도면허도 없는 놈이 말하긴 뭣하지만"

저는 충분히 발언하실 자격이 되신다고 생각합니다. ㅋㅋㅋ
Commented by Tabipero at 2008/11/09 21:39
바꿔 말하면 운전면허도 없는 사람이 '운전이 쉬운것 같은데 쉽지 않다'고 지껄이는것과 비슷한 거죠.
Hsama님께서 眞德厚님을 통하여 五德의 깊은 세계를 보았지만, 이쪽 세계는 그것보다 깊으면 깊었지 결코 얕지 않습니다. 저는 아직 멀었지요.
Commented by Hsama at 2008/11/09 23:48
선재 선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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