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에노 역
짤방...어느 역일까요!(우에노역은 아닙니다)

우에노上野 역은 토호쿠東北/죠에츠上越 등의 신칸센의 필정차역이자 사이타마埼玉, 토치기栃木, 군마群馬 등 북쪽으로 가는 재래선 열차의 시종착역이다(치바千葉 쪽으로 빠지는 죠반센常磐線도 빼놓으면 안되겠지요). 도쿄東京 역은 그 대표성 때문에, 신주쿠新宿 역은 그 거대함 때문에(물론 도쿄역이 거대하지 않다는건 아니다) 그 역 자체도 눈여겨 보게 되었지만 우에노 역은 사실 역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역사도 그렇게 멋있는 것도 아닌 것 같고. 더구나 북쪽으로 갈 일도 별로 없었기 때문에 그냥 야마노테센山手線 상의 관광지(혹은 케이세이센京成線과의 환승역) 정도로 치부할 뿐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숙소를 사이타마현에 잡게 되었고 몇 번 이동하게 되면서 타카사키센高崎線을 타 보았다. 그전에는 이 수많은 사람들이 어디 가는가 신경도 안 쓰고 출구로 나갈 생각부터 했었지만, 이렇게 직접 갈아타 보니 도쿄를 대표하는 터미널 역 중 하나의 면모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번 포스팅에는 뭔가 말로 자세히 설명하기 어려운 게 많은데, 어느 지방으로 향하는 열차냐에 따라 분위기가 미묘하게 다르다. 도쿄 서쪽의 타마多摩 지역으로 가는 츄오센中央線, 도쿄 남서쪽의 카나가와 현神奈川県으로 가는 도카이도센東海道線/요코스카센横須賀線, 동쪽으로 가는 소부센総武線 그리고 이번의 북쪽으로 가는 타카사키高崎/우츠노미야센宇都宮線...극히 일부의 표본 조사로 이렇게 이야기하는건 커다란 비약 같지만서도, 그 조금씩 다른 분위기를 느낀다. 무슨 소리냐 하면 1호선과 2호선, 5호선의 분위기가 서로 다르다는 이야기와 같은 맥락인데, 이해하시려나 모르겠다.

토요일 저녁 다들 집으로 향하는 것인지 타카사키로 향하는 열차는 다소 붐볐다. 열차는 지금 보니까 211계인 듯 하고, 다소 낡아 보였다. 희한했던 건 문이 닫힐 때 꼭 알람시계 소리, 혹은 ATS걸렸을때 나는 것 같은 째르릉 소리가 나는 것. 사람들이 하도 무리한 승차(駆け込み乗車)를 하니까 일부러 저렇게 시끄러운 소리를 내서 막으려는 건지. 이런 것까지 이 타카사키센의 분위기를 만들어 간다. 또 하나 특이한 건 여성 차장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일본에서 여성 차장 목소리 들은 적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 어쩌면 우리나라보다 더.

본인은 호텔로 가기 위해 그 열차를 타고 딱 두 정거장을 지나 아카바네에서 다시 케이힌토호쿠센京浜東北線으로 갈아탔다. 우에노-오오미야大宮 간은 타카사키센/우츠노미야센이 급행 역할, 케이힌토호쿠센이 완행 역할을 하는데(공식적인 완/급은 아니다) 완급결합이 형편없어 두 번을 갈아타는 건 삽질같긴 하지만(마지막 날 케이힌토호쿠센만 쭉 타고 시나가와로 내려왔을 때 삽질이란 걸 깨닫게 되었다), 북쪽으로 향하는 전철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길지 않지만 소중한 체험이었다.
by Tabipero | 2008/08/01 21:59 | 일본 여행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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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umic71 at 2008/08/01 22:36
JR동일본은 전역 한글화가 된 듯...?
Commented by Tabipero at 2008/08/01 22:39
눈여겨 보지는 않았습니다만(물론 주요 역은 한글화가 되어 있다는 거 압니다만)
최소한 츠루미선상의 역을 보면 '전역' 한글화는 아니어 보입니다.
Commented by Hsama at 2008/08/02 10:59
이.... 이역은....
Commented by Tabipero at 2008/08/02 11:04
아는역이야?
(참고로 다음 답글은 말하는 바는 알겠지만 너무 도배스러워서 지워버렸음 -ㅅ-
안그래도 다음 글은 덴덴에 대해 쓰려고 함 ㄲㄲ)
Commented by Hsama at 2008/08/02 23:22
너무 겸손하신듯 ㅋㅋㅋ
Commented by Tabipero at 2008/08/03 07:51
나의 아키바가 겨우 그정도일리가 없어! 하앍하앍
Commented by 펠로우 at 2008/10/18 21:24
JR은 아니고 우에노 지하철역이었습니다만... 한 여학생이 재잘거리며 지하철밖으로 나오다 넓은 승강장사이 틈새 밑으로 빠져버렸습니다. 바로 비명을 지르며 난리났고...다행히 주변 사람들이 금방 끌어올리더군요.
저도 지하철을 나오다가 '생각보다 승강장 사이 틈새가 넓네?'했었는데, 좀만 부주의하면 날씬한 사람은 빠지겠더군요-_-;
Commented by Tabipero at 2008/10/18 22:49
저도 출근시간 신도림역 신정지선 승강장에서 발 빠져본 적 있습니다. 지선이니 열차가 한동안 출발하지 않을 줄은 알고 있었지만, 발이 빠져 나가지 못하는데도 사람들은 계속 지하철 속에서 밀려 나오고 있으니 무섭더랍니다...라고 답글을 달고 있는데 다시 읽어보니 발이 아니라 몸통이 빠진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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