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폭폭 졸고

* 짤방은 교토 우메코우지 증기 기관차관 에서. 증기기관차에 흥미가 있고, 교토에서는 청수사 금각사를 위시한 관광지를 다 둘러봤으면 한번 가볼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사이타마 철도 박물관에서 많이 들었던 소리는 바로 '가탕 고통(ガタンゴトン)'이었다. 어린 아이들이 전철을 타 보면서, 또는 부모들이 아이에게 설명해 주려고 냈던 소리였다. 이 '가탕 고통'은 철로 사이의 틈새를 기차가 지날때 덜컹거리는 소리를 나타낸 의성어 같다.

그럼 우리 나라에는 철도를 대표하는 의성어가 뭐가 있을까? 여러분들은 주저없이 '칙칙폭폭'을 떠올릴 것이다. 코레일 고객센터 대표전화 하며(전번에 제가 잘못알아들어 까칠하게 말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친절하게 표 취소해 주셨던 안내원 눈화 너무 죄송하고 고마워요 ㅠㅠ) 각 역의 전화번호도 이 '칙칙폭폭'을 따서 7788 아니면 7878이다.

그런데 이 '칙칙폭폭'이라는 소리, 여러분들 익히 아시겠지만

칙칙폭폭
[부사]증기 기관차가 연기를 뿜으면서 달리는 소리.


증기 기관차 소리다.

내가 알기로는 지금 우리나라에는 단 한대의 증기기관차도 달리지 않고 있다. 철도박물관 같은 데 가면 고이 모셔져 있는 증기기관차를 볼 수 있는 정도. 어쩌면 기차를 대표하는 의성어는 '칙칙폭폭'보다는 '덜컹 덜컹(이건 의태어지만)' 정도가 되어야 맞을 것 같은데, 이렇게 칙칙폭폭 소리가 들릴 리 없는 전동(기관)차와 디젤(기관)차가 다니는 오늘날에도 이 '칙칙폭폭'은 철도를 대표하는 의성어로서 아직도 남아 있다.

글쎄, 이 '칙칙폭폭'이란 말이 언제부터 정착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국내에 기차가 처음 들어왔을 때(아마도 대부분 증기기관차였겠지요) 그 '신문물'에 대한 호기심과 경외심(그리고 그 이면에 있는 침략과 수탈의 역사까지), 그리고 철도가 번성했던 그 때의 추억이 그 소리와 연이 없는 현재까지도 이 칙칙폭폭이 기차를 대표하는 의성어로 남게 한 원동력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 본다.

* 사실 본인은 증기기관차 세대가 아니어서 그런지, 그 증기기관차의 매력이나 로망이 와닿지는 않는다. 위의 저 사진, 예전에 의왕 철도박물관에서 찍은 사진을 짤방으로 쓰려 했는데 증기기관차 사진은 단 한장도 없었기에 부득이하게 일본 가서 찍은 사진을 짤방으로 사용. 전체적으로 증기기관차 사진이 많이 없다. 하지만 이 증기기관차에 담긴 철도의 역사나 의미는 상당히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 '스케치북 풀컬러즈' 에서 이 '가탕 고통'을 자막 제작자가 '칙칙폭폭'으로 번역하는 것을 보았는데, 엄밀히 말하면 맞는 번역은 아니겠지만 어린아이가 기차놀이를 하는 장면이었으니 '덜컹 덜컹'보다는 '칙칙폭폭'이 우리 정서에 더 맞겠다.

* 참고로 '칙칙폭폭'에 해당하는 일본어는 좀전에 사전으로 찾아봤더니 '츗츗폿포(シュッシュッポッポ)'더랍니다. 영화 '철도원'은 '철도원이라고 쓰고 폿포야라고 읽었으니' 옆나라에도 증기기관차가 달리던 시절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by Tabipero | 2008/07/19 23:50 | 매일 매일이 여행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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