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바현千葉県의 초시 시銚子市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탔다. 초시에 가는 이유는 바다가 있는 온천, 신선한 생선 요리, 태평양 등 여러 이유가 있지만 주된 이유는 역시 초시 전철이었다. 그런 맥락에서 '전철을 타기 위해 버스를 탔다'고 이야기하는 것이고. 사실 일본에 몇 번 가 보면서 30분 안팎 거리의 버스는 타 보았지만, 1시간 이상 걸리는 버스는 처음 타 보았다. 일본의 거미줄같은 철도망은 유명하다. 그러므로 이때까지의 여행에서 굳이 버스를 택할 이유가 없었다.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는 곳에 가서 철도와 버스 둘 중 하나를 탈 수 있는데 어떤걸 타겠느냐...하면 철도 쪽을 택하시는 분들이 많으실 거라고 본다. 아무래도 버스보다는 철도 쪽이 정보를 얻기 유용하고, 노선도 등에서 좀더 외국인들을 위한 배려가 되어 있으며, 시간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기에 그럴 것이라고 본다. 더욱이 내 경우는 장거리 이동시에는 JR패스를 끊어서 다녔기 때문에, 버스를 탄다는 건 이중의 돈 낭비였다. 버스를 이용할 때는 철도 노선이 닿지 않는 곳을 갈 때 정도였다. 이번 초시를 가는데 버스를 탔던 이유는, 저렴하고 편하게 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초시까지 가는 특급열차 요금은 자유석 기준으로 3천엔이 가뿐히 넘어버려 비쌌고, 첫차가 7시 반 경으로 역에서 허송세월을 해야 할 게 뻔했다. 그렇다고 보통열차를 타자니 밤새 비행기를 타고 왔는데 등도 제대로 못 기대 갈 생각을 하니 좀 꺼려졌고, 또한 치바나 나리타에서 한번 환승을 해야 했다. 철도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그정도 못 견딜 바는 아니었으나 철도보다는 내가 더 소중하기 땀시...차선책으로 남겨두기로 했다. 초시까지 가는 버스 첫차는 하마마쓰쵸 버스 터미널에서 6시 20분에 있었고, 하네다공항에서 하마마쓰쵸까지는 모노레일로 간단히 이동이 가능했다. 시간도 2시간 20분이라, 빠르다고는 볼 수 없지만 그래도 보통열차보다 시간이 단축될 수 있었다. 사전 조사한 초시행 버스의 개요로는, 회사는 케이세이 버스京成バス(케이세이 전철의 그 케이세이 그룹이다)와 치바교통千葉交通이 공배(공동 배차)하고 있었다. 일단 쭉 무정차로 가다가, 어느 시점부터는 곳곳의 정류장에서 서는 간단히 말해 광역버스같은 구조였다(직행버스에 비유하기에는 중간에 너무 자주 섰다). 루트는 두 개가 존재해서 시간에 따라 택하는 경로가 다르다. 내가 탄 버스의 경로가 또다른 경로보다 시간이 적게 걸리는 듯 했다. 여차저차 해서 하마마쓰쵸 버스 터미널에서 초시행 버스를 탈 수 있었다. 터미널에서 출발한다고 해서 표를 끊을 필요는 없었고, 운임 지불은 후불로. 그렇다고 정리권(어디서부터 탔는가 하는 것을 증명하는 표로 보통 버스나 1인 승무 전철의 입구에서 뽑는다)도 없었다. 그게 이해가 가는 게, 버스를 하마마쓰쵸 버스 터미널이나 동경역에서 승차하여 치바에서 내리는 구조니(그리고 하마마쓰쵸에서 타나 동경역에서 타나 운임의 차이는 없다) 따로 그런 게 필요가 없었던 듯 하다. 동경에는 여러 개의 버스 터미널이 있는 모양인데, 내가 알고 있는 것만 해도 신주쿠, 동경(여기는 정류장인지 터미널인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이번에 알게 된 하마마쓰쵸. 아마 이 이상으로 있을 것 같지만...이게 지역별로 출발지가 다른 것도 아닌 것 같아, 토호쿠 지방에서 출발하는 야간 버스가 이 시각에 홈으로 들어오는 것도 구경할 수 있었다. 아무튼 버스를 탔다. 승객은 얼마 없었고, 나는 운전석 맞은 편의 전망 좋은 맨 앞자리에 앉았다(버스 동호인 사이에서는 '로얄석'이라고 부르는 모양). 발을 마음껏 뻗을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일본에서 처음 타는 장거리 버스니 자는 시간 빼고는 재미있게 구경해보자는 생각에 그곳에 앉았다. 광역버스라고 비유했는데, 역시 자리는 지정석이 아니었다(아니 표를 안 끊는데 좌석지정은 무슨...). 시트도 역시 우리네 일반 고속버스만하거나 그것보다 약간 좁은 정도였다. 그런데도 요금은 우리네 우등고속버스 급이고, 그게 또 보통열차보다 싸다니 역시 교통비 하나는 무서운 나라다. 물론 장거리 버스인 만큼 리클라이닝도 가능하고, 화장실도 붙어 있었다. 버스로 동경 시내를 휘젓고(?) 다니니 뭔가 새로운 느낌이 난다. 이때껏 동경을 구경하는 건 야마노테센 창 밖이 아니었던가. 버스가 지나갈 수 있을까 싶은 오래된 지하도도 지나고. 도시 고속도로로 들어서기 위한 톨게이트 입구도 버스가 들어갈 만큼의 여유는 없을 것 같아 보이는 급 좌회전 커브였는데, 요령인지 용케도 핸들을 끝까지 틀어 통과하는 것도 보고...도심 속에 나 있는 마치 우리네 내부순환로같은 도시 고속도로도 신기해 보였다. 교통 표지판도 우에노 이케부쿠로...전철역명으로만 보던 바로 그 지명이다. 아랫쪽에서 보면 그렇게 좋은 풍경은 아니지만, 고가도로 위를 달리며 보는 주말 아침 동경의 풍경은 그런 대로 볼 만 했다. 눈을 떠 보니 풍경은 바뀌어, 고속도로로 들어서 있었다. 좌우가 바뀐 것만 빼면 우리나라 고속도로와 역시 별 다를 바 없었다. 버스는 규정속도를 맞추어 운전하였고, 가끔 이리저리 추월도 한다. 옆에는 나리타 공항으로 가는 공항 리무진이 달리고 있었다. 아마도 나리타로 가는 고속도로인 듯 했다. 중간에 휴게소도 보였는데, 그냥 시골의 작은 휴게소 같았다. 예전에 엔조이재팬에서 여러 가지 특색 있는 휴게소같은 것을 본 기억도 있고, 혹시 일본 휴게소 체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는데(본인은 일본의 이 '일견 비슷해 보이면서도 다른 점'을 일본 여행의 매력으로 꼽는다) 이 차는 휴게소에 들르지 않았다. 그러게...말 그대로 노선이 좀 길고, 운임이 많이 비싼 광역버스였다. 좀 있다가 버스는 나리타공항 분기점을 지난다. 예전에 재미있게 봤던 '체포하겠어'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그 표지판과 닮은 모습이다. ![]() 나리타공항 분기점을 지나자 차로가 두 차선으로 감소, 그리고 우리 버스도 곧 고속도로를 빠져나간다.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니 버스는 계속 왕복 1차선씩의 국도를 달린다. 달리다가 자사 버스나 치바교통 버스를 마주치면 손인사도 하고, 가끔씩 신호위반도 하는 우리네 버스와 그렇게 다르지 않은 모습도 볼 수 있다. 그러면서 버스는 첫번째 정류장에 도착, 시각표와 대조해 보면 수 분의 조착(早着)이다. 구간 손님은 없는 모양인지, 버스는 조착임에도 불구하고 조발(早發)해 버리고 계속 이렇게 시각표에 있는 것보다 수 분 빠른 상태를 유지하며 초시로 향한다. 계속 1차선짜리 길을 지나가니 앞에 화물차라도 느리게 가고 있으면 줄줄이 같은 속도로 따라가야 하는데, 그래도 어느정도 시간을 지키는거 보면 왠지 신기하다. 일본의 도로를 보면 우리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종종 보이는데, 길거리마다 우리네 휴게소처럼 (주차장이 구비된)편의점이 보이고, 엄한 공터에 자판기들이 놓여 있는 모습도 보이는데, 그곳에서 웬 화물차 기사는 화물차를 대놓고 자고 있었다. 그리고 왕복 1차선 도로인데 톨게이트가 있는 말그대로 아햏햏한 시츄에이션도 있었고, 우리네처럼 하이패스 장치가 있는 듯 했다. 부르는 이름은 다르지만(ETC라고 칭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차선은 중앙선이 분명한데도 중간중간 흰 선이 그어져 있었는데, 흰 선과 황색선이 뭐가 다른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초시에 거의 다다르니 풍력 발전기가 여럿 보여, 이제 곧 바닷가임을 알게 해 준다. 그렇게 도착...첫번째 사진이 바로 내렸을 때 찍은 사진이다. 이 차는 치바과학대학이 종점으로 아직 갈 길이 남아 있다. ![]() 주변의 신호등이나 가로등 같은 경우 바다를 이미지했는지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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